해외진출 실패 않으려면
현재 야구, 축구, 배구, 골프 등 여러 종목에 걸쳐 수많은 한국 선수들이 해외에서 활약하고 있다. 하지만 해외에 진출에 성공한 경우도 있지만 반대로 실패의 쓴 맛을 보며 쓸쓸히 국내로 복귀하는 경우도 많다. 한국을 대표하는 간판 공격수 이동국조차 해외에서 두 번의 실패를 경험했다. 지난 2001년 21세의 어린 나이로 독일 베르더 브레멘에 임대로 진출했던 이동국은 단 7경기에만 모습을 드러낸 채 득점 기록 없이 귀국했고 7년 뒤인 2008년, 이번에는 잉글랜드의 미들스브러로 이적해 1년반 동안 활약했지만 23경기 출장에 그쳤고 득점 기록 역시 없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가장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던 선수들 중 하나였던 이천수 역시 이후 스페인의 레알 소시에다드로 이적하며 프리메라리가 최초의 한국 선수로 등록됐지만 이후 누만시아를 거쳐 조용히 귀국했다. 국내에서 선수 생활을 계속하던 이천수는 이후 네덜란드의 명문 페예노르트 로테르담, 사우디아라비아의 알 나스르, 일본의 오미야 아르디자 등을 두루 거쳤지만 성공적으로 평가 받는 시즌은 사실상 없다.
이동국이나 이천수처럼 해외진출을 했다고 해서 성공이 보장되는 것이 아니다. 왜 해외진출하는 수많은 스포츠 스타들이 실패를 하는 것일까. 성공적인 해외진출을 하기위해서 필요한 것들은 무엇일까.
이 같은 경우를 막기 위해서는 자신의 일을 돌봐줄 수 있는 정보력과 인성을 갖춘 적절한 대리인이 필요하다. 세계화 시대라고는 하지만 선수로서 얻을 수 있는 정보는 분명히 한계가 있다. 사전에 충분한 기간을 갖고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해당 분야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갖춘 적절한 대리인을 선임해 이적에 대한 부분을 맡기면 선수 스스로는 운동에만 전념하며 해외 무대에 대한 대비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선수 본인의 스스로에 대한 냉정한 평가도 중요하다. 최근 젊은 선수들은 한 번에 무조건 빅리그 진출을 바라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별다른 준비없이 곧바로 빅리그로 향한다면 성공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빅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은 그 명성을 쉽게 얻는 것이 아니다. 언어, 기후, 문화 등이 한국과는 크게 다른 해외 리그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선수들 스스로 무조건 빅리그만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본인의 능력을 냉정하게 평가해 단계를 밟으며 올라갈 수 있도록 철저하게 계획을 세워야만 한다.
해외 진출의 성공은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때문에 해외 무대에서의 활약을 원한다면 일찌감치 국내에서부터 준비 과정을 밟아야 한다.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언어다. 의사소통이 되지 않는 선수를 감독이 기용할 리는 만무하다. 훈련 중이라도 통역을 통해야만 대화가 가능하다면 감독이 원하는 바를 전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쉽지 않다. 경기 중 끊임없이 동료들과 의사소통을 해야 하는 축구라면 언어의 습득이 더욱 중요하다. 기후나 환경, 문화 등은 직접 현지에서 경험하며 극복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지만 언어의 경우는 국내에서도 충분히 준비할 수 있는 부분인 만큼 해외 진출을 준비하는 선수라면 반드시 국내에서부터 준비해야 할 부분이다.
그런 면에서 수원 삼성의 서정원 코치가 전하는 조언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서정원 코치는 2007년 27세의 나이로 프랑스에 진출해 스트라스부르에서 뛴 바 있으며 선수로서는 황혼기인 30대 중반의 나이로 다시금 해외로 진출해 오스트리아의 리트에서 활약한 바 있다. 서정원 코치는 리트 시절 “선수들이 무조건적으로 빅리그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오스트리아나 스위스, 벨기에 같은 유럽 중위권 리그를 경험하고 순차적으로 빅리그 진입을 노리는 것이 실패할 확률을 줄이는 길”이라고 말하며 유럽에 대한 적응을 먼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언어 숙지에 대한 중요성을 역설하며 해외 진출을 위해서는 국내에서부터 철저하게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