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미국 신용등급 ‘Aaa’→‘Aa1’로 강등할 수 있어”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11일(현지시간)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을 경고했다.

무디스는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미국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 부채 규모를 줄이지 못하면 국가 신용등급을 현재의 ‘Aaa’에서 ‘Aa1’으로 한 단계 내릴 수 있다”면서 “미국의 2013년 예산안 협상 결과가 미국의 신용등급을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무디스의 경고는 미국 정부와 의회가 부채 규모를 안정적으로 낮추는 방안을 도출하지 못하면 신용등급을 강등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미국의 국가 부채는 올해 말 채무 한도 상한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 재무부는 지난 4일 국가 총부채가 16조160억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무디스는 “예산안 협상이 중기적으로 GDP 대비 미국의 부채 비율을 하향 안정화 시키는 결과를 가져오면 신용등급을 현재의 수준에서 유지하고 전망은 ‘안정적’으로 회복시킬 계획”이라고 전했다.

무디스는 지난해 8월 막대한 국가 부채를 이유로 미국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무디스는 그러나 “미국 의회가 예산 협상에서 합의를 도출할 수 있을지 예측하기 어렵다”면서 “협상 결과가 확실해질 때까지 신용등급 전망을 현재의 ‘부정적’으로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무디스는 “협상 결과가 생산적인 결과를 도출하지 못하면 미국의 신용등급은 ‘Aa1’으로 내려갈 수 있다”면서 “올해 말 정부 부채가 채무 한도에 다시 도달할 수 있고 이는 채무 한도 상향 조정을 위한 의회의 다른 협상이 필요하다는 점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올해 말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감세정책 종료와 함께 내년 1월부터 대규모 예산 삭감이 예정돼 있어 내년 초 재정지출이 대폭 줄어드는 ‘재정절벽(fiscal cliff)’에 직면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재정절벽이란 정부의 재정지출이 갑작스럽게 줄거나 중단돼 경제에 충격을 주는 현상을 뜻한다.

미 의회예산국은 지난달 재정절벽을 피하지 못하면 미국 경제가 경기침체에 재진입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예산 협상 전망은 불투명하다.

존 베이너 미국 하원의장은 이날 의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재정절벽을 피할 수 있다는 데) 전혀 자신이 없다”고 말했다.

또다른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정치·재정적 위험 때문에 미국의 신용등급을 다시 내릴 수 있다고 밝혔다.

S&P는 지난해 8월 미국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다른 국제 신용평가사인 피치는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AAA’로 제시하고 있지만 신용등급 전망은 ‘부정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