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크래커] 이번 주 국내 출시된다는 애플페이, 삼성페이 독주 제동 걸까

입력 2022-11-30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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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만으로 결제하는 일은 흔한 광경이 됐다.(게티이미지뱅크)

#삼성전자 갤럭시를 쓰다 애플 아이폰으로 스마트폰을 바꾼 직장인 김모(34·여) 씨는 삼성페이를 쓰지 못하는 게 가장 아쉽다. 갤럭시를 쓸 땐 핸드폰만 들고 다니며 물건을 구매했는데, 아이폰을 쓰고부터는 항상 지갑이나 카드를 같이 들고 다녀야 하는 불편이 생겼기 때문이다. 김 씨와 같은 이들에게 애플페이가 조만간 국내에서 서비스된다는 건 희소식이다.

삼성페이가 선점한 압도적 스마트폰 간편결제 시장의 판도를 바꾸기 위해 애플페이가 출사표를 던진다.

애플페이 국내 출시 초읽기

애플페이가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 한국에 출시될 것이라는 보도가 또 나왔다. IT(정보기술) 전문 매체 9to5mac(나인투파이브맥)은 29일(현지시간) 이번 주 한국에서 애플페이가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애플페이는 현재 수십 개국에서 사용 중이다. 애플은 매년 적용국가를 늘리기 위해 노력해왔는데, 이번에는 한국이라는 것이다.

애플페이가 국내에 도입된다면 2014년 미국에서 처음 출시된 이후 8년 만에 들어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현대카드와 손잡고 애플페이를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는데, 양사 모두 공식 입장을 밝힌 적은 없다.

국내 애플 기기 이용자들은 페이 도입 기대감에 벌써 고무돼 있다.

9to5mac의 애플페이 한국 출시 보도는 ‘타미보이(Tommy Boi)’라는 트위터 사용자를 인용한 것이다. 타미보이는 그동안 꾸준히 애플페이의 한국 상륙을 알려왔다. 26일에는 가맹점에 비치된 것으로 보이는 애플페이 전용 단말기 사진과 함께 “애플페이가 한국에서 곧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고, 29일에는 더 나아가 차 안에 ‘현대카드, 애플페이, 11월 30일’이라는 광고 이미지가 담긴 사진과 함께 “애플페이. 한국. 확인”이라는 글을 올렸다.

▲최근 애플이 자사의 간편결제 서비스 ‘애플페이’를 국내에서 서비스할 것이란 전망이 있따르고 있다.(애플페이 공식홈페이지)

아직 건재한 마그네틱 방식

애플페이가 상륙하면 삼성페이의 시장 점유율을 뺏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나오지만, 어려움도 만만치 않다.

애플이 채택한 ‘EMV 컨택리스(비접촉)’ 기술 기반의 단말기가 적기 때문이다. EMV는 비자와 마스터카드, 유로 페이 등 카드사가 모여 만든 NFC 결제 표준이다.

국내에 NFC 기능을 지원하는 결제 단말기는 전체 카드 가맹점 290만 개의 10% 미만으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애플페이가 채택한 EMV 컨택리스(비접촉) 기술이 들어간 NFC 단말기는 더 적을 것으로 추정된다.

EMV 컨택리스(비접촉) 기술의 NFC 단말기를 새로 설치하는 데는 15만 원 안팎의 비용이 든다고 한다. 현재 보급률을 10%라고 잡아도 90%인 260만 개 가맹점에서 애플페이 결제가 가능한 단말기를 설치하는 데 총 3000억 원대 비용이 드는 셈이다.

그간 애플이 우리나라를 대한 태도를 고려하면, 거액을 투자해 인프라를 조성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삼성페이는 마그네틱보안전송(MST) 방식과 NFC를 모두 지원하면서 빠르게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 정착할 수 있었다. 특히 비접촉 방식 MST는 삼성전자가 특허권을 가지고 있는 기술로 삼성페이의 시장 장악에 핵심 역할을 했다.

▲삼성페이는 구형 카드 단말기에서도 작동하는 ‘마그네틱보안전송(MST)’의 특허를 무기로 국내 시장을 빠르게 장악했다.(삼성전자 뉴스룸 홈페이지)

삼성페이 사용자도 애플페이 환영

애플페이가 정착되면 삼성페이 때문에 갤럭시를 고집하던 사용자들도 고민 없이 아이폰을 쓸 수 있게 된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스마트폰 점유율에서 삼성전자 77%, 애플이 22%를 차지했다. 이중 삼성페이를 쓰기 위해 갤럭시를 쓰던 사용자들은 아이폰으로 갈아탈 수 있다.

애플페이의 출시로 스마트폰 간편결제 시장은 사용자들에게 긍정적으로 변화할 전망이다. 먼저 삼성페이와 애플페이가 경쟁하면서 카드사에 부과하는 수수료를 경쟁적으로 낮출 것으로 기대된다.

애플페이는 카드사들을 대상으로 기존 수수료에 0.1~0.15%가량의 추가 수수료를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시장 장악력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초기에 이를 감면하는 전략을 취할 수 있다. 이후 시장 점유율이 오르면 삼성페이가 수수료를 인하할 수도 있다.

경쟁자의 등장에 삼성페이의 성능 강화도 빠르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이달 초 이동통신 3사와 협력을 통해 모바일 운전면허 확인서비스를 삼성페이에 도입했고, 세계 최초로 UWB(Ultra-Wideband, 초광대역) 기반의 ‘디지털 홈 키’도 지원했다. 현관문을 열 때 굳이 비밀번호를 누를 필요 없이 스마트폰을 갖다 대는 것만으로 문을 열 수 있는 방식이다. 이런 기능 업그레이드에는 애플페이를 견제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게다가 애플페이 국내 상륙 이후 NFC 결제 단말기가 늘어나면, NFC 방식만 지원하는 갤럭시 워치 사용자들도 혜택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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