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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정부, 50년 만에 최대 규모 감세 ‘후폭풍’…파운드, 사상 최저치 추락

입력 2022-09-26 14:55수정 2022-09-26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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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재무장관, 추가 감세 언급으로 ‘불 난데 부채질’
옵션 시장서 연내 패리티 확률 54%까지 상승
“정부, 실패한 남미 국가들과 비슷한 시도”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가 23일 의회에 들어가고 있다. 런던/AP뉴시스

영국 정부의 충격적인 감세 후폭풍이 거세게 몰아치고 있다. 미국 달러 대비 파운드화 가치는 사상 최저치로 추락했다.

26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아시아시장에서 파운드·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최대 4.7%까지 급락하면서 1.0350달러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후 낙폭을 다소 줄이기는 했지만, 여전히 올 들어 하락폭은 22%에 달했다.

파운드에 대한 거센 매도세는 영국 정부가 23일 총 450억 파운드(약 70조 원)에 달하는 반세기 만의 최대 규모의 감세안을 발표한 이후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투자자들은 정부가 대규모 감세 정책을 이행하면 막대한 정부 부채가 발생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시장에 번진 불안에도 영국 정부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듯한 모습이다. 특히 콰시 콰르텡 영국 재무장관의 추가 감세 발언에 파운드화 가치가 더 떨어졌다.

콰르텡 장관은 전날 BBC방송과 인터뷰에서 “우린 소득세율 인하를 앞당기고 있고 실질적으로 사람들의 주머니에 더 많은 돈을 넣어주고 있다”며 “감세와 관련해 앞으로 더 많은 일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결국 영국인들이 국가 경제를 주도할 것이어서 내년 사람들이 소득의 더 많은 부분을 유지하는 것을 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장관의 발언에 옵션 시장에서는 파운드와 달러 가치가 동등해지는 ‘패리티’가 연내 일어날 확률이 54%까지 높아졌다. 심지어 전날 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은 파운드 가치가 1달러를 밑돌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제껏 파운드화가 1달러 밑으로 내려간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지만,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앞서 에너지 인플레이션 속에 7월 유로·달러 환율은 20년 만에 처음으로 1달러 밑으로 내렸다. 서머스는 “영국은 스스로 침몰하는 신흥국처럼 행동하고 있다”며 “주요국 중 최악의 경제정책을 꺼낸 국가로 오래 기억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영국 내에서도 리즈 트러스 신임 총리의 정책을 믿지 못하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영국 재무장관을 지냈던 케네스 클라크 경은 “정부의 계획은 경제 성장에 도움이 되지 않으며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가장 부유한 5%에게 감세를 하면 그들이 더 열심히 일하고 국내 투자를 서두를 것이라는 정부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못하겠다”며 “이는 보통 실패한 남미 국가들에서 시도하던 사례인 것 같아 불안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렇게 간단한 일이었다면 우린 이전에 세금을 완전히 없앴을 것”이라며 “부자 5%의 늘어난 소비는 인플레이션을 더 자극하는 위험이 되고 올겨울 우린 심각한 인플레이션 불황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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