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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금감원장과 한은의 경고

입력 2022-09-25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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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만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부실 기업 얘기를 먼저 꺼냈다. “심각한 상황이에요. 내년 초면 한계 기업의 부실 위험이 우리 경제에 큰 문제로 다가올 겁니다.”

금리 인상, 환율·원자재가격 상승 등 경영 여건이 가혹한 상황에서 기업 전반의 이자 상환 능력이 약해질 것이란 우려를 담은 경고다. 한계기업은 벌어들인 돈으로 이자도 못 갚는 상태가 3년 연속 이어지는 기업을 말한다.

한국은행도 최근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서 한계기업 부실에 대한 우려를 숫자로 보여줬다.

작년 기준 한계기업 수와 차입금의 비중은 각 14.9%, 14.8%로,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인 2019년 수준(14.8%, 15.0%)까지 줄었다. 매출 증가와 수익성 회복의 결과였는데, 올해 최악의 경영 여건 시나리오에서 한계기업 수와 차입금 비중은 각 18.6%, 19.5%까지 다시 커질 것으로 예상됐다.

기업의 최근 1년 기업 신용 증가율이 유지되고, 올해 평균 대출금리가 작년보다 1.4%포인트(p) 오르면서 환율 및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단위 영업비용이 1% 추가되는 것으로 가정된 시나리오다.

한은은 “한계기업의 비은행권 자금 의존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대내외 충격 등으로 한계기업 부실이 현실화되면 상대적으로 자본이 취약한 비은행권 중심으로 관련 부실이 금융시스템 전체로 파급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우리나라 기업부채는 2476조3000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10.8% 증가했다. 특히 1년 만에 15.8% 늘어난 994조2000억 원의 자영업자 대출은 우리 경제에 심각한 뇌관이다.

부채는 커지는 데 대출 이자는 치솟는 중이다. 미국에서 발생한 인플레이션 충격이 전 세계 중앙은행의 기준금리를 끌어올리고 있다.

당장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미국의 자이언트 스텝(0.75%p 기준금리 인상)에 대응해 다음 달 통화정책방향결정 회의에서 빅 스텝(0.50%p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

베이비스텝(0.25%포인트 인상)으로만 대응할 경우, 연말께 미국과의 기준금리 격차가 1.50%포인트까지 벌어져 환율·수입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기 때문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 역시 “기준금리 0.25%p 인상의 전제 조건이 많이 바뀌었다”며 빅 스텝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미 환율은 2009년 금융 위기 이후 처음으로 1400원을 넘었다. 전경련이 25일 내놓은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제조기업들이 올해 연평균 환율 수준을 1303원으로 예상했다. 1998년 외환위기(1395원) 이후 24년 만에 처음이다.

올해 초 기업들이 사업계획을 수립할 당시에 전망한 연평균 환율 수준인 1214원에 비해서 89원이나 높다. 연초에 올해 연평균 환율을 1300원 이상으로 전망한 곳은 8.6%에 불과했다. 그만큼 지금 위기는 예상치 못했던 수준이다.

상황이 이렇자 금융당국은 2020년 4월 코로나 위기 당시 시작된 소상공인 대출 만기연장 및 원리금 상환유예 조치를 한 차례 더 이어가기로 했다. 현재 거리두기가 완전히 해제됐지만, 고금리·고환율·저성장이 발목을 붙들고 있는 탓이다.

당정은 이날 제4차 고위당정협의회를 통해 지난 3월의 만기연장조치가 9월에 종료되더라도 자영업자‧중소기업 등이 충분한 영업정상화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만기 연장과 상환 유예를 해주는 연착률 방안을 10월부터 시행한다고 했다.

내달 4일부터는 새출발기금도 출범한다.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불어난 부채로 고통받는 소상공인을 돕기 위해 정부가 마련한 채무조정 프로그램이다.

일각에선 정상 기업에 투입돼야 할 자원이 회생 가능성 없는 기업에 쓰여 금융 부실만 커지게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언젠가 부실기업들의 산소호흡기가 떨어지는 순간, 금융 시스템 전체의 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일시적인 유동성 위기에 처한 차주에 대해 도움을 줘서 정상화를 유도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옥석을 잘 가려야 한다.

회생 가능성이 없다면 잔인하지만, 선제적 구조조정에 나서야 한다. 정부는 이들 한계기업이 우리 경제를 혹독한 추위 속으로 몰아넣는 걸 막기 위한 대책 마련에 서둘러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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