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개국서 110명 감염...Q&A로 보는 ‘원숭이두창’의 모든 것

입력 2022-05-24 17:02수정 2022-05-24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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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풍토병인 원숭이두창이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현재 17개국에서 110건의 감염이 확인됐고, 205건의 감염의심 사례가 추가됐다. 치명률이 낮고 천연두 백신으로 치료가 가능하다지만, 급속도로 감염이 진행되는 만큼 각국이 감시 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전문기관의 정보를 토대로 원숭이두창의 모든 것을 Q&A로 짚어본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공개한 전자현미경 사진. 2003년 인간의 피부 샘플에서 얻은 원숭이두창 바이러스. 타원형(왼쪽)은 성숙된, 구형은 미성숙 바이러스다. AP연합뉴스

◆원숭이두창은 어떻게 퍼지나?

첫 번째 원숭이두창 환자는 풍토병인 나이지리아 여행을 갔다가 돌아온 영국인이었다. 그러나 현재는 중서부 아프리카를 여행하지 않은 사람들 사이에서도 감염 사례가 확인되고 있는데, 이는 지역 전파가 일어나고 있음을 시사한다.

원숭이두창은 일반적으로 밀접 접촉과 호흡기 비말에 의해 확산한다. 그러나 정액과 질액 등 성적 접촉을 통한 감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 위험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선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발병 사례 대부분은 젊은 남성에게서 발생했지만, 누구에게나 퍼질 수 있다.

◆원숭이두창 증상은?

원숭이두창의 초기 증상은 발열, 두통, 근육통, 림프절 종창과 같은 독감과 유사하다. 열이 나면 발진이 생길 수 있으며, 종종 얼굴에서 시작해 신체의 다른 부위, 가장 일반적으로 손바닥과 발바닥 등으로 퍼진다.

▲원숭이두창 감염으로 인한 피부 병변을 가진 환자의 신체. 로이터연합뉴스
◆원숭이두창은 얼마나 치명적인가?

원숭이두창은 대부분 2~3주 지속되는 경미한 자가 제한성 질병이다. 그러나 경우에 따라서는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WHO에 따르면 최근 치사율은 약 3~6%다. 서아프리카 원숭이두창 바이러스는 중앙아프리카 바이러스보다 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숭이두창은 화학 요법을 받는 사람과 같이 면역력이 저하된 사람과 어린이에게 더 심각한 질병을 일으키는 경향이 있다. 현재 원숭이두창으로 인한 사망자는 없지만, 데일리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영국의 한 어린이가 이 질병으로 집중 치료를 받고 있다.

◆원숭이두창으로 불리는 이유는?

원숭이두창은 1958년 덴마크의 실험실 원숭이에게서 처음 확인되면서 ‘원숭이두창’이라 불리게 됐다. 그러나 원숭이는 바이러스의 자연 숙주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쥐, 생쥐 및 다람쥐에서 더 일반적으로 발견됐다. 인간의 첫 번째 사례는 1970년대 콩고민주공화국에서 나타났다.

▲원숭이두창 환자의 손등. AP연합뉴스
◆원숭이두창은 천연두·수두와 관련 있나?

원숭이두창은 천연두와 관련이 있다. 둘 다 오르토폭스 바이러스이지만 수두와는 관련이 없다. 수두(chickenpox)는 이름과 달리, 수두 바이러스가 아니라 헤르페스 바이러스다. 왜 수두로 알려졌는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1755년 새뮤얼 존슨은 그의 사전에서 “그다지 위험하지 않은 것이기 때문에 그렇게 명명된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숭이두창에 의한 발생하는 작은 물집은 수두와 외관이 비슷하다.

◆원숭이두창 환자는 계속 증가할까?

원숭이두창 환자는 앞으로 2~3주 동안 계속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것이 또 다른 팬데믹을 일으키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원숭이두창은 코로나19를 유발하는 공기 중 바이러스 ‘SARS-CoV-2’만큼 쉽게 확산되지 않기 때문이다.

▲독일군 미생물 연구소에서 2022년 5월 20일 로만 뵐펠 소장이 원숭이두창 바이러스를 연구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원숭이두창은 더 치명적으로 진화하나?

‘SARS-CoV-2’와 같은 RNA 바이러스는 복제할 때마다 유전자 코드에 오류가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능력이 없어서 더 빠르게 진화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원숭이두창은 복제할 때마다 스스로 유전적 오류를 확인하는 능력이 있는 DNA 바이러스이므로 돌연변이가 훨씬 느리게 진행되는 경향이 있다.

현재 발병한 포르투갈 환자의 첫 번째 게놈 서열은 이 바이러스가 영국 , 싱가포르, 이스라엘에서 2018년과 2019년에 유행했던 원숭이두창 변종과 매우 유사함을 시사한다. 따라서 현재의 발병이 더 잘 퍼지는 변이 바이러스의 결과일 가능성은 거의 없다.

◆원숭이두창은 어떻게 진단하나?

영국에서는 환자에게서 채취한 면봉 샘플을 희귀 병원체를 취급하는 전문 실험실로 보내 PCR 검사를 통해 원숭이두창을 확인한다. 영국 보건안전국(UK Health Security Agency)에는 희귀 수입 병원체 실험실이 단 하나 뿐이다.

▲‘원숭이두창 바이러스 양성’ 라벨이 붙은 시험관. 로이터연합뉴스
◆원숭이두창 백신은 있나?

실험실에서 만든 백시니아 바이러스를 포함하는 천연두 백신으로 원숭이두창을 예방할 수 있다. 그러나 천연두를 근절하기 위해 사용된 백신은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으며, 천연두 백신을 맞은 사람 100만 명 중 약 1 명이 사망할 수 있다.

원숭이두창에 대해 특별히 승인된 유일한 백신인 임바넥스(Imvanex)는 바바리안 노르딕(Bavarian Nordic)이라는 회사에서 제조한다. 부작용이 적은 비복제 형태의 백시니아를 사용한다. 2019년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의약품청(European Medicines Agency)의 승인을 받았지만, 이는 18세 이상자에게만 사용할 수 있다.

첫 환자가 나온 영국은 원숭이두창에 효과적인 백신을 비축할 방침이다. 영국은 현재 약 5000도스의 천연두 백신을 보유하고 있으며, 원숭이두창에 약 85%의 효과가 있다.

◆원숭이두창 치료제는 있나?

원숭이두창을 치료할 수 있는 특별한 약은 없다. 그러나 시도포비르와 브린치도포비르와 같은 항바이러스제는 동물의 수두바이러스에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인간의 원숭이두창 감염에도 효과적일 수 있음이 입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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