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오른 '이재용의 삼성' 시대…삼성생명 2대 주주 등극으로 안정적 경영권 확보

입력 2021-05-02 15:00수정 2021-05-02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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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라희 여사는 삼성생명 지분 상속 포기했지만 삼성전자 개인 최대주주 돼

이재용 부회장, 삼성생명 지분 절반 상속… 그룹 지배력 강화
삼성전자ㆍ물산ㆍSDS는 법정 비율대로 상속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고(故) 이건희 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삼성생명 지분 절반을 상속받았다. 이에 따라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에 이어 2대 주주이자 개인 최대주주에 등극했다.

삼성 지배 구조상 삼성전자 지배의 핵심 연결고리인 삼성생명 지분 대부분이 이 부회장에게 넘어가면서, 이 부회장은 안정적인 경영권을 확보하게 됐다.

이건희 회장이 남긴 주식재산 중 가장 규모가 큰 삼성전자 지분은 법정상속 비율대로 상속받기로 했다. 삼성물산과 삼성SDS 역시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홍라희 여사와 세 남매가 법정상속 비율대로 나눠 상속받는다.

그룹 핵심 삼성전자, 유족 4명이 법정상속 비율대로…경영권 안정·가족 화합 도모

삼성 일가는 지난달 30일 이건희 회장 유산에 대해 국세청에 12조 원 중반에 달하는 상속세를 신고·납부하면서 주식 지분 분할까지 일단락지었다.

이 회장이 남긴 계열사 지분 가치는 18조9633억 원이며, 이에 대한 상속세액만 11조400억 원이다. 나머지 상속세액은 에버랜드 부지 등 부동산과 현금 등에 매겨진 것이다.

상속인 간 합의 비율에 따라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과 이재용 부회장이 부담해야 할 주식 지분 상속세는 각각 3조1000억 원과 2조9000억 원으로 나타났다.

이재용 부회장 등 유족 4명은 상속세의 6분의 1인 2조여 원을 내고 앞으로 5년간 다섯 차례에 걸쳐 나머지 10조여 원을 나누어 내게 된다. 이 부회장은 시중은행 2곳에서 상속세 납부 자금 마련을 위한 수천억 원의 신용대출을 받았다.

이건희 회장이 남긴 주식은 삼성전자 4.18%와 삼성생명 20.76%, 삼성물산 2.88%, 삼성SDS 0.01% 등이다. 이 회장이 남긴 주식 가운데 금액으로 가장 큰 규모인 삼성전자 주식(2억4927만3200주)은 법정상속대로 홍라희 여사가 9분의 3을 받고, 이재용 부회장 등 세 남매가 9분의 2씩 받는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지분율은 홍라희 여사가 2.3%로 개인 최대주주로 올라섰고, 이재용 부회장 1.63%,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은 0.93%가 된다.

재계는 그룹의 핵심인 삼성전자 지분을 법정 지분대로 상속해 일각에서 우려한 가족 간 분쟁을 없앴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 지분은 가족들이 법정 비율대로 배분해 각자의 재산권을 최대한 인정했다는 분석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지분 분할은 이재용 부회장 중심의 안정적인 경영을 하면서도 가족 개개인 의사를 종합적으로 반영해, 가족 간 원만한 합의에 따라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또 이건희 회장의 지분 4.18%를 이 부회장이 모두 넘겨받으면 상속세 납부 부담도 고려한 조치로 보인다. 이 회장의 삼성전자 지분 4.18%에 대한 상속세가 9조 원에 달해 이 부회장이 혼자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라는 것이다.

유족의 주식 배당금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삼성전자 지분을 나눠 가지면서 12조 원이 넘는 막대한 상속세 마련에 대비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건희 회장 일가가 2012년 7월 런던올림픽 수영경기장을 찾아 응원하고 있다. (왼쪽부터 시계 반대방향으로)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홍라희 리움 관장, 이건희 회장, 김재열 삼성엔지니어링 사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서현 제일모직 사장. (사진=뉴시스)

홍라희 여사, 삼성전자 개인 최대주주…‘캐스팅보트’ 역할 주목

홍라희 여사가 삼성물산과 삼성SDS 지분을 상속받은 것 역시 자녀들의 상속세 부담을 완화하려는 조치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홍 여사는 삼성전자 개인 최대주주에 오름과 동시에 애초 지분이 없던 삼성물산과 삼성SDS 지분도 자녀들보다 많은 법정 비율로 상속받고 두 회사의 주요 주주가 됐다.

이건희 회장이 받은 배당금은 삼성 일가 전체 배당금의 60∼70%에 달한다. 반면,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지분을 갖고 있지 않았던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이사장은 상대적으로 각각 배당소득이 3∼6% 수준으로 미미해 상속세 부담이 컸을 것으로 관측된다. 홍 여사가 지분을 나눠 받아 자녀들의 상속세 부담을 덜어줬을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에 공개된 상속 결과로 볼 때 이건희 회장은 생전에 유언장을 남기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아울러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으로 가족 간 지분 협의가 충분히 이뤄지지 못한 가운데 최대한 법정 지분대로 주식을 나눠 갖는 방법을 택하며, 분쟁·소송이 없는 방식으로 지분을 정리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개인 최대주주에 올라선 홍라희 여사의 ‘캐스팅보트’ 역할도 주목된다. 홍 여사가 보유 주식을 활용해 경영권 방어나 계열분리 등의 이슈에서 결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집안 또는 외부로부터 지배구조가 위협받을 때마다 이재용 부회장의 백기사로 나설 수 있다.

▲고(故) 이건희 회장 주식 상속 내용.

이재용 부회장 삼성생명 지분 절반 상속…지배력 확대

이건희 회장이 보유한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삼성SDS 지분은 법정상속 비율대로 상속됐지만, 지배 구조상 삼성전자에 직결되는 삼성생명 지분은 차등 상속됐다. 그룹 총수인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전자를 안정적으로 지배하려는 조치다.

이 회장이 남긴 삼성생명 주식(4151만9180주) 중 절반을 이 부회장이 상속받고, 이부진 사장이 6분의 2, 이서현 이사장이 6분의 1을 받았다. 삼성생명 주식 상속에서 홍라희 여사는 제외됐다. 이는 법정비율을 따르지 않은 것이며 이 부회장의 경영체제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평가된다.

이재용 부회장은 이번 상속으로 삼성생명 지분 10.44%를 보유하며 개인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현재 삼성 지배구조를 보면 이재용 부회장이 최대주주인 삼성물산은 삼성생명을 지배하고, 삼성생명이 다시 삼성전자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이 부회장→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의 지배구조를 갖추고 있다.

삼성생명 지분 50%가 이재용 부회장에게 집중된 것은 홍라희 관장을 비롯한 가족들이 이 부회장의 경영을 돕기 위해 양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옥중에서 상속 문제를 마무리한 이재용 부회장은 당분간은 재판 준비에 집중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은 지난 1월 ‘국정농단’ 사건으로 실형을 선고받아 구속됐다. 한 달가량 연기됐던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 합병과 시세조정 혐의 등에 대한 공판도 이달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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