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1200년 만에 벚꽃 개화 가장 빨라…“기후변화 위기 증상”

입력 2021-04-05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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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서 3월 26일 개화
“기온, 1820년대 보다 3.5도 올라”
“농작물 재배도 어려워져...도박에 가까운 농업”

▲지난해 3월 2일 일본 도쿄에서 한 남성이 벚꽃 아래서 휴대폰을 보고 있다 도쿄/AP뉴시스
올해 일본의 벚꽃 개화 시기는 1200년 만에 가장 빨랐다. 시민들은 벚꽃 축제를 즐기러 나왔지만, 전문가들은 기후 변화 위기 증상이라고 우려했다.

4일(현지시간) 아오노 야스유키 오사카부립대 연구원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서기 812년부터 사료를 수집한 결과, 올해 3월 26일 교토에서 개화한 벚꽃은 1200년 만에 가장 이른 시기”라고 말했다.

아오노 연구원은 “개화 절정 시기는 날씨와 강우 등 여러 요인에 따라 매년 달라지지만, 보통 일반적인 추세를 유지해왔다”며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수 세기 교토에서의 절정 시기는 4월 중순에 머물렀지만 1800년대부터 4월 초로 이동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또 “역사상 3월 하순은 몇 번 없었는데, 벚꽃은 기온에 매우 민감한 꽃”이라며 최근 기후에 이상이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컬럼비아대의 루이스 지스카 환경보건학 박사 역시 “도쿄에서는 3월 22일 만개했는데, 이는 해당 지역 역사상 두 번째로 이른 날짜”라며 “지구 기온이 따뜻해지면서 마지막 봄 서리가 더 일찍 끝나고 꽃은 더 빨리 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온은 1820년대에 비해 현재 약 3.5도 상승했다”고 덧붙였다.

홍콩 중문대의 아모스 타이 지구과학 조교수는 꽃에서 볼 수 있는 기후의 불안정은 빙산의 일각이라고 짚었다. 그는 “식물과 곤충·동물은 서로에게 크게 의존하며 생애주기의 여러 단계를 조절한다”며 “이 유기적 관계는 수천~수백만 년에 걸쳐 발전해 왔지만, 최근 몇 세기의 기후 변화는 이 모든 것을 파괴하고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타이 조교수는 “기후 변화 증상은 벚꽃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이미 많은 작물과 경제적 가치가 있는 식물에서 일어나고 있다”며 “농작물 재배 시기를 예측하기 더 어려워지면서 이제 농업은 도박과 비슷해졌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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