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ㆍ나이키, ‘인권 탄압’ 신장 제품 불매 선언에 보이콧 직면

입력 2021-03-25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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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9월 발표한 H&M 성명에 중국인들 뒤늦게 분노
최근 EU와 미국 등의 제재에 공격할 표적 찾는 모습
성명 발표한 나이키도 다음 표적으로 거론

▲25일 H&M 보이콧과 관련한 기사(가운데)가 타 게시물보다 압도적인 조회 수(105만 건)와 댓글 수(3만 건)를 기록하고 있다. 출처 웨이보 홈페이지
글로벌 패션 브랜드 H&M과 나이키가 중국에서 불매 운동의 표적이 됐다. 신장 위구르에서 벌어지는 인권 탄압에 목소리를 냈다는 이유인데, 현지 언론과 소셜미디어로부터 십자포화를 맞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H&M은 지난해 9월 신장 위구르에서 벌어진 인권 탄압에 대해 공식 성명을 발표했다. 당시 회사는 “신장에서 벌어진 강제노동과 소수민족 차별 등의 고발이 담긴 사회단체와 언론 보도에 큰 우려를 표한다”며 “해당 지역에서 재배되는 면화 구매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H&M 성명은 발표 8개월이 지나서야 중국 현지의 뭇매를 맞고 있다. 최근 유럽연합(EU)과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이 신장 위구르 사태와 관련해 중국에 본격적으로 제재를 가하자 중국인들이 공격 대상으로 삼은 것이다. 현재 공산주의청년단과 같은 중국 내 영향력 있는 집단이 웨이보를 비롯한 소셜미디어에 H&M의 성명문을 공유하고 제품 불매를 주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웨이보에서는 “H&M의 입장은 오만하다”는 인민해방군의 성명 일부와 “신장 면화를 불매하면서 중국에서 돈을 벌고 싶나?”와 같은 네티즌들의 비난이 더해져 전파되고 있다. 중국 관영 매체들도 한 마디씩 거들었다. 신화통신은 “H&M의 면화 불매는 대다수 중국 소비자들에게 버림받을 뿐”이라고 보도했고, 중국중앙(CC)TV는 “의로운 영웅을 연기하려는 것은 오산”이라고 비난했다.

중국인의 다음 표적은 나이키일 가능성이 크다. 나이키도 과거 자사 홈페이지에 중국 정부의 강제노동에 대한 우려를 드러내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에 웨이보에서는 나이키가 검색 순위 1위를 기록했고, 나이키 성명문이 포함된 게시글은 7억2000만 번의 조회 수와 53만 개의 댓글을 기록 중이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아예 “나이키, H&M의 다음 표적”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하며 현 상황을 부추기고 있다. 매체는 중국 네티즌의 격한 반응들을 전하며 나이키의 성명문이 게시된 홈페이지 주소를 공개하기도 했다.

앞서 영국과 캐나다, EU, 미국 등은 신장 위구르족의 인권 탄압에 연루된 중국 관리들을 제재 대상에 올렸다. 미 재무부는 천밍거우 신장공안국장을 비롯한 관리 2명을 제재하기로 했고, EU는 관리 4명과 단체 1곳을 대상에 포함했다. 이에 중국 정부 역시 제재 명단을 발표하면서 맞불을 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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