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네이버ㆍ카카오ㆍ토스, 본인확인기관 탈락 이유는

입력 2021-03-09 16:27수정 2021-03-09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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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확인 시장에 진출하려던 네이버와 카카오, 토스 등의 계획이 무산됐다. 3사 모두 본인확인기관으로 지정되기에는 1개 이상의 중대한 부적합 사항이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방송통신위원회는 9일 열린 제8차 위원회에서 3개 회사의 심사 결과 비바리퍼블리카(토스), 카카오, 네이버는 본인확인기관으로 지정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방통위는 “심사위원회 지정심사 결과를 바탕으로, 세 신청법인은 지정기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토스의 경우 전체 92개 항목 중 17개 항목에서 개선 필요, 2개 항목은 부적합한 것으로 평가됐다. 본인확인 시스템은 별도로 구축했으나 본인확인을 위한 주민등록번호 대체수단을 직접 생성하지 않고 타 기관의 수단을 활용해 본인확인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으로, 대체수단 발급설비를 미보유했다는 것이다. 이에 본인확인정보 발급, 본인확인정보, 중복가입확인정보, 연계정보를 관리 및 제공하기 위한 설비 부문에서 부적합 판정됐다.

카카오와 네이버는 각각 17개 항목, 22개 항목에서 개선 필요가 지적됐고 1개 항목에서 부적합하다는 점이 문제가 됐다. 기존 비실명 계정에 가입한 회원들에게 본인확인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주민등록번호 대체수단을 발급하나, 대체수단 소유자와 실제 이용자의 동일성 여부를 식별할 수 없어 대체수단 탈취 및 해킹 등 부정이용 가능성 존재한다는 평가다.

방통위원들은 3사가 본인확인기관으로 지정되기에 방통위가 대면확인 수단을 너무 고집한다는 논란이 있을 수 있으나 무엇보다 안전성이 우선한다는 측면에서 지정 거부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김효재 방통위 상임위원은 “토스는 본인확인 조항이 앞에 나온 이유가 발급수단의 미보유로, 인증기관의 핵심임에도 그걸 갖지 않은 상태로 심사에 응했다는 게 결격사유가 됐다”며 “토스 입장에서 조건부 허가를 요구하나 그것은 기본적으로 부적합하다”고 판단했다.

과거 유사사례는 부적합 사항이 있어서가 아니라 적합하나 경미하게 반성해야 할 부분을 지적해 개선계획을 제출하고 이행점검을 통해 지정했던 것으로 지금과 다르다는 설명이다.

이어 “네이버와 카카오도 더욱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할 부분이 있다”며 “본인 확인은 ‘내가 나다’라는 유일성을 입증해야 하지만, 두 회사는 비실명으로 가입 후 실명으로 전환하더라도 그사이에 해커들에게 탈취할 수 있다는 전문가 의견이 있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명확한 해결책이 없다면 본인확인기관으로 지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김창룡 상임위원도 “3개사 모두 1개 이상의 중요한 부적합 사항이 있다. 정부가 역점을 두고 추진 중인 ICT 활성화를 이번 심사가 가로막는다는 오해도 받을 수 있다”며 “그러나 본인확인 기관 지정에 있어 편의성도 중요하나 안전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방통위는 망법에 근거, 대체수단을 안정적으로 개발해 제공할 수 있는 신청자들을 본인확인기관으로 지정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상혁 방통위원장은 “전문가들로 구성된 심사위에서 검증하고 검토한 결과로, 이용자 편익 요구와 민간 개인정보 수집인 만큼 보호와 안전에 가치를 둬야 한다는 의견을 종합검토했다는 점을 말씀드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무처에는 “본인확인기관은 식별정보 취급 사업자이므로 목적 외 방식으로 식별정보를 활용할 여지가 있으면 곤란하다”며 “사건이 발생하고 나서 대응하는 건 많은 문제점을 일으킬 수 있어 현행 법령과 심사기준에 그런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게 돼 있는지도 검토해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네이버와 카카오, 토스 관계자는 “결과가 탈락으로 나와 매우 아쉽고 안타깝다”며 “내부에서 논의해 재신청 여부를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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