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와이번스'서 '신세계야구단'으로 바톤 터치…파란만장 인천 야구 계보 보니

입력 2021-02-23 16:42수정 2021-02-23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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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와이번스→신세계 매각, 추신수 연봉 27억 원에 영입
전무후무 '1할' 승률 '삼미 슈퍼스타즈'부터
인천 야구 사상 최초 한국시리즈 우승 '현대 유니콘스'
KBO 신흥명문 'SK 와이번스'…인천 야구 역사 40년

프로야구 SK 와이번스가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SK와이번스 구단 지분 100%를 보유한 SK텔레콤은 23일 신세계그룹 이마트에 구단 지분을 모두 매각·인수하는 본계약을 체결했다. 이날 신세계그룹은 추신수와 연봉 27억 원에 입단 계약 사실을 발표했다.

지난 40년 동안 인천 지역에는 '삼미 슈퍼타즈'를 시작으로 '청보 핀토스', '태평양 돌핀스', '현대 유니콘스', 'SK와이번스' 총 5개의 프로 야구팀이 명멸을 반복했다. SK 와이번스를 추억하고 새 역사를 써내릴 신세계를 반기며, 인천 야구 역사를 되돌아봤다.

프로야구 역사상 전무후무 '1할' 승률…삼미 슈퍼스타즈

1982년 단일 시즌 1할 승률(0.188), 기별 최저 승률 0.125, 1985년 단일시즌 18연패. 1982년 창단한 삼미 슈퍼스타즈는 한국 프로 야구 역사에 길이 남을 뼈 아픈 기록을 많이 남겼다. 특히 단일 시즌 1할 승률은 앞으로도 깨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삼미의 성적은 늘 처참했지만, 인천 지역의 야구 사랑으로 경기 날에는 늘 구장이 가득 찼다고 한다.

삼미는 1983년 '30승 투수' 재일교포 장명부를 앞세워 그해 시즌 3위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아쉽게도 반짝 기록이었다. 연이은 성적 부진에다가 모기업 삼미 그룹의 경영난으로 삼미는 1985년 5월 청보식품에 매각됐고, 삼미 슈퍼스타즈는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1983년 1월 프로야구 삼미 슈퍼스타즈와 입단계약을 체결한 장명부 선수. (연합뉴스)

3년도 채 안 되는 짧은 기록 '청보 핀토스'

청보 핀토스는 1985년 6월 후기 리그에 합류했지만, 반전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삼미의 짧은 영광을 이끌었던 투수 장명부는 거듭된 혹사로 좋은 기량을 보여주지 못했다. 청보는 1986년 개막과 함께 7연패를 기록했고, 연전연패를 거듭했다. 그나마 신생팀 빙그레 이글스 덕분에 그해 시즌 꼴찌는 면했다. 하지만 이듬해 다시 최하위로 떨어졌다. 1987년 청보 핀토스는 성적 부진에 모기업 풍한방직과 청보식품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결국 태평양 화학에 매각됐다.

인천 야구의 도약기 '태평양 돌핀스'

▲1994년 10월 22일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4회말 태평양 돌핀스 김경기가 홈에 들어오는 모습. (연합뉴스)

태평양 돌핀스는 1988년 출범 첫해 최하위에 머물렀지만, 이듬해 인천 구단 사상 최초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이때 팀 전체가 1월 오대산 극기 훈련을 떠난 일화가 유명하다. 1월 추운 혹한기에 오대산에서 냉탕 입수 훈련, 극기 체조, 산짐승 사냥(?) 등의 극기 훈련을 했다고 한다. 이때 일화로 프로야구계에서는 한동안 극기 훈련이 유행했다.

1994년은 태평양 돌핀스에게 영광의 해로 기록된다. 인천 야구 창단 이후 최초로 한국 시리즈 준우승을 거뒀기 때문이다. 어깨 부상을 회복하고 돌아온 최창호 등 주축 투수들의 역할이 컸다. 하지만 태평양 돌핀스란 이름은 프로 야구사에서 오래가지 못했다. 1996년 팀이 현대 그룹에 매각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때 구축한 막강한 투수진은 훗날의 밑거름이 됐다.

인천 야구 사상 최초 한국시리즈 우승…'현대 유니콘스'

▲1998년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을 차지한 현대 유니콘스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1996년 현대 유니콘스 창단으로 인천 야구는 날아오르기 시작했다. 현대 그룹의 과감한 지원과 정민태, 정명원, 위재영 등 태평양 돌핀스 시절부터 쌓아온 막강한 투수진 덕분이었다. 1998년에는 현대가 한국 시리즈에서 LG트윈스를 상대로 4승 2패를 거두며 인천 야구팀 최초 우승을 거뒀다.

삼미와 청보, 태평양으로 이어진 약팀을 응원해온 인천 팬들에게도 봄날이 오는 듯했다. 하지만 현대는 2000년 서울로 연고지 이전을 목표로 인천을 떠나 경기도 수원으로 옮겼다. 그렇게 현대 유니콘스는 수원 야구장 시대를 열었고, 인천 구장은 SK가 차지한다.

KBO 리그를 대표하는 강팀으로 'SK 와이번스'

▲2018년 11월 15일 서울 을지로 SK텔레콤 T타워에서 열린 'SK와이번스 우승 기념행사'에서 SK텔레콤 박정호 CEO와 힐만 감독, 문경은 SK나이츠 감독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SK는 2000년 1월 재정난을 겪던 쌍방울 레이더스의 선수 보유권을 넘겨받아 팀을 창단했다. 연고지는 쌍방울이 터를 잡았던 전북 전주 대신 인천을 택했다. 이후 SK는 '왕국'를 구축하며 KBO리그를 대표하는 강팀으로 우뚝 섰다. 역대 4차례 한국시리즈 우승(2007·2008·2010·2018년)을 차지하고, 8차례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김광현, 채병룡, 정대현 등 걸출한 투수도 배출했다.

좋은 성적 외에도 SK는 '스포테인먼트(스포츠+엔터테인먼트)'로 대표되는 팬 친화적인 구단으로 손꼽히며 운영 측면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아왔다. 지난해는 9위로 떨어지며 좋지 못한 기록을 냈지만, 대표이사와 단장·감독 등 모두 바꾸며 쇄신에 나섰다. 이번 스토브리그에서도 자유계약선수(FA) 최주환을 영입하는 등 전력보강을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하지만 SK가 신세계 그룹에 인수되면서 SK 와이번스라는 이름 역시 앞선 구단처럼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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