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구치소 126명 추가 확진…교정시설 누적 확진자 1000명 육박

입력 2020-12-31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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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 시설로 최대 감염 규모…법무부 초기 대응 실패, 뒷북 대응 논란

▲30일 동부구치소에서 재소자들이 탑승한 호송차량이 타 교정기관으로 이감을 위해 이동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서울 동부구치소 발(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31일 126명의 추가 확진자가 나오면서 전국 교정시설 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1000명에 육박하게 됐다. 정부는 이날 전국 교정시설과 요양병원 관련자에 대해 코로나19 검사를 강화하는 등 대책을 내놨지만, 초기 대응에 실패, 뒷북 대책을 내놓았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법무부는 전날 동부구치소 직원 465명과 수용자 1298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4차 전수조사를 진행한 결과, 수용자 126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확진자는 모두 수용자다. 이로써 동부구치소 관련 코로나19 확진자는 총 923명이 됐다. 단일 시설로는 최대 감염 규모다. 동부구치소 발 코로나19 확진자를 포함해 전국 교정시설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수용자와 직원은 총 968명(수용자 929명·직원 39명)이다. 서울구치소에서는 이날 확진 판정을 받은 30대 남성이 치료 시설을 찾지 못해 구급차에서 대기하다 숨지는 등 교정 당국의 미숙한 대응도 연일 논란이 되고 있다.

교정시설에서 대규모 집단감염이 이어지자 이용구 법무부 차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현황·대책 브리핑을 열어 "신입 수용자에 대한 전수검사를 검토해왔으나 시기적으로 늦은 감이 있다"면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진심으로 송구하다"고 사과했다. 동부구치소 발 대규모 집단감염이 발생한 뒤 법무부 고위 관계자가 사과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법무부는 교정시설 내 코로나19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앞으로 2주간 전 교정시설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에 들어갔다. 다음 달 13일까지 수용자 일반 접견이 전면 중단되며, 변호사 접견도 불가피한 경우에만 허용된다. 취사장 등 필수작업 외에는 모든 작업과 교육을 중단했다. 교정시설 직원들은 비상 근무체계를 유지하며, 외부 활동도 원칙적으로 금지했다.

상황이 가장 심각한 동부구치소는 과밀 수용 상태를 해소하기 위해 수용자들을 타 기관으로 추가 이송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앞서 법무부는 음성 판정을 받은 동부구치소 수용자 301명을 서울남부교도소 등 다른 교정시설로 옮겼고, 지난 28일엔 무증상·경증 확진자 345명을 경북 북부 2교도 소(청송교도소)로 이감했다.

한편, 교정시설 최고 책임자인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지난 29일에야 비로소 첫 현장점검을 했으나 당일 점검 외에는 이번 사태에 대해 공식적인 사과는 물론 언급조차 하지 않고 있다. 이날 법무부 브리핑에도 추 장관은 불참했다. 이에 법무부 노동조합은 동부구치소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책임을 물어 이날 추 장관을 직무유기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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