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이동걸 회장, '노사 문화' 구조조정 걸림돌…"1년 단위, 임단협 문제"

입력 2020-09-28 16:38수정 2020-09-28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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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 협상중인 쌍용차, 지속가능성 예의주시
아시아나, 적절한 시기에 통ㆍ분리매각 결정
이스타항공, 코로나前 완전 자본잠식 "지원 어려워"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산업은행)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한국 노사 문화가 기업 구조조정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회장은 28일 연임 이후 처음으로 열린 온라인 간담회에서 “노사 간의 신뢰가 저해되면 구조조정 작업은 어렵다”라며 “상당 기간 안정적으로 움직이기로 했으면 일심동체로 기업을 정상화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데, 관행적으로 어렵다”라고 비판했다. 한국GM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과정에서 사용자 측과 갈등을 빚고 노동조합을 애둘러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노조는 사측과 합의하지 못하면서 파업권을 확보하는 등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이에 그간 영업손실을 낸 한국GM의 경영정상화가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 회장은 정확한 회사 이름을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몇몇 회사의 노조는 사측 및 채권단과의 합의 사항을 실행하지 않거나 현재의 정세를 활용해 악용하고 있다”며 “약속이 이행되지 않으면 구조조정이 늦어지고 조직 구성원이 어려움을 겪게 된다”고 밝혔다. 사실상 노조의 행태가 한국GM의 경영정상화를 방해하는 요인이라고 지적한 셈이다.

이 회장은 그 이유를 크게 3가지로 들어 설명했다. 우선 기업이 장기적인 계획을 가지고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3~5년 단위로 임단협 갱신 기간을 늘려야 한다는 것이다. 매년 갱신하는 한국 노사 문화와 달리 외국은 임단협 결과가 다년간 지속되면서 기업이 장기적인 계획을 가지고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어 호봉제를 지적했다. 이 회장은 “호봉제의 재검토가 필요하다”라며 “수년간 적자인데도 연공서열에 따라 거액의 연봉을 받는 직원이 많다”며 “이들은 구조조정을 어렵게 하고 경영정상화를 늦추게 한다”고 했다.

이 회장은 열악한 사회안전망도 기업 구조조정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꼽았다. 그는 “충분한 사회안전망을 갖추고 사회 전체가 고통을 분담할 수 있어야 부실화된 기업이 구조조정의 어려움을 쉽게 넘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경영난을 겪고 있는 쌍용자동차 지원과 관련해 지속가능성 문제를 주의 깊게 보겠다고 밝혔다. 최근 미국 자동차 유통업체 ‘HAAH오토모티브홀딩스’는 쌍용차 경영권 인수를 목표로 3000억 원 투자 제안을 하고 쌍용차 대주주인 마힌드라와 협상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HDC현대산업개발(현산)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불발 이후 매각 문제도 거론했다. 그는 “통매각도 힘들겠지만, 분리매각도 쉽지 않아 걱정”이라며 “적절한 시기에 통매각이든 분리매각이든 검토를 하겠다”고 설명했다. 제주항공의 인수가 불발된 이스타항공의 경우 “코로나 이전부터 완전 자본잠식 상태라 직접 지원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이 회장은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전기 만화 발간 축하연에 참석해 한 건배사에 대해서도 거듭 사과의 뜻을 밝혔다. 이 회장은 지난 22일 “저희는 ‘나의 인생 국민에게’라는 이 전 대표와 한마음으로 좋은 나라, 위대한 나라, 일류국가를 만든다는 데 합심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건배사로 ‘가자 20년, 대한민국 1등 국가’를 제안했다. 이 발언을 두고 국책은행 수장으로 적절하지 못한 처신이었다는 비판이 나왔다.

그는 “사려 깊지 못한 발언을 한 것에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며 “정치적 중립과 관련해 특별한 법률 조항은 없지만 저는 누구보다 정치적 중립을 유지하면서 정책금융을 실행했고 앞으로도 공정한 원칙에 입각해 정책금융을 실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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