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석] 민연태 농금원장 "농식품도 돈 벌 수 있다는 인식 키워 청년 창업 활성화"

입력 2020-08-0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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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맞은 농식품펀드 1조1700억 조성 430개 기업에 투자

하반기 '투자지원센터' 설립 추진…청년 유니콘 기업 육성

정책보험 상품 발굴ㆍ재해보험 개선…농업인 혜택 늘릴 것

▲올해 2월 취임한 민연태 농업정책보험금융원장은 농업에 대한 투자 인식을 변화시켜 농식품 산업에서도 유니콘 기업이 나올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특히 청년들의 창업이 중요한 열쇠라고 강조했다. (사진제공=농업정책보험금융원)

“농식품 분야 창업을 통해 돈을 벌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해야 산업에 청년이 유입되고 창업생태계가 활성화될 수 있습니다. 그래야 유니콘, 예비 유니콘이 지속적으로 육성될 수 있습니다.”

민연태 농업정책보험금융원장은 2일 이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농업에 대한 투자 인식을 바꾸기 위한 우수한 펀드, 출자사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농림축산식품부에서 각종 정책을 다뤄온 그는 올해 2월 제6대 농금원장으로 취임했다.

농금원은 농림수산농림수산정책자금의 효율적 관리·운용을 위해 2004년 출범하고, 정책자금 융자금 관리업무를 시작했다. 2010년에는 농식품모태펀드 투자관리전문기관으로 선정됐고, 2015년에는 농업재해보험사업 관리업무를 수탁하면서 농업 분야의 가장 굵직한 정책자금 운용 업무를 하고 있다.

이 외에도 농림수산정책자금 대출금이 정책 목적대로 사용되는지 또는 집행과 회수는 제대로 이뤄지는지와 함께 농·수·산림조합과 일부 시중은행의 정책자금 대출금 관리실태도 검사한다.

올해로 운용 10년을 맞이하는 농식품모태펀드 조성액은 6월 말 기준 1조1730억 원으로 430개 기업에 8431억 원을 투자 완료했다. 현재 운영 중인 8개 펀드는 단순 수익률만 52%를 넘어섰다. 2016년 조성된 스마트팜펀드를 통해서는 엔씽, 그린랩스에 대한 투자가 이뤄졌고, 이들 기업이 대표 스마트팜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일조를 했다.

민 원장은 “농식품모태펀드 운용 10년을 맞은 현재가 매우 중요한 전환기고, 농수산식품산업의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라며 “농식품펀드 투자기업이 유니콘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1차 농산업 분야에서도 예비 유니콘기업이 탄생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농업 분야가 여전히 정부 지원금(보조금)과 융자에 익숙한 산업이다 보니 투자시장이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는 것은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다. 이 같은 인식 때문에 영세하고 체계적이지 못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보니 청년 유입이나 창업이 쉽지 않은 분야로 손꼽힌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농금원은 농업체와 투자자의 연결고리를 강화하고, 청년들에 대한 투자 지원을 이끌어내기 위한 방안을 마련한다.

먼저 올해 하반기 가칭 ‘투자지원센터’ 설립을 추진한다. 농업 경영체에는 투자자들이 원하는 체질개선 방향을 제시하고, 투자자들은 농산업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도록 교육해 징검다리 역할을 하겠다는 목표다.

이 투자지원센터에는 청년들을 위한 ‘영파머스지원단’도 따로 꾸려 청년들의 창업도 이끌어낸다. 민 원장은 “청년 창업가들을 위한 농업 전문가와의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지속적으로 1차 농업 분야에 대한 투자기회를 제공해 상대적으로 창업 생태계에서 소외된 농식품 업체를 지원하겠다”며 “결국 농식품 분야도 돈을 벌 수 있다는 인식을 확산시켜야 유니콘, 예비 유니콘이 지속적으로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9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과 농업정책보험금융원 주최로 열린 '농업인 안전재해보장제도의 발전방향 모색' 토론회에서 민연태 농업정책보험금융원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농업정책보험금융원)

농금원의 또 다른 큰 축인 농업정책보험도 농업인 사이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농업정책보험은 농작물과 가축의 자연재해 피해를 보상하는 농업재해보험과 농작업 중 재해를 입은 농업인의 경영안정을 돕는 농업인안전재해보험이다.

보험가입에 필요한 비용(보험료)의 50%를 중앙정부가, 약 30%는 지자체, 나머지 20% 정도 농업인이 부담하는 구조다. 현재 농작물재해보험은 사과·배·벼 등 67개 작물이 대상이고, 가축재해보험은 소·돼지·닭 등 16개 축종에 대해 보장받을 수 있다. 농업인안전보험은 농업인과 농작업 근로자를, 농기계종합보험은 경운기·콤바인 등 12종의 농기계를 보장하고 있다.

민 원장은 “농금원은 사업 전반에 대한 지도·감독을 하는 역할을 하고 있으며, 보험상품과 제도의 개선, 신규 보험품목 발굴과 신상품 연구, 보험사업 점검과 보험통계의 생산·관리 업무를 통해 농업인들이 보다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농업인들의 보험 가입이 늘어나면서 재해보험도 더욱 체계적으로 개선할 계획이다. 보험사업의 공공성 강화를 위해 보험인수와 손해평가에 대한 검증조사 업무를 올해 신설하고, 기본적인 재해를 보장하는 상품과 그 이상의 피해를 보장하는 상품으로 분리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민 원장은 “손해평가기법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적용하고, 보험·농업생산·가격·기상·재해피해 등의 데이터를 지리정보(GIS)로 구현한 빅데이터 통계자료도 만들어 제공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은 앞으로 농업분야가 도약할 수 있는 기회라고 민 원장은 평가했다. 그는 "2·3차 산업은 코로나19로 수입이 어려워지는 등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오히려 농식품 수출과 내수 시장은 활발해졌다"며 "지금은 새로운 기술력과의 융복합, 농촌 관광, 생태·문화적 가치 증가 등 농업의 산업화를 위한 기회요인이 많이 부각되고 있는 시점"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이 시기에 혁신을 통한 외부인재, 민간 자본 등을 유치하면 기술·지식·자본기반 고부가가치 농업으로 전환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상황에서 작지만 강한 조직으로 정평이 나 있는 농금원은 전문성을 높여 역할을 강화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우고 있다. 민 원장은 "농금원은 지난 5년 연속 경영평가에서 A를 받았고, 그만큼 '실속있는' 기관으로 평가받는다"며 "정책금융 관리기관으로서 전문성과 역량을 갖춘 우수인력을 확보해 업무의 효율성을 높인 것이 성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실제 농금원의 정책자금 검사업무는 은행권에서 대출금 감사업무를 수행한 경력직원 위주로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정책보험은 보험회계사·손해사정사 등 보험업계 우수인력으로, 투자관리업무는 회계사, 창업투자사 경력직원 등으로 조직을 구성해 운영 중이다.

▲올해 5월 20일 농업정책보험금융원은 한국식품산업클러스터진흥원과 국가식품클러스터 입주 농식품기업의 투자역량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사진제공=농업정책보험금융원)

취임 6개월을 맞아 이제 첫발을 내디뎠다는 민 원장 ‘작지만 강한 조직’을 추구하고 있다. 이를 위해 분야별로 관련 사업과 제도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재설계하는 등 개편을 추진키로 했다.

새로운 사업 설계와 농식품기업 육성을 위해서는 외부와의 소통 강화도 필요한 과제라고 언급했다. 최근에는 한국식품산업클러스터진흥원과 국가식품클러스터 입주 농식품기업의 투자역량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맞춤형 투자유치에 나서기도 했다.

민 원장은 “농금원을 100년 이상 지속가능한 조직으로 만들겠다는 것이 목표”라며 “조직의 부족한 점은 개선해 나가고, 농업인을 비롯한 고객의 눈높이에 맞는 사업과 제도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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