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 온갖 역경 딛고 ‘우주택시’ 시대 개막

입력 2020-05-31 12:27수정 2020-05-31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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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 고장·낙하산 기능 불량·연료 공급 시 안전 우려 등 숱한 역경 극복하고 민간 우주탐사 시대 열어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30일(현지시간) 첫 유인 우주선 ‘크루드래건’ 발사에 성공한 후, 손을 번쩍 들어올리고 있다. 케이프커내버럴/로이터연합뉴스

‘괴짜 천재’가 결국 일을 냈다.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민간 우주탐사 시대 개막이라는 새 역사를 썼다. 일반인도 저렴하게 우주여행을 즐길 수 있는 ‘우주택시’ 시대도 성큼 다가왔다는 평가다.

3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머스크 CEO가 이끄는 민간우주개발 업체 스페이스X가 이날 유인 우주선 ‘크루드래건’을 쏘아 올렸다.

민간 우주탐사 시대 개막이자 미국 땅에서 9년 만에 유인 우주선이 발사되는 새 이정표에 스페이스X와 이를 이끈 머스크에 대한 찬사가 줄을 잇고 있다.

그러나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수차례 계속된 실패에 성공할 수 있을 지 불확실한 시기도 있었다.

WSJ는 치명적인 엔진 고장과 낙하산 기능 불량, 연료 공급 시 안전 우려 등 이날 성공에 이르기까지 머스크와 그의 엔지니어 팀이 겪었던 숱한 장애를 소개했다. 그러면서 실패가 계속되자 NASA 내부에서조차 회의론이 번졌지만, 머스크와 엔지니어들은 끈질기게 계획을 수정하고 NASA를 설득하면서 목표에 다가섰다고 WSJ는 전했다.

짐 브라이든스타인 NASA 국장은 “2년 전, 이 자리에 오를 때만 해도 스페이스X가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확신하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지난해 봄 스페이스X는 캡슐 시험 도중 추진 연료로 쓰이는 압축가스 누출로 캡슐이 손상되자 설계를 변경해 추진체와 캡슐이 상공에서 분리돼 네 개의 낙하산이 캡슐을 안전하게 안착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우주선이 극도로 작은 유성체와의 충돌에서 안전하게 견딜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도 NASA를 설득해야 했다.

끝이 보이지 않는 디자인 변경과 실현 가능성 입증에 들어간 비용만 최대 25억 달러(약 3조950억 원)에 달하자 자산 많고 패기 넘치던 기업인들도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이 같은 악조건 속에도 스페이스X는 제기되는 의구심과 반대를 해결해 나갔다.

수년간 이어진 실패와 그에 따른 계획 변경이 이어졌지만, 단념의 이유가 되지는 못했다.

그윈 숏웰 스페이스X 사장은 “역사적으로 항공우주 산업은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너무 크다”면서 “우리는 실패로부터 이점을 누리기로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학습에 가장 좋은 방법은 시스템을 한계까지 밀어붙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성공으로 미국은 다시 자기 부담의 우주수송 수단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미국은 2011년 우주왕복선 퇴역 이후 지금까지 자체적으로 유인 우주선을 발사한 적이 없다. 대신 러시아 우주선 소유스를 사용했는데 1석당 8000만 달러 이상을 지급해야 했다.

NASA는 자체 우주왕복선을 대체할 새 유인 우주선을 만드는 대신 이 임무를 보잉과 스페이스X 등 민간 기업에 맡겼다. NASA는 2014년 보잉과 42억 달러, 스페이스X와 26억 달러의 계약을 각각 맺었다. 민간 기업에 유인 우주 비행을 맡김으로써 비용을 절감하고 혁신을 촉진하는 한편, NASA는 태양계 탐사에 더 많은 자원과 시간을 투입하려는 전략이었다.

이날 발사 성공으로 일반인도 저렴하게 우주여행을 즐길 수 있는 우주택시 시대가 더욱 탄력받을 것으로 보인다. 스페이스X는 크루드래건을 민간인 우주 여행 사업에도 활용할 계획이다.

스페이스X와 보잉 이외에도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가 설립한 블루오리진, 드림체이서 등 여러 업체가 민간 우주여행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을 벌이고 있어 우주택시 시대 도래는 이제 시간 문제가 됐다고 전문가들은 낙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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