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연기] 사상 첫 연기 후폭풍…줄줄이 꼬인다

입력 2020-03-25 13:45수정 2020-03-25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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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IOC 위원장, 1년 연기 합의·도쿄2020 명칭은 유지…최악 사태 피했지만 추가 비용 발생 불가피·협찬금과 티켓 환불 여부도 불투명

▲코로나19 여파로 도쿄올림픽 개최가 내년으로 연기됐다. 로이터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에 올림픽이 사상 처음으로 연기되면서 글로벌 스포츠 이벤트 일정이 꼬이는 것에서부터 일본이 직면할 막대한 비용 부담까지 그 후폭풍이 거세게 불 전망이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24일(현지시간) 저녁 전화 협의를 통해 도쿄올림픽 1년 연기에 합의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두 사람의 회담 이후 IOC와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조직위)는 “올해 7월 개최 예정이었던 도쿄올림픽·패럴림픽이 1년 정도 연기돼 늦어도 2021년 여름까지는 열릴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과거 1,2차 세계대전으로 인해 1916년 독일 베를린올림픽과 1940년 도쿄올림픽, 1944년 영국 런던올림픽이 취소된 적이 있지만 전염병으로 인해 연기된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베 총리는 “전 세계 선수들이 최고의 컨디션으로 경기를 펼치고 관객들이 안심하고 볼 수 있도록 하고자 연기를 결정했다”며 “현재 상황을 감안하면 연내 올림픽 개최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도쿄2020’이라는 명칭은 그대로 유지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올림픽과 같은 거대하고 비용이 어마어마하게 들어가고 물류적으로 복잡한 이벤트가 연기되는 것은 커다란 혼란을 야기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먼저 스포츠 측면을 살펴보면 올 여름 도쿄올림픽 개막에 맞춰 최상의 컨디션을 이끌어 내고자 길게는 수년간의 고된 훈련을 이어갔던 선수들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게 됐다. 일부는 은퇴 시기가 임박해 내년 올림픽에 참가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절차상으로도 여러 복잡한 문제가 기다리고 있다. 예를 들어 이미 예선전을 치른 종목이 있는데 다시 경기를 해야 할지 등 어려운 고민을 해야 한다.

아울러 내년 여름에 일본 후쿠오카에서 수영, 미국 오리건에서 육상 세계선수권 대회가 각각 열리는데 이런 초대형 스포츠 이벤트의 일정 조정이 불가피하다.

무려 11억 달러(약 1조3500억 원)를 들여 2020년 도쿄올림픽 방영권을 확보했던 미국 NBC방송도 일정이 꼬이게 됐다.

무엇보다 일본은 도쿄올림픽 취소라는 최악의 사태를 피했지만 연기로 큰 추가 비용 발생이 불가피하다.

도쿄도와 조직위가 지난해 12월 정리한 계획에 따르면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예산은 총 1조3500억 엔(약 15조 원)이다. 그 중 도쿄도와 조직위가 각각 약 6000억 엔을, 중앙정부가 1500억 엔을 부담하게 돼 있다. 그러나 연기로 인해 지급해야 할 시설 수수료와 경기장 유지·보수 비용, 인건비 증가 등으로 비용이 더욱 급증할 것은 확실하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도쿄도와 조직위가 약 270억 엔을 예비비로 계상했지만, 연기 비용은 수천억 엔에 달해 이를 감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도쿄도와 조직위가 경기장과 각종 부대시설 지급할 임차료는 약 530억 엔에 이른다. 각 시설 계약내용이 다르지만 사용 기간을 연장하거나 해약하면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대회가 연기되면서 인건비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조직위에 파견하는 도쿄도 직원 약 1000명에 대해서 시가 그 비용을 부담했는데 지난해 관련 지출이 약 82억 엔에 달했다.

조직위 수익을 보면 일본 스폰서 협찬금이 3480억 엔으로 거의 절반을 차지하고 티켓 판매 수입도 900억 엔에 이를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올림픽 연기에 이런 협찬금과 티켓을 환불해야 할지 취급 방침도 세워지지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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