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스 발생 20년만에 또…치명적 바이러스 진원지 된 중국

입력 2020-01-21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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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충분한 검역 거치지 않은 신선고기·야생동물 선호…신종 바이러스 위험 상존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이 발생한 지 거의 20년이 지난 지금, 전 세계가 다시 사스와 유사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공포에 떨고 있다. 중국은 다시 치명적인 바이러스 진원지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이번에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진원지는 중국 후베이성의 성도인 우한시의 ‘화난수산물시장’이다. 보건 전문가들은 이 시장에서 판매한 살아있는 동물로부터 신종 바이러스가 사람으로 감염돼 ‘우한 폐렴’이 일어났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중국이 이처럼 새로운 바이러스의 진원지가 된 가장 큰 원인은 충분한 검역을 거치지 않은 신선 고기를 선호하는 중국인의 취향에 있다고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지적했다.

습기에 찬 좁은 시장통에서 많은 사람이 살아있는 가금류에서 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동물과 접촉하면서 동물 체내에 있던 병원체가 인간으로 전염되기에 좋은 환경을 제공해준다는 것이다.

중국은 2002~2003년 사스 파동으로 본토와 홍콩에서 약 800명의 사망자를 내고 경제에도 막대한 타격을 받은 이후 전염병 모니터링과 감지에 큰 진전을 이뤘다. 중국 정부는 또 희귀 동물에 대한 판매 규제를 강화하는 등 신종 바이러스 출현 방지에도 노력을 기울였다.

문제는 시장에서 살아있는 동물을 잡아 요리를 하는 방식이 인기가 높아 도시인의 삶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 되면서 새 전염병 출현 리스크를 억제할 수 없다는 점이다. 중국 상하이의 한 시장에서 쇼핑하고 있던 한 시민은 블룸버그에 “완벽한 닭고기 수프를 만들고 싶다면 슈퍼마켓에서 파는 가공 처리된 냉동 닭보다 살아있는 닭을 갓 도축한 것이 훨씬 좋다”며 “풍미가 풍부하다”고 말했다.

우한 폐렴 확산 우려가 고조된 지난 주말에도 상하이 재래시장은 살아있는 닭을 사려는 손님들로 붐볐다. 구입한 닭은 바로 옆에서 처리된다. 사스 발생 이후 뱀이나 마못 등의 희귀동물은 쉽게 접할 수 없게 됐지만, 여전히 비밀리에 팔린다.

베이징대 기초의학원의 왕웨단 면역학 교수는 “사람들이 제대로 된 검역을 거치지 않은 신선 고기나 야생동물을 선호하고 있어 동물과 사람의 접촉 빈도가 잦다. 그만큼 중국이 신종 바이러스 발생 위험에 노출되기 쉬워지고 있다”며 “이는 아프리카 산림에서 야생동물을 잡아먹은 결과 에볼라가 발생한 것과 같은 이유”라고 설명했다.

사스 이외에도 지난 10년간 중국에서 발생한 조류인플루엔자 변종 2건이 거위농장이나 가금류 시장에서 비롯됐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진원지인 우한시 도매시장에서 정기적으로 식품을 샀던 한 시민은 “그곳에서 살아있는 악어나 고슴도치, 사슴을 본 적도 있다”며 “어떤 위기가 발생하면 사람들이 왜 그런지 묻기 시작하지만, 수요가 있어서 시장이 존재한다. 이 시장이 폐쇄됐지만 수요가 있는 한 다른 곳에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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