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형의 오토 인사이드] 소니 전기차 속에 숨은 비밀

입력 2020-01-13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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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가지 첨단 자율주행 기술 모두 담아…양산차 판매 아닌 부품 시장 출사표

▲일본 전자기업 소니가 자율주행 기반의 전기차 콘셉트 비전-S를 선보였다. 양산차 시장에 뛰어들겠다는 게 아닌, 이 안에 들어간 첨단 전자장비를 앞세워 완성차 부품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겠다는 전략이다. (출처=CES 2020 미디어)

CES 2020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브랜드 가운데 하나가 일본 전자업체 소니(SONY)였다.

엔터테인먼트와 게임기, 광학기기 등을 만드는 소니는 이번 행사에 전기차 콘셉트카 ‘비전-S’를 내놨다. 차 이름도 전기차 시대를 겨냥한 ‘소니의 비전’을 뜻한다.

소니 비전-S는 차 안팎의 33개 센서로 주변 환경을 감지한다.

운전석과 동반석 앞쪽에는 와이드스크린 디스플레이를 깔았다. 오디오로 이름난 소니의 명성에 어울리게 정교하고 세밀한 오디오 음향도 구현해 냈다.

무엇보다 지금 당장 전시장에 내놔도 팔릴 법한 세련된 디자인이 눈길을 끌었다. 그렇다면 정말 소니가 이 콘셉트를 바탕으로 양산차를 내놓을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양산 가능성은 극히 낮다.

2010년대 들어 자동차 산업이 내연기관에서 친환경 전동차로 빠르게 이동했다. 글로벌 전자기업 가운데 일부도 자동차 산업 진출을 공언했다.

전자기업이, 예컨대 삼성전자가 자동차 전장기업을 인수할 때면 여러 전문가가 득달같이 달려들어 “삼성전자의 자동차 시장 진입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나 전자기업의 자동차 산업 진출은 얻는 것보다 잃을 게 더 많은, 커다란 ‘악수’ 가운데 하나다.

일단 시장 장악이 어렵다. 이미 연간 9000만 대에 달하는 자동차 시장에서 30여 개 브랜드가 치열하게 경쟁 중이다. 자동차를 팔려면 공장도 지어야 하고 판매망도 구축해야 한다. 물론 서비스망은 필수다.

그 대신 기술력을 앞세워 부품을 개발하면 9000만 대 시장에 단박에 뛰어들 수 있다.

결국, 여러 전자기업이 자동차 산업 진출을 공언했다가 백기를 들고 투항 중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영국의 이름난 전자기업인 ‘다이슨’이다.

진공청소기로 이름난 다이슨은 “전기모터 하나는 우리가 끝내주게 만든다”며 2017년 전기차 시장 진출을 공언했다. 투자금도 3조 원에 달했다.

그러나 2년여 만인 지난해 10월 ‘전기차 시장 진출 포기’를 선언했다. 창업자 제임스 다이슨은 “추가 투자를 위해 투자자를 찾으려고 노력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며 시장 진입 의지를 접었다.

상황이 이런데 소니가 자율주행기반 전기차 콘셉트를 내놓은 이유는 무엇일까. 해답은 바로 그 안에 들어가는 첨단 전자부품을 팔기 위해서다.

무엇보다 소니의 이번 CES 2020 전시 전략이 주효했다. 상상 속에 존재할 만한 ‘콘셉트카’를 내놓았다면 오히려 세간은 시큰둥한 관심을 보였을 테지만 양산차에 가까운 디자인을 내놓은 게 주효했다.

“소니가 자동차 시장에 뛰어들 수 있다”라는 가능성으로 포장한 셈이다. CES 2020 전시 전략에서 가장 성공한 브랜드는 삼성도 현대차도 아닌, 바로 소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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