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ㆍ위메프 등 이커머스, 이번엔 '배달공룡'과 혈투 예고

입력 2019-12-1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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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민ㆍ요기요 합병 직후 위메프오, 중개수수료 동결 등 차별화 전략 발표…배달앱 VS 이커머스 격돌 불가피

(일러스트=손미경 기자 sssmk@)

배달의민족이 요기요와 합병을 발표하면서 배달앱 시장이 요동치는 가운데 이커머스 업체들의 도전이 이어지고 있어 5조 배달앱 시장을 둘러싼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위메프는 배달·픽업 서비스인 ‘위메프오’의 중개수수료를 최소 2년 동안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위메프오는 ‘착한배달 위메프오’ 캠페인을 통해 입점한 자영업자들의 부담을 낮출 계획이라고 17일 밝혔다.

이번 정책에 따라 지역 업주들은 업계 최저 수준인 위메프오 수수료를 장기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노출을 늘리기 위한 광고수수료와 매달 고정적으로 지출하는 입점비용 부담도 지지 않는다. 위메프의 이날 발표는 이커머스 강자인 쿠팡에 이어 또 다른 이커머스업체의 배달앱 시장에 도전장인 셈이다. 이들은 후발주자이지만 입점수수료 무료, 배달비 제로 등을 앞세운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배달공룡’에 정면승부를 걸겠다는 것.

위메프오는 입점 업체들에 고객 주문금액에 비례해 책정하는 수수료만 부과하게 된다. 위메프오는 주문 고객들에게 중개수수료를 상회하는 수준의 적립금을 환급하는데 이 역시 입점업체가 아닌 본사가 직접 부담하기로 했다. 현재 위메프오에는 1만3000개 이상의 매장이 입점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위메프의 이 같은 전략이 앞서 진행된 배달의민족과 요기요의 합병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위메프오와 마찬가지로 5월 론칭한 쿠팡의 쿠팡이츠도 배달앱을 위협하는 존재다. 5월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서비스에 들어간 쿠팡이츠는 치킨과 햄버거, 피자 등의 배달 중개 서비스에 직접 배달까지 해주는 서비스다. 쿠팡이츠는 기존 배달앱의 평균 배달 소요시간이 40~50분임을 감안해 30분 배달을 내걸며 빠른 서비스로 무장했다.

배달의민족은 요기요와의 합병을 발표하면서 일본계 거대 자본을 등에 업은 C사와 국내 대형 플랫폼 등의 잇따른 진출에 거센 도전을 받아왔다고 지적해 이미 쿠팡을 불편한 도전자로 지목해왔던 터다.

이에 따라 배달앱 대 이커머스 간 격돌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으며, 내년부터는 배달앱의 수성과 이커머스의 도전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커머스가 배달 시장에 뛰어드는 이유는 높은 성장률 때문이다. 하나금융투자 자료에 따르면 2015~2018년 글로벌 온라인 배달시장 규모는 연평균 25% 성장했고 2025년까지 연 15% 성장이 가능할 전망이다. 한국의 배달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총 20조 원, 이 중 배달앱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의 15% 수준인 3조 원에 달한다. 올해 배달앱 시장은 5조 원대로 추산된다. 특히 2013년 3300억 원에 불과하던 배달앱 시장은 6년 만에 15배가량 몸집을 키웠다.

배달앱의 경우 배달의민족과 요기요가 주문 시 가격 인하 등을 경쟁적으로 내걸며 시장 규모를 키워왔다. 그러나 경쟁사 간의 합병으로 더 이상 경쟁이 무의미한 독과점 체제가 구축됐다. 업계에서 이커머스의 거센 도전에 기존 배달앱이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를 의식한 듯 김범준 우아한형제들 차기 CEO는 17일 오후 2시 전 직원과의 대화 시간인 ‘우수타(우아한 수다 타임)’에서 “중개수수료 인상은 없고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이에 더해 “중개 수수료를 업계 통상 수준의 절반도 안 되는 5.8%로 낮추고 소상공인에게 부담을 주던 ‘깃발꽂기’를 3개 이하로 제한하고 요금도 동결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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