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국감] 법사위 여야, '조국 수사' 윤석열 두고 뒤바뀐 입장

입력 2019-10-17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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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섭섭' 민주 “검찰 개혁" vs '지지' 한국 "철저한 수사"

▲윤석열 검찰총장이 17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17일 대검찰청을 대상으로 국정감사를 실시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의혹 관련 수사를 두고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그러면서 윤석열 검찰 총장에게는 인사청문회 시점과 비교해 완전히 뒤바뀐 시선을 보냈다.

석 달 전 윤 총장 임명을 적극 반대했던 자유한국당 등 야당 의원들은 조 전 장관에 대한 검찰 수사를 지지하는 발언을 이어간 반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장제원 한국당 의원은 "(그동안 윤 총장에 대해) 제가 적대감을 가져왔다. 쓴소리도 많이 하고, 전투력도 타오르고 (했다)"면서 "하지만 오늘은 서초동에 오면서 (윤 총장이) 얼마나 힘들까 짠한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같은 당 이은재 의원도 "정적을 향해 칼을 휘두를 때는 영웅으로 추대하다가 (조 전 장관 수사를 시작하니) 만고의 역적으로 몰고 있다"며 "조작된 여론과 군중을 이용해서 검찰권을 조롱하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여당을 겨냥하며 검찰을 두둔했다.

정갑윤 한국당 의원도 "검찰의 위상 정립을 위해 총장 해 오신 대로 역할을 잘해 달라"고 당부했다.

반면 민주당 의원들은 여권을 향해 칼을 빼 든 윤 총장에게 섭섭한 감정을 감추지 못했다. 김종민 민주당 의원은 "절반에 가까운 국민이 검찰을 비판하고 불신하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며 "비판과 불신이 전체 국민의 목소리가 아니더라도 왜 생겼는지, 문제가 뭐였는지, 개선 방향은 무엇인지 정리해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표창원 민주당 의원은 "국정원 댓글 사건 때 수사외압 발언과 좌천성 인사로 고난을 겪을 때마다 국민이 응원과 격려를 했다. 그런데 지금 조 전 장관 관련해 그때 지지했던 국민이 윤 총장을 비난하거나 비판하고 있다"며 "반대로 과거 윤 총장을 비판했던 사람이 보호하거나 옹호하는 아이러니가 목격된다"고 말했다.

이는 윤 총장 인사청문회 당시 여당은 '적임자'라며 윤 총장을 지지했고, 야당은 임명을 적극 반대한 것과 180도 바뀐 모습이다.

이에 대해 윤 총장은 "저희를 비판하는 여론은 겸허히 받아들여 반영하고, 응원해주시는 분들에겐 감사하는 마음으로 생각하면서 일할 뿐"이라며 "국가 공직자로서 맡은 직분을 다할 뿐"이라고 말했다.

조 전 장관 일가 의혹 관련 수사와 관련해선 민주당은 '검찰개혁'을 한국당은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한국당은 조 장관 배우자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건강상태에 대한 질의에 집중했다. 정 교수 측은 정 교수가 최근 뇌종양, 뇌경색 등 진단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검찰은 정 교수에 대한 건강상태를 어떻게 파악하고 있나. 조사를 받을 수 없는 상태냐"며 "검찰에 제출한 서류가 진단서가 아니고 입원증명서고 진료과가 신경외과, 신경과가 아니라 정형외과"라고 지적했다. 그는 "객관적 증명 자료로 볼 수 있냐"고 따졌다.

이 가운데 정 교수가 입원 진료를 받았다고 알려진 정동병원은 "뇌질환 진단서를 발급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정동 병원은 "본원은 정경심 교수의 뇌종양·뇌경색 진단서를 발급한 바가 없다"며 "이와 관련된 어떠한 의혹도 저희 병원과는 관계가 없음을 알려드린다"고 전했다.

주광덕 한국당 의원은 "조 전 장관이 사퇴했다고 수사가 유야무야된다면 이후 소모적 논쟁, 맹목적 지지자들 간의 국론 분열이 심할 것"이라며 "국익 위해서라도 이 사건은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히 수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장제원 의원은 "청와대와 여당이 검찰개혁을 가장한 검찰 장악을 주도하고 있다"며 "윤 총장은 지금 하는 그대로 그 자리에서 증거와 범죄를 갖고 수사해달라"고 촉구했다.

반면 민주당은 과거 정권서 이뤄졌던 '살아있는 권력' 수사 때와 달리 조 전 장관에 대한 수사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종민 민주당 의원은 "DJ(김대중 전 대통령) 아들, YS(김영삼 전 대통령) 아들 모두 현직 대통령일 때 수사"라며 "그때도 당사자들은 불만을 이야기했지만 국민이 당사자에 동조해 '과잉수사'라고 한 적은 없다. 왜 차이가 있는지 심사숙고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목적이 정당했냐, 과정이 정당했느냐에 관한 불신이 심하다"며 "이번 수사가 끝나면 검찰 내부를 한번 돌아보라. 국민의 비판, 불신이 왜 생겼는지, 문제가 뭐였는지, 개선방향이 뭔지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윤 총장은 한 달 넘은 수사에도 성과가 없다는 지적에는 "수사 결과가 없는 게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법무부 장관 후보자, 장관 사건이라 그런 게 아니라 제가 대검에 오고 난 뒤 수사 공보를 글로벌 스탠다드 (수준으로) 업그레이드해야 한다(고 했다)"며 "이번 수사에 들어갈 때 보안 절차를 더 밟고 다른 사건에 비해 더 각별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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