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폐쇄 3년] 세계 M/S 30% 대화연료펌프 기업회생절차에…“정부 방관에 더 이상 버티지 못해”

입력 2019-02-10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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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옥 대화연료펌프 회장(사진제공=대화연료펌프)

굴지의 국내 연료펌프 업체로 탄탄대로를 걸었던 ㈜대화연료펌프가 개성공단 가동중단 3년차를 버티지 못하고 부도처리 됐다. 개성공단 생산이 막혀 국내외 사업장 가동으로 돌파구를 마련하기도 했지만 끝내 수억 원대의 자금을 결제하지 못해 일손을 놓게 됐다.

10일 개성공단 입주기업 등에 따르면 인천 송도국제도시 지식정보산업단지에 본사를 두고 있는 ㈜대화연료펌프가 지난 1일 은행권의 대금상환기일을 지키지 못해 결국 지난 7일자로 금융결제원 당좌거래정지 명단에 포함됐다. 당좌거래정지는 곧 부도를 말한다. 대화연료펌프 측은 당좌거래 정지 이후 며칠간 은행권과 동료 사업가에게 자금 수혈을 요청하고, 계열사 등과 함께 대책회의를 열었지만 뾰족한 해법을 찾지 못했다.

이 때문에 이후 대화연료펌프 측은 송도 공장 및 계열사 동산 등을 담보로 기업회생절차를 밟는다는 방침이다. 기업회생절차는 법원 관리 아래 진행되는 기업 구조조정 절차로 과거 법정관리에 해당된다. 해당 기업을 살리는 것이 청산할 때 가치보다 높고, 회생 가망이 있다고 판단될 때 진행된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유동옥 대화연료펌프 회장은 "개성공단 가동중단이 이처럼 처참한 상황을 만들었다"고 호소하고 있다. 정부를 믿고 개성공단에 연구소와 생산공장을 지은 탓에 3년 가까이 가동이 중단되자 결국 대화연료펌프의 근간마저 무너지게 됐다는 입장이다. 유 회장은 개성공단 기업책임자회의 초대 회장이기도 하다.

유 회장은 "모든 것을 쏟아부었는데, 갑자기 문이 닫혀 3년간 아무것도 가져오지 못하고 어렵게 버텨오다가 결국 이렇게 됐다"며 "본사는 그렇다치고 협력업체가 80여군데나 되는데, 당장 그 식구들이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막막하다"고 털어놨다.

유 회장은 "자신과 같은 처지에 있는 개성공단 입주업체가 123개나 되고, 그 협력업체만 6000~7000여개가 된다"며 "통일부가 이걸 아는지, 소위 '윗분'들이 어떻게 우리 국민을 이렇게 방치하는지 묻고싶다"고 날을 세우기도 했다.

대화연료펌프는 1988년 설립된 자동차 엔진용 부품 제조업체로 2005년 개성공단에 진출했다.

창업주인 유 회장은 1980년 현대자동차에서 근무할 당시 기계식 연료펌프 국산화에 도전했고, 이후 창업에 나서며 1988년 연료펌프 국산화에 성공한 뒤 사명을 대화연료펌프로 바꿨다.

대화연료펌프는 연료펌프 세계시장 점유율 30%로 1위 기업이다. 지난해 매출 400억 원을 넘겼고, 수출 비중이 80%에 달한다. 부도 전까지 미국 GM, 포드, 일본 도요타 등 10여개 브랜드별로 제품을 생산해왔다.

대화연료펌프는 개성공단에 생산시설과 연구소를 세웠다. 연구소까지 세운 업체는 입주기업 가운데 유일했다. 가동 중단 후 개성공단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 인천 송도 공장과 인도네시아 공장 확장 공사에 들어갔다. 주력 제품인 연료펌프 60%, 오일필터류 80%를 개성공단에서 생산했기 때문이다.

유 회장은 “개성공단 철수로 원가 경쟁력이 높아진데다, 해외 거래업체가 대금을 제때 주지 않아 어려움이 가중됐다"며 "결국 개성공단 중단이 부른 처참한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가동중단 3년이 되니까 더 이상 견딜수가 없다"며 "정부가 북미협상 탓만 할 게 아니라 우리 기업, 우리 국민의 살길을 위해서라도 하루 빨리 개성공단을 열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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