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재계혼맥]효성그룹, 전직 대통령 3명과 혼맥… 정ㆍ관계 촘촘히 연결

입력 2013-02-25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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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가(家)는 정재계 ‘그물망 혼맥지도’의 대표적인 집안이다. 특히 정·관계 유력 인사들과 촘촘하게 연결돼 있다.

효성가는 1906년 일제강점기에 경남 함안에서 태어난 고(故) 조홍제 창업주의 계보를 잇는다. 조 창업주는 ‘늦되고 어리석다’는 뜻의 스스로를 낮춘 ‘만우(晩愚)’라는 호를 썼다. 17세에 신학문을 접하고 불혹(40세)이 넘어 사업을 시작하는 등 출발이 늦었지만 범상치 않은 사업 수완을 보였다.

조 창업주는 해방 후인 1948년에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와 함께 삼성물산공업을 설립하면서 경제인으로서의 삶을 시작했다. 그러나 10여년 뒤 삼성과의 관계를 청산하고, 1962년 효성그룹의 시초인 효성물산을 만들며 독자 경영에 나섰다. 당시 조 창업주의 나이는 56세였다.

기술력을 최고의 가치로 삼은 조 창업주는 60세가 되던 해에 나일론원사를 생산하는 동양나이론(현 효성)을 설립한다. 또 부실기업이었던 조선제분, 한국타이어, 대전피혁을 인수해 정상화시켰다. 이는 훗날 효성그룹을 일구는 원동력이 됐다.

조 창업주는 경영 성과 외에도 자녀들의 혼사를 통해 재계에서 보기 드문 명문가를 이뤄냈다. 효성가의 혼맥지도에는 전직 대통령 3명과 유명 정치인, 장관들이 줄지어 등장한다.

◇권문세가와 잦은 인연, 조석래 회장 일가 = 조 창업주는 고(故) 하정옥 여사와의 사이에 3남2녀를 뒀다. 조 창업주는 1970년대 들어 석래·양래·욱래 회장 삼형제에게 주력기업을 하나씩 맡기면서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뗐다.

장남인 조석래(78) 효성그룹 회장은 학자의 꿈을 키워가다 아버지의 요청으로 1960년대 말 경영에 참여했다. 조 창업주가 경영에서 물러난 뒤에는 효성의 뿌리라고 할 수 있는 효성물산, 동양나이론, 동양폴리에스터, 효성중공업 등을 맡았다.

효성가와 정재계의 광범위한 혼맥은 조석래 회장부터 출발한다. 조 회장은 송인상 한국능률협회 명예회장(전 재무부 장관)의 3녀 송광자(69) 여사와 혼인하면서 세도가는 물론 SK그룹, 신동방그룹, 단암산업과 인연을 맺게 된다.

송 명예회장의 장녀 송원자(74) 여사와 이봉서(77) 단암산업 회장 슬하의 혜영씨는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총재의 장남인 정연(50)씨와 혼인했다. 차녀 송길자(71) 여사와 신명수(72) 전 동방그룹 회장의 첫째딸 정화(44)씨는 노태우 전 대통령의 아들이자 최태원 SK 회장의 처남인 재헌(48)씨와 짝을 이뤘다. 이로써 효성가는 SK 가문을 통해 이후락 전 중앙정보부장, 한화·CJ 등 다른 대기업과 다소 먼 사돈관계로 연결된다. 하지만 현재 정화·재헌씨가 이혼 소송 중인 것으로 알려져 혼맥지도가 바뀔 수도 있다.

조 회장과 권문세가의 인연은 자식 세대에도 이어진다. 장남 조현준(45) 효성 사장(섬유PG장)은 이희상 운산그룹 회장의 막내딸인 미경(37)씨와 결혼했다. 미경씨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3남 재만씨의 아내인 이윤혜씨의 동생이다. 결국 조 회장과 전 전 대통령은 ‘사돈의 사돈’인 셈이다.

차남 조현문(44) 효성 사장(중공업PG장)은 이부식 전 해운항만청장의 장녀인 여진(39)씨와 백년가약을 맺었다. 삼남 조현상(42) 효성 부사장(산업자재PG장)은 김여송 광주일보 사장 딸인 유영(32)씨와 결혼했다.

▲서울 마포구 공덕동 효성빌딩. (사진=이투데이 DB)

◇조양래 회장도 대통령 집안과 혼사 = 전직 대통령과의 혼맥은 조홍제 창업주의 차남인 조양래(76) 한국타이어 회장 일가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조 회장은 홍문자(72) 여사와의 혼례를 통해 홍긍식 전 변호사협회장 집안과 사돈을 맺는다. 슬하의 2남2녀 중 장녀인 희경(47)씨는 노정호(51) 연세대 법학 교수와 결혼했다. 차녀 희원(46)씨는 재미교포와 살고 있다.

장남 조현식(43)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사장은 학자 집안의 차진영(36)씨와 결혼했다. 진영씨의 아버지는 차동환 카이스트 교수로, 고(故) 설경동 대한전선 창업주의 둘째 사위이기도 하다.

조 회장 가문에서 가장 눈에 띄는 혼사는 막내아들인 조현범(41) 한국타이어 사장과 이수연(38)씨의 인연이다. 수연씨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셋째딸이고, 큰아버지인 이상득 전 국회의원은 구자두 LG인베스트먼트 회장과 사돈을 맺고 있다. 이로써 조 회장 일가는 범 LG가와도 연결된다.

◇조석래·욱래 회장 형제 신동방 통해 겹사돈 = 삼형제 중 막내인 조욱래 DSDL(옛 동성개발) 회장은 20대 후반의 젊은 나이에 대전피혁을 물려받아 사업에 뛰어들었다.

조 회장의 장인은 고(故) 김종대 전 농림부 장관이다. 김 전 장관은 고(故) 신덕균 신동방그룹 창업주의 부인인 김영자 여사의 남동생이자, 조석래 회장의 손위동서인 신명수 전 신동방그룹 회장의 외삼촌이다. 따라서 조 회장은 김은주(58) 여사와의 혼인으로 큰형수 집안과 겹사돈을 맺게 된다.

조 회장의 자녀는 현강(37)·윤경(35)·현우(30)씨 등 3남매다. 이중 현강·현우씨는 프레이저플레이스 호텔의 임원(이사)으로 돼 있을 뿐 사촌형제들과 달리 경영 전면에 나서지 않고 있다. 조 회장은 장녀인 윤경(35)씨와 홍석융 신라저축은행 전무의 혼사를 통해 정치권 인사와 ‘사돈의 사돈’으로 연결된다. 윤경씨의 시아버지는 권노갑 전 민주당 최고위원의 사돈인 홍준기 신라컨트리클럽 회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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