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가 여풍당당]⑦이화경 오리온그룹 사장

입력 2010-11-16 11:00수정 2010-11-16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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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감성의 CEO…'스피드 경영'으로 대박

오리온그룹은 동양그룹 창업주인 고 이양구 회장이 1934년 풍국제과를 인수하고 1956년 동양제과공업 주식회사를 설립하면서 기업의 역사가 시작됐다. 이후 이 회장의 병환으로 2001년 동양그룹에서 자연스럽게 분리된 오리온그룹은 지난해 1조5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재계 순위 60위권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오리온그룹은 현재 오리온과 미디어플렉스 등 상장사 2개와 건설사 메가마크 등 12개의 비상장사, 랑방애보식품유한공사 등 16개의 해외법인을 두고 있다.

제과기업으로만 알려져 있는 오리온은 엔터테인먼트와 건설사업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1996년 오리온레포츠를 설립해 프로농구팀인 대구 오리온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미디어플랙스로 영화제작, 배급에도 나섰다.

또 스포츠토토로 국내 스포츠 진흥에도 힘쓰고 있으며 메가마크, 리버칠십이, 강해림, 미소인 등을 잇따라 인수하면서 건설사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그룹 계열사인 미디어플렉스를 통해 참살이탁주와 남한산성소주를 생산하는 참살이L&F를 인수하며 막걸리 및 주류 사업에 본격 진출했다.

동양그룹과 오리온그룹은 재계에서 ‘사위경영’으로 유명하다. 동양그룹은 고 이양구 회장의 큰 딸인 이혜경씨의 남편 현재현씨가 동양그룹 회장직에 있고 둘째 딸 이화경씨의 남편 담철곤씨는 오리온그룹 회장직에 있다.

그러나 이화경 오리온그룹 사장(사진)은 사위경영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1975년 평사원으로 입사해 26년 동안 각 부서를 돌며 업무를 익혀왔고 지금까지 남편과 함께 경영 전면에 나서 그룹을 일군 장본인이기도 하다. 현재 오리온그룹의 지분은 이화경 사장이 16.49%로 최대주주이며 담철곤 회장이 14.69%로 2대주주다.

이화경 사장은 업계에서 섬세하면서도 열정적이며 업무 스타일이 고 이양구 회장을 닮아 의사판단이 매우 빠른 CEO로 정평이 나 있다.

2003년 ‘100대기업 비서들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월간 현대경영 주관 설문, 2003년 8월호) ‘신세대 여비서들이 모시고 싶은 CEO’로 이화경 사장이 뽑혔다. 그만큼 이화경 사장의 업무에 있어서의 유연함과 직원들에 대한 세심한 배려는 대내외적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 사장은 이화여대 사회학과 출신으로 1975년에 동양제과(지금의 ㈜오리온)에 ‘사원’으로 입사했다. “내 딸이라도 특혜는 없다”는 창업주의 뜻에 따라서였다. 그리고 2000년 11월 26년 만에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대표이사 자리에 오르기까지 구매부, 조사부, 마케팅부 등 각 부서에 근무하며 현장의 분위기와 실무진의 고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이 사장은 직원들과 직접 회의를 통해 유연한 조직문화 형성에 앞장서고 있으며 직원들의 어려움과 아이디어를 직접 듣기 위해 애쓰고 있다.

특히 마케팅담당 상무 시절 당시 ‘정(情)시리즈’ 광고 덕분에 초코파이는 매출이 두 배 이상 오르는 등 대박을 터뜨렸다. 그것을 기회로 오리온 초코파이는 명실상부한 글로벌 제품으로 오늘날 자리매김하게 됐다.

오리온그룹 직원들은 이화경 사장을 열정적인 CEO라고 평한다. 사업 방향을 결재만 하는 CEO가 아닌 ‘현장경영’을 강조하는 CEO이기도 하다. 직원들과 직접 회의를 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며 영화 사업을 담당하는 CEO로서 하루 종일 영화를 보기도 한다.

오너이자 전문경영인으로서 관객의 입장, 소비자의 입장에서 늘 고민하는 이 사장의 면모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이와 관련해 이 사장은 “본인이 재미있고 감동을 받아야 관객들에게 권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라고 말한다.

이 사장이 경영을 맡고 있는 미디어플렉스는 올해 ‘의형제’를 개봉하며 대박행진을 이어가고 있으며 CJ엔터테인먼트, 롯데엔터테인먼트와 함께 국내 3대 메이저 배급사로 투자, 제작, 배급 시장을 주도하고 있기도 하다.

이 사장은 평소 ‘스피드 경영’을 강조하는 CEO답게 빠른 의사결정과 아이디어가 화제가 되기도 한다. 얼마 전 드라마 ‘내이름은 김삼순’ 중에서 초코파이 먹는 장면을 우연히 시청하던 이 사장은 이 순간을 그냥 놓치지 않았다.

광고로 제작해야겠다는 아이디어를 제안해 다음날 아침 회의를 소집했고 하루 만에 광고를 제작, 같은 주 방송을 시작했다. 광고업계에 전무후무한 기록으로 이 사장의 ‘스피드경영’과 여느 CEO와는 다른 독특한 아이디어로 무장한 경영인임을 엿볼 수 있는 사례다.

◇아버지를 빼닮은 둘째딸 이화경 = 이화경 사장은 “기업은 성장성을 만들어내야 합니다. 어제를 넘어서고자 하는 창업주 정신이 오리온 발전의 원동력”이라고 강조한다.

이화경 오리온그룹 사장은 주변에서 지난 1989년 작고한 동양그룹 창업주이자 아버지인 고 이양구 회장을 닮아간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고 있다.

서남 이양구 회장은 함경남도 함주 출생으로 1947년 단신 월남해 서울에서 과자판매업을 시작했고 1951년 삼양물산공사를 설립한 이후 회사가 번창하면서 ‘설탕왕’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서남은 1953년 풍국제과판매주식회사를 설립하는 등 식품사업에 주력하다 1956년 삼척시멘트주식회사를 인수하며 사업의 발판을 넓혀갔다. 이후 1984년 일국증권(현재 동양증권)을 인수하며 현재의 동양그룹, 오리온그룹을 일궜다.

이화경 사장은 지난 1997년 사내 보급용으로 아버지의 일대기를 담은 책을 발간했다. 서남 이양구 회장의 일대기를 담은 ‘사람을 사랑한 함경도 아바이’는 오리온그룹 내에서 스테디셀러로 있다.

“개인적으로는 친구 같은 아버지셨고, 비즈니스에서는 좋은 역할 모델입니다. 어떤 난관 속에서도 긍정의 힘을 발견하는 불굴의 의지나 자유정신은 지금도 본받으려 노력하고 있어요”.

이 사장은 내 속에 아버지가 계시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다며 사업을 할수록 아버지를 닮아가는 것 같다고 말한다.

이양구 회장의 기업가 정신을 통해 기업 성장의 새로운 에너지를 찾고자 한다는 설명이다.

“아버지는 제과에서 출발해 시멘트까지 당신이 하고자 하는 사업은 어떤 난관이 있어도 이뤄내셨습니다. 기업가 정신과 모험심이 부족한 현대에 좋은 귀감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이 사장은 스스로 ‘창업 1.5세대’라고 부른다. 오리온제과를 이어받았지만 현재는 그것을 넘어선 상태. 2001년 그룹에서 분리된 후 오리온은 제과에서 벗어나 엔터테인먼트 분야 대표 기업으로 성장했다. 올해 영화 ‘의형제’를 흥행시키며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이 사장은 최고 파워우먼으로 손꼽힌다.

이화여대 사회학과를 졸업한 이 사장은 창업주 뜻에 따라 말단 사원으로 회사생활을 시작했다. 오리온 마케팅담당 상무 시절 ‘정(情) 시리즈’ 광고를 진두지휘해 현재 초코파이 신화의 근간을 만들어 내기도 했다.

◇이화경 사장은 누구 = 이화경 오리온그룹 사장은 지난 1989년 작고한 동양그룹 이양구 회장의 둘째 딸로 1956년 서울에서 태어나 이화여자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했다.

“내 딸이라도 특혜는 없다”는 이 회장의 방침에 따라 1975년 평사원으로 동양제과에 입사해 구매부 차장, 조사부 이사, 마케팅부 이사 등을 거쳐 1997년 동양제과 부사장으로 취임했다. 이 사장은 1998년 스위스 경제포럼(WEF)이 뽑은 98년 ‘미래의 세계지도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2001년부터 오리온그룹 사장에 취임했고 미디어플렉스 경영을 총괄하면서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올해 영화 ‘의형제’가 흥행하며 엔터테인먼트 업계 우먼파워를 입증했다. 고등학교 시절에 만난 담철곤씨와 10년 열애 끝에 결혼해 1남1녀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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