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재무분석] 이수화학, 매출 1조5000억 한계기업?

입력 2020-06-2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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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그룹 계열의 석유화학업체 이수화학이 수익성 악화 늪에 빠졌다. 연 매출은 1조5000억 원을 넘지만, 영업이익은 100억 원이 채 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이자보상배율이 1배를 밑도는 한계기업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붙는다.

이수화학은 1969년 설립됐으며 합성세제 원료인 LAB(연성알킬벤젠), N-P(노말파라핀) 등을 국내에서 유일하게 생산하고 있는 이수그룹의 주력 화학계열사다. 올해 1분기 말 현재 이수와 이수엑사켐 등 특수관계인이 39.59%의 지분을 갖고 있다.

이수화학은 LAB 국내 독점 생산체제와 세계 상위권의 시장 지위를 보유하고 있는 가운데 주원료인 N-P의 자체 조달 및 외부 판매기반을 보유하고 있어 전반적인 사업 안정성이 우수하다. 실제 최근 5년간 매출 추이를 보면 2015년 연결기준 1조4712억 원에서 2016년 1조5154억 원으로 소폭 늘었고 지난해 1조5162억 원을 기록하는 등 꾸준하게 1조5000억 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수익성 측면에서는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특히 2018년 들어 수익성 악화가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수화학은 2016~2017년만 해도 300억~600억 원대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영업이익률로 보면 2016년 4.1%, 2017년 2.1%였다. 하지만 1년 뒤에는 영업이익률이 0.5%로 떨어졌고 작년과 올해 1분기 각각 0.6%, 0.4%를 기록하며 3년째 1%를 밑돌고 있다.

수익성 저하는 전체 매출 중 1%에 불과한 의약사업부문의 부진에 기인한다. 의약 사업의 영업손실은 2017년 80억 원에서 2018년 124억 원으로 늘었다. 여기에 2018년 건설 부문 수익이 적자로 돌아서면서 전체 영업이익 규모를 크게 줄였다. 2019년에는 의약 부문 적자 폭이 158억 원으로 늘었고 올 1분기 들어서도 적자는 계속되고 있다.

이수화학은 영업현금 창출 능력이 저하되면서 외부 차입에 따른 이자 상환 여력에도 문제가 생겼다. 유가 상승 등에 따른 운전자금 증가와 이수건설을 비롯해 여타 관계사에 대한 지분투자, 설비 신설 등으로 순차입금이 증가하는 추세다. 부채비율도 2018년 132.5%에서 올해 1분기 190.2%까지 증가했다. 회사가 한해 지출하는 이자 비용은 200억 원 안팎 수준이다. 반면 영업이익은 90억 원대 이하여서 이자보상배율은 0.3~0.5배에 불과하다.

한국기업평가 유준위 연구원은 “올해 유가 하락 영향으로 매출은 줄고 수익성은 회복될 것으로 보이지만, 스프레드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외생변수들의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중기적으로 실적 가변성이 높을 것”이라며 “경상적 수준의 투자를 유지해 재무안정성 제어는 가능할 전망이지만, 이수건설 등 계열 관련 재무 부담은 신인도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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