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육가공 업계, ‘안전 불감증’ 경고음...코로나 관련 정보 안갯속

입력 2020-05-26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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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육가공 업체 스미스필드푸드의 사우스다코타주 수폴스 공장 전경. AP연합뉴스

미국이 경제 재개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확산의 온상으로 지목됐던 육가공 업체들도 닫았던 공장 문을 속속 열고 있다. 그러나 이들이 확진 관련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은 채 불안한 재개를 서두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 최대 육가공 업체 스미스필드푸드가 공장 재가동에 들어갔다. 노스캐롤라이나 타르힐에 위치한 스미스필드푸드 공장은 고용 인력만 4500명에 달하고 하루 최대 3만 마리의 돼지를 도축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육가공 공장을 강타한 상황에서 이 공장에서도 상당수의 확진자가 발생했지만 정확한 숫자는 아무도 모른다. 스미스필드는 확진 판정을 받은 근로자 수 등 정확한 정보를 주와 보건당국 어디에도 제공하지 않았다. 이 같은 정보 비공개와 불투명성은 육가공 업체 전반에서 나타나고 있다.

대다수 공장들이 구체적 정보를 제공하지 않아 코로나19 확산이 통제됐는지 제대로 판단할 방법이 없다고 NYT는 지적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난달 말 육가공 업체 근로자 약 5000명이 감염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비영리기관 FERN은 지난주에 그 수가 1만7000명을 넘는다고 추산했다.

그 와중에 육가공 업체들이 공장 재가동에만 속도를 내고 있어 근로자 및 지역사회의 공중보건이 위험에 처했다고 NYT는 비판했다. 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이 관련 정보를 은폐해 국제사회의 거센 비난을 받아왔는데 미국 육가공 업체들도 별반 다를 게 없는 셈이다.

육가공 업체들이 정보의 투명한 공개에 미적대는 데는 주와 지방 정부들의 소극적인 태도가 한몫 하고 있다.

코로나 확산으로 육가공 공장이 문을 닫으면서 육류 공급 대란 조짐이 발생하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급기야 공장을 강제로 재가동할 수 있는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그러나 행정명령은 근로자 검사 등 안전조치를 중요하게 다루지 않았다.

육가공 공장들이 위치한 지역의 보건당국들도 업체를 상대로 검사 시행을 독려했지만 명령은 꺼렸다. 아이오와주의 댈러스 카운티는 4월에 육가공 업체 타이슨푸드에 서한을 보내 직원들에게 검사 키트를 제공할 것을 요구했다. 애초 해당 조치를 즉시 실행할 것을 강력히 요청하는 내용이었으나 문구가 수정됐다. 댈러스 카운티 변호사는 타이슨푸드에 검사를 명령할 권한이 주 보건당국에 없다는 이유로 한발 물러섰다고 밝혔다.

또 지역 정부가 육가공 업체들과 척을 지는 것을 꺼리는 것도 업체들을 강하게 밀어붙이지 못하는 이유라는 분석이다. 피트 리케츠 네브래스카 주지사는 “업체들의 동의 없이 육가공 공장의 구체적인 확진자 수를 공개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육가공 업체들의 정보 공개가 법적 의무는 아니다. 그러나 법률 전문가들은 공중 보건 측면에서 정보 비공개는 타당한 이유가 될 수 없다고 지적한다.

니콜 후버펠트 보스턴 대학 공중보건 전문가는 “특정 지역의 확진자 수를 지역사회에 알리는 것은 공중 보건의 기본”이라면서 “사람들이 노출됐다는 사실을 알고 적절하게 행동하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들 업계의 정보 불투명성은 지역의 최대 고용주로서 책임감 있는 자세가 아니라는 비판도 나온다.

확실한 정보가 공개되지 않은 채, 감염된 근로자 격리가 지연된 데 이어 공장 재가동에도 나서는 등 육가공 업체들의 ‘안전 불감증’에 경고음이 켜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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