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K-백신' 개발은 어디까지 왔나

입력 2020-05-19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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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넥신, 내달 임상 준비…SK바이오사이언스ㆍ신라젠도 속도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종식을 위해 전세계가 발 벗고 나선 가운데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도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미국의 모더나가 임상 1상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확인하면서 국산 백신의 개발 속도와 성공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인체 임상 진입이 가장 빠를 것으로 보이는 국내 개발 코로나19 백신은 제넥신을 포함한 산학연 컨소시엄이 연구하고 있는 'GX-19'다. GX-19는 제넥신과 바이넥스, 국제백신연구소, 제넨바이오, 카이스트, 포스텍 등 6개 기업ㆍ기관 컨소시엄이 개발 중인 코로나19 DNA백신 후보물질이다.

DNA 백신은 체내 바이러스를 무력화시키는 항원이 생성될 수 있도록 특정 유전자를 인체에 투입,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기전을 갖고 있다. 제넥신은 GX-19를 영장류에 투여해 야생형 코로나19 바이러스(SARS-CoV-2)에 대항하는 중화항체 생성을 확인했다. 이달 중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임상시험 신청 자료를 제출, 6월 초 본격적인 임상시험에 나설 계획이다.

이번 컨소시엄에서 DNA 백신 GMP 생산을 담당한 바이넥스는 최종 선정된 GX-19 후보물질의 대량 생산을 완료했다. 제넥신과 바이넥스는 향후 전 국민 접종이 가능한 상업용 대규모 DNA 백신 생산을 위한 시설을 준비하고 있다.

백신 전문기업 SK바이오사이언스는 3월 코로나19 백신 후질 발현에 성공, 동물 효력시험을 거쳐 비임상 시험에 돌입했다. 이번에 확보한 백신 후보물질은 서브유닛(바이러스 일부를 포함한 항원) 형태로 다른 백신에 비해 높은 안전성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기존에 보유한 합성항원 제작 기술과 메르스 백신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단기간 내 안전성과 효과를 확보한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앞서 같은 플랫폼으로 자궁경부암백신 후보물질 개발에 성공한 바 있다.

회사는 질병관리본부의 '합성항원 기반 코로나19 서브유닛 백신 후보물질 개발' 국책과제에 선정돼 정부와 손잡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또한, 빌&멜린다게이츠재단으로부터 360만 달러(약 44억 원)의 연구개발비를 지원받아 코로나19 백신 공정개발 및 비임상 시험을 수행한다. 자체 코로나19 백신 개발 과제와 함께 더 높은 면역원성을 가진 다양한 백신 후보군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최적의 항원물질을 찾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9월께 임상시험에 착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뛰어든 신라젠은 지난달 말 캐나다에서 항체 생성 여부를 확인하는 동물실험을 시작했다. 당초 6주를 예상했던 후보물질 개발 기간을 절반으로 단축, 백신 후보물질 2종의 유전자 재조합 바이러스를 도출했다.

본격적인 임상 진행 계획은 다음 달 중에 발표할 계획이다. 신라젠 관계자는 "동물실험에 6주가 소요돼 6월 초에는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다"면서 "이후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라젠이 개발하는 코로나19 백신은 백시니아 바이러스를 매개체로 한다. 백시니아 바이러스는 과거 약 200년 동안 천연두 바이러스 백신으로 사용돼 수백만 명에게 접종돼 안전성과 유효성이 확립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백신 임상 진행속도가 가장 빠른 기업은 모더나다. 모더나는 4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1상에서 참가자 전원에게 코로나19 항체가 형성됐다고 전날(현지시간) 발표했다. 이미 600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모더나의 'mRNA-1273'는 핵산(RNA)을 기반으로 한다. 바이러스 대신 바이러스의 유전정보를 담은 RNA를 인체에 투여하는 방식으로 초기 개발 속도가 빠른 장점을 갖고 있다. 그러나 아직 백신으로 상용화된 사례가 한 건도 없는 기술이란 점에서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하다. 이 같은 이유로 임상 단계가 진척될수록 개발 속도가 더뎌질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검증된 플랫폼을 통해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는 회사들은 초반 개발 속도에서 뒤처질 수 있다"면서 "백신 개발은 장기 레이스이기 때문에 현시점에서 개발 속도는 무의미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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