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판매량 증가'에도 웃지 못하는 배터리 3사…이유는?

입력 2020-04-02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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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까지 유럽 전기차 판매량 117%↑…코로나19發 경기침체, 중국 보조금 연장 등 악재

▲르노의 전기차 조에(zoe). (사진제공=르노)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전기차 판매량 증가, 세계 배터리 시장 입지 강화 등 호재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울상을 짓고 있다. 당장 올 1분기 실적부터 악화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2일 배터리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올해 1~2월 유럽의 전기차(EV) 판매량은 14만4000대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17% 늘었다.

차종별로는 르노 조에(Zoe)가 1만6230대로 11% 늘었다. 푸조 208 EV, 폭스바겐 e-골프가 각각 7375대, 7078대로 5%씩 늘었다. 니싼 리프와 미쓰비시 아웃랜더 PHEV는 4% 늘어나며 판매량 4, 5위를 차지했다.

현대자동차의 코나 EV와 기아자동차의 니로 EV는 3%, 2%씩 늘며 판매량 8위, 18위를 차지했다.

LG화학은 르노 조에, 아우디 E-트론 EV, 현대차의 코나 일렉트릭ㆍ아이오닉 일렉트릭 등과 배터리 공급 계약을 맺었다.

삼성SDI는 폭스바겐 e-골프, 파사트 GTE, SK이노베이션은 현대 포터2 일렉트릭과 소울 부스터, 기아차의 쏘울 EVㆍ니로 EV 등에 배터리를 공급한다.

이런 전기차 수요 증가에 더해 코로나19로 최근 중국 시장 수요가 감소하며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

배터리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2월 LG화학은 1.7GWh로 전년 동월 대비 2.6배 가까이 급증하면서 2위로 올라섰다. 삼성SDI는 54.8% 증가해 4위로 두 계단 상승했고, SK이노베이션은 2.7배 급증하며 세 계단 뛰어올랐다.

(출처=SNE리서치 홈페이지)

이런 호재들에도 배터리 업체들은 웃지 못하는 실정이다.

최근 유가와 마진이 급락한 데다 앞으로도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부진, 환경 규제 완화, 중국 정부의 보조금 지급, 휘발유 가격 하락 등 부정적 신호들이 나오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삼성SDI와 LG화학의 올 1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각각 568억 원, 1531억 원이다. 전년 동기보다 51.2%, 44.4%씩 감소할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은 -4729억 원으로 적자전환 할 것으로 보인다.

이희철 KT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3월 국제유가가 작년 말보다 평균 30달러 내외로 급락하면서 대규모 재고 관련 평가손실이 있을 것"이라며 "코로나19 영향으로 글로벌 석유 수요가 큰 폭으로 감소하는 것도 부정적"이라고 설명했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 다가올 악재들이다.

중국 정부가 최근 신에너지 자동차 구매 보조금 폐지 시점을 2022년 말로 2년 연장한 것이 대표적이다. 코로나19로 중국 자동차 산업이 큰 타격을 입자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나선 것이다.

유럽에서는 휘발유 차량 이산화탄소 배출량 규제 완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유럽자동차제조협회(ACEA)는 최근 유럽자동차부품공업협회(CLEPA), 유럽딜러협회(CECRA) 등과 함께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에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를 완화를 요청하는 서한을 전달했다.

▲신태현 기자 holjjak@etoday.co.kr

휘발유 가격이 떨어지는 것도 부정적인 신호다. 일반적으로 휘발유 가격이 하락하면 내연기관 차의 유지비가 감소하면서 이들 차종에 대한 구매 의향이 높아진다.

한국석유공사 유가 정보 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2일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379.15원이다. 지난해 3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경유 가격도 이날 1185.31원으로 2016년 10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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