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 돋보기] 마이크로텍, 연매출 상회 유증ㆍCB 발행…액면가 전환 시 주가 희석 우려

입력 2020-03-25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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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텍 주가 그래프.
마이크로텍이 연 매출을 크게 웃도는 유상증자와 전환사채(CB)를 발행해 사업 자금을 조달한다. 다만 전환가액의 전환율 기준이 액면가인 만큼 향후 주가 하락시 주가 희석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마이크로텍은 전날 이사회를 열고 4건의 CB 발행과 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자금조달 규모는 총 225억 원으로 마이크로텍의 최근 수년간 매출 중 가장 컸던 2017년 215억 원을 훌쩍 넘는다.

CB(8~11회차)의 총 발행 규모는 200억 원이며 그중 150억 원은 타법인 증권 취득, 50억 원은 운영자금으로 쓸 계획이다. 전환가액은 1545원이고 표면 및 만기이자율은 1~2.1%이다. 사채만기일은 2023년 4월 24일, 납입일은 오는 4월 24일이다. 투자자는 브이브이지(VVZ) 1ㆍ2호 조합과 케이클라비스 신기술조합 제십팔호, 제십구호 등이 참여했다. 마이크로텍은 이와 함께 정원철 씨를 대상으로 25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도 진행한다. 신주 발행가액은 1491원이며 4월 29일이 납입일이다. 조달 자금은 타법인 증권 취득에 보탤 예정이다.

마이크로텍은 반도체, FPD 공정 장비 부품인 진공 챔버와 그에 사용되는 특수 진공 밸브를 제조하는 기업으로, SPAC 합병을 통해 2018년 11월 증시에 입성했다. 작년에는 엔터테인먼트 업체인 에이스팩토리를 인수하고 올해 합병해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이 때문에 이번 조달 자금이 관련 사업으로의 확장에 쓰일지에 이목이 쏠린다.

기대감과 별개로 CB 발행과 관련해서는 향후 주가 희석도 우려된다. 리픽싱(전환가액 조정)의 전환율 한도가 액면가로 정해졌기 때문이다. 리픽싱은 주가 하락에 따른 CB 투자자의 손실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한 제도다.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에는 전환가액을 낮출 때 최초 발행가의 70%에 해당하는 가액으로 결정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과도한 리픽싱에 따른 주식 가치 희석으로 기존 주주들이 입을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주주총회의 특별 결의로 정관을 고치면 전환가액을 액면가까지도 낮출 수 있다.

마이크로텍의 정관에는 ‘사채의 액면총액이 1000억 원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회사의 구조조정 또는 경영정상화를 위한 차입금의 상환, 긴급한 자금조달, 투자자금 조달, 인수합병자금 조달, 재무구조개선, 기타 회사의 경영상 목적 달성을 위해 발행할 경우에는 전환가액 조정 최저한도를 액면가액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만약 전환율이 70%로 정해졌다면 마이크로텍의 주가가 하락하더라도 전환가액은 1080원 아래로는 내려가지 않는다. 사채가 전부 주식으로 전환된다 가정하면 1851만여 주로 바뀐다. 하지만 전환 기준이 액면가인 탓에 전환가액은 액면가인 100원까지도 조정될 수 있다. 이때 전환 가능 주식 수는 2억 주가 된다. 산술적으로 10배 이상으로 주가 희석 부담이 커지는 셈이다.

한편 마이크로텍 주가는 올해 들어 2000원대를 전후로 횡보하다 코로나 사태에 따른 시장 급락과 연동해 지난 13일 1225원까지 밀리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시장 반등 및 대규모 재원 조달을 호재로 1800원대 언저리까지 회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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