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 떨친 길음ㆍ신월곡 재개발 조합…'개발 꽃길' 걷나

입력 2020-03-18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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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음역세권, '분양가상한제' 제외 유력…신월곡1구역, 환경영향평가 통과

재개발 등 주택 정비사업을 둘러싼 악재를 떨친 서울 성북구 길음ㆍ월곡동 일대에서 개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길음동 ‘길음역세권 재개발 사업 조합’은 다음 달 초 성북구 모처에서 조합원 총회를 연다. 관리처분변경 계획을 확정해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피하기 위해서다. 총회에서 관리처분변경 계획을 의결한 후 착공 신고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분양보증을 거쳐 다음 달 28일까지 입주자 모집공고(분양 공고)를 내면 이 사업장은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지 않는다.

올해 초만 해도 길음역세권 조합원들은 분양가 상한제를 피할 수 있을지 걱정이 많았다. 재개발 지역 한가운데서 점포 네 곳이 이주를 거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다른 점포는 지난해 4월부터 이주를 시작했지만, 이들 점포는 조합에 이주비를 늘려달라고 요구하며 버티기에 나섰다. 1년간 줄다리기 끝에 길음역세권 조합은 가게를 비우는 조건으로 기존 이주비보다 웃돈을 얹어주기로 점포주들과 합의했다.

극적 타결에 성공하면서 길음역세권 조합은 한시름 덜게 됐다.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하면 분양가가 현행 기준보다 20~30% 낮아질 것이란 우려가 컸기 때문이다. 총회까지 무사히 마치면, 3.3㎡당 평균 2100만~2200만 원에 분양할 수 있다는 게 조합 기대다.

길음역세권 재개발 사업은 길음동 542-1번지 일대 1만3449㎡에 아파트 329가구와 상업시설 등을 짓는 사업이다. 사업 부지가 서울지하철 4호선 길음역 입구에 자리하고 있어 시장 기대가 크다.

▲서울 성북구 길음동 '길음역세권 재개발 사업' 현장. 박종화 기자. pbell@

길음역세권 구역에서 800여 미터 떨어진 하월곡동 ‘신월곡 도시환경정비사업 1구역’도 얼마 전 호재를 맞았다. 신월곡 1구역은 지난주 성북구 환경영향평가 심의를 통과했다. 김병채 신월곡 1구역 조합 사무장은 “요새 환경 관련 규제가 강화되면서 환경영향평가가 정비사업을 추진할 때 가장 어려운 과제가 됐다”며 “이제 사업 인가를 위한 8부 능선은 넘었다”고 말했다. 신월곡 1구역은 주변 아파트 단지의 일조권 보장 문제 때문에 환경영향평가를 통과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조합은 심의 과정에서 나온 지적 사항을 보완해 이르면 5월 사업시행인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큰 변수가 없으면 2022년 말에서 2023년 사이 공사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게 조합 전망이다.

인근 부동산 시장에선 신월곡 1구역이 길음ㆍ월곡동 일대 개발사업의 ‘화룡점정’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조합은 하월곡동 88번지 일대 5만5112㎡를 개발해 최고 46층 높이 주상복합건물 8동과 학원가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아파트 2200여 가구와 오피스텔 700여 실이 입주한다. 개발사업이 완료되면 일대에서 가장 큰 단지로 자리매김한다. 일대 부동산 시장에선 신월곡1구역이 ‘미아리텍사스’ 사창가를 없애고 지어지는 만큼 주변 주거 환경도 개선될 것으로 내다본다.

길음ㆍ월곡동 주변 교통 환경도 좋아지고 있다. 성북구 미아역ㆍ종암역을 거쳐 노원구 상계동과 성동구 왕십리를 잇는 경전철 노선인 동북선은 지난해 10월 착공식을 열었다. 여기에 서울시는 길음동과 동대문구 청량리, 마포구 디지털미디어시티(DMC), 양천구 목동 등을 잇는 강북횡단선도 추진하고 있다.

김 사무장은 “동북선ㆍ강북횡단선이 개통되면 길음동과 월곡동 일대는 더블ㆍ트리플 역세권이 된다”며 “강북에서 도심이나 여의도로 출근하기엔 이만한 동네가 없다”고 말했다.

이 같은 호재가 맞물리면서 주변 아파트 가격도 뛰고 있다. 길음동 ‘래미안 길음 센터피스’ 전용면적 85㎡형은 지난해 12월 12억4000만 원에 팔렸다. 9억~10억 원에 매매되던 지난해 초보다 2억 넘게 웃돈이 붙었다. 현재는 13억5000만 원까지 호가가 뛰었다.

길음동 ‘롯데캐슬 클라시아’ 전용 60㎡형 분양권도 지난달 9억3500만 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애초 분양가(약 6억4000만 원)에서 3억 원 가까이 프리미엄이 붙었다.

길음1구역 조합 관계자는 “사업별로 시간 차가 있지만 하나하나 진행되다 보면 지역이 전체적으로 발전하지 않겠느냐”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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