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코로나19 방역 선방했지만 경제적 충격은 못 피했다

입력 2020-02-23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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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 적고, 노동자 20%가 불완전 고용”…중국 수입 의존도 약 30%

▲21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의 노이바이국제공항에서 한 보건 요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비해 버스 밖에서 소독제를 살포하고 있다. 로이터/하노이연합뉴스
베트남은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16명밖에 되지 않는다. 하지만 치명적인 바이러스는 여전히 동남아시아 국가 경제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

23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싱크탱크 메콩이코노믹스의 아담 맥카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베트남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바이러스 여파로 인해 학교는 휴교 상태이고, 관광객들은 너무 적으며, 약 20%의 노동자들이 불완전 고용상태”라고 설명했다.

작년 말 바이러스가 발병한 이후 베트남은 수십 개 도시에서 설 연휴를 연장하고, 국경 지대에서 중국과의 무역을 중단하는 등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다양한 조처를 했다. 일례로 중국에서 입국하는 화물차 운전자들은 모두 장갑과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며, 아무 때나 운전석에서 내리는 것이 금지됐다고 베트남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베트남은 철저한 방역 관리로 코로나19 감염자 확산을 막을 수 있었지만, 경제적 여파까지 피하긴 어려웠다. 국영 베트남 철도 회사는 거의 4만 장에 달하는 미사용 표를 환불해주면서 이달 들어 19일 동안 수익이 전년 동기 대비 280만 달러나 감소했다. 베트남 북부 타인호아 지방의 신발 한 공장은 지난주 재료 부족으로 인해 거의 1만2000여 명의 근로자들에게 이틀간의 휴가를 갈 것을 권고했다. 또 베트남 전역의 의류 공장에서 일하는 수천 명의 근로자는 파업에 돌입했다. 중국인 동료들이 휴일이 끝난 뒤 다시 현장에 복귀할 것을 두려워했기 때문이다. 국영 노조는 이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무료로 안면 마스크를 제공하는 한편, 감염 예방법에 대한 정보를 공유했다.

런던대 동양·아프리카스쿨(SOAS)의 조 버클리 동남아 노동 및 개발 문제 전문가는 “생산에 영향을 미치는 영향 중 하나는 자재를 조달하기 어렵다는 것”이라며 “의류 및 신발 제조업체들이 코로나19 유행으로 심한 타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인 중국이 생산에 차질을 빚으면서, 외국 기업들까지 공급 부족에 직면하는 등 글로벌 공급 체계가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베트남의 경우에는 수입의 약 30%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베트남 투자계획부는 코로나19가 1분기(1∼3월)에 진정된다고 해도 베트남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당초 목표인 6.8%보다 0.53% 포인트 낮은 6.27%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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