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포트] 쌍용차 부활…과감한 투자와 수출 회복이 관건

입력 2020-02-1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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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완 고엔카 사장 "내수 10.5만 대 이상 판매 무리"…포드-마힌드라 삼각 동맹 활용도 관심

쌍용자동차의 부활은 결국 수출과 과감한 투자에 달려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노사관계가 어느 회사보다 안정돼 있고 부활의 의지가 큰 만큼 투자 효율성이 높을 것이란 분석이다.

지난해 11월 8일 열린 마힌드라 본사의 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쌍용차 이사회 의장인 파완 고엔카 마힌드라 사장은 "쌍용차가 PBT(법인세 차감 전 이익)를 실현하려면 15만5000대 가량 판매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한국 내수시장에서 10만5000대 이상을 판매하는 건 사실상 무리"라며 "대략 4만~4만2000대 수출 판매를 달성하면 PBT 실현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8일 열린 마힌드라 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파완 고엔카 쌍용차 이사회 의장은 "쌍용차가 한국 내수시장에서 10만5000대 이상을 판매하는 건 사실상 무리"라며 "대략 4만~4만2000대 수출 판매를 달성하면 PBT(법인세 차감 전 이익) 실현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출처=마힌드라)

현재 10만 대 선에서 유지되는 내수는 그대로 두되, 2만 대 선까지 떨어진 수출을 5년 전 수준인 4만~5만 대까지 늘려 실적 개선을 이끌 수 있다는 설명이다.

고엔카 사장의 말처럼 쌍용차는 안정적인 수출 시장 확보를 위해 힘쓰고 있다.

쌍용차는 지난해 10월 사우디아라비아 자동차 회사인 SNAM사와 현지 조립생산을 위한 계약을 맺었다. SNAM은 렉스턴 스포츠와 렉스턴 스포츠 칸을 수입하고 2021년부터 현지에서 조립 생산을 시작해 3만 대 수준까지 생산량을 늘려나갈 예정이다.

쌍용차는 과거 이란 등의 중동 시장에서 괜찮은 실적을 거둔 경험이 있는 만큼 이를 계기로 중동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쌍용차는 지난해 10월 사우디아라비아 자동차회사 SNAM과 현지 조립생산을 위한 계약을 맺었다. 올해부터 현지에서 픽업 모델을 조립 판매한다는 게 계약의 골자다. (사진제공=쌍용차)

관건은 중동 지역의 정치적 리스크다. 쌍용차는 SNAM사와 2017년에도 비슷한 내용의 계약을 맺은 바 있다.

2020년부터 픽업 모델을 현지 조립한다는 계획이었는데, 이후 사우디의 정치적 불안정으로 계약은 흐지부지됐다.

포드와 마힌드라의 협력 관계를 쌍용차가 활용하는 방안에도 관심이 쏠린다.

지난해 포드와 합작법인을 설립한 마힌드라는 쌍용차를 포함해 이른바 '삼각 동맹'을 맺는 편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포드가 보유한 해외 판매망을 활용해 쌍용차를 세계 시장에 선보이겠다는 계획이다. 이 경우 쌍용차는 더 쉽게 신시장을 개척할 수 있게 된다.

마힌드라가 얼마나 과감한 투자를 단행해 친환경 신차를 출시하느냐도 관건이다.

차 업계에서는 이번에 쌍용차가 자체 회생하지 못하면 내연기관 시대가 저물어가는 시점에서 더는 다른 업체로의 피인수가 불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에 우리 정부와 마힌드라가 대승적 판단을 내려야 한다고 분석한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삼각 동맹이 성사되기까지 넘어야 할 산도 많고, 동맹이 실현된다 해도 쌍용차가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이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할 일"이라며 "쌍용차는 사실상 시한부 상황에 부닥쳐 있으므로 하루빨리 정부와 대주주가 투자판단을 내려야 한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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