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폐렴’ 확산 막는 ‘진단키트’ 중요성 커졌다…개발 어디까지?

입력 2020-01-3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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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이 확산되면서 신속 진단이 가능한 ‘체외 진단키트’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감기바이러스 종류인 우한 폐렴은 리보핵산 구조로 이뤄진 ‘RNA 바이러스’로 변이 가능성이 높아 예방을 위한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는 상황이다. 특히 확산 속도가 빠른 데다 다양한 증상으로 진행되는 현재로서는 환자군(의심환자ㆍ조사대상 유증상자)을 빨리 가려내는 것이 전파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해결책으로 꼽힌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질병관리본부(질본)가 최근 국내 체외진단 기업들과 두 차례에 걸쳐 간담회를 열고 빠르고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는 실시간 유전자 증폭기술(Real Time RT-PCR)을 이용한 신종 코로바이러스 진단 시료 및 키트 개발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카 바이러스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유행 당시 한시적으로 진행된 바 있는 진단키트 ‘긴급사용승인’ 사례처럼 이번에도 우한 폐렴의 빠른 조기진단과 위기대응에 적용하기 위한 질본의 조치로 해석된다.

실제로 질본의 우한 폐렴 확진자 선별은 보건환경연구원의 ‘판코로나바이러스 검사’와 질본의 ‘유전자(DNA) 증폭 기술을 이용한 검사(PCR)’가 실시되고 있다. 그러나 두 단계를 거치는 데 소요되는 시간은 하루 정도로 바이러스 전파 속도에 대응하기엔 더딘 상황이다.

질본은 30일부터 국내 기업들로부터 ‘우한 폐렴 진단키트’ 제품 접수를 받은 후 빠른 평가를 통해 내달 5일까지 ‘한시적 사용승인’을 확정해 우한 폐렴 확진 판정에 활용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우한 폐렴을 타깃으로 빠른 시간 내 진단이 가능한 제품 출시가 가시화할 전망이다.

업계에선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세계보건기구(WHO)의 우한 폐렴에 대한 가이드라인 및 지속적인 염기서열 분석 결과들이 나오고 있어 이를 기반으로 정확도가 높은 유전자 증폭기술을 활용한 진단키트 출시를 기대하고 있다.

질본이 이른 시간 내 우한 폐렴 검사법을 개발하겠다고 발표한 만큼 진단 업계의 발 빠른 대응도 예상된다.

구완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진단키트 업체인 바이오니아, 씨젠, 수젠텍 등이 주목되고 있다”며 “업계에서는 기술적으로 4주 이내 키트 생산까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미 메르스·지카바이러스 진단키트 개발 경험이 있는 EDGC(이원다이애그노믹스)의 자회사 솔젠트, 바이오니아 등은 우한 폐렴 진단키트 개발에 뛰어든 상태다.

유재형 솔젠트 공동대표(EDGC 부사장)는 “2시간 만에 감염 여부를 진단하는 메르스ㆍ지카바이러스 진단키트를 개발한 경험이 있는 만큼 우한 폐렴 역시 RNA바이러스 타깃은 동일하기 때문에 확진 여부를 가르는 진단키트 제작에 빠른 대응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수젠텍은 이날 중국 우한에 본사를 둔 휴먼웰 헬스케어그룹의 진단 전문 계열사인 휴먼웰 바이오셀 바이오텍(이하 바이오셀)과 우한 폐렴 신속 진단키트의 개발을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 소식을 발표했다. 수젠텍은 항체와 전처리 시약, 키트 등의 개발을 담당하며 바이오셀은 중국 내 검체 확보를 통한 임상시험과 생산, 판매를 담당한다는 계획이다. 수젠텍은 우한을 기반으로 한 바이오셀이 임상 검체를 신속하게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타사보다 빠르게 우한 폐렴 전용 진단키트 개발을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코바이오메드도 신속 진단 키트 개발에 착수했다. 현재 중국 파트너사와 함께 우한 폐렴 진단 키트, 장비, 랩칩 등을 현지에서 임상 실험하고 중국과 여러 나라에 공급할 예정이다.

이 밖에 메르스와 지카바이러스 신속 진단 키트 개발기업인 월스바이오, 에스디바이오센서, 코젠바이오텍, 씨젠 등도 이번 우한 폐렴 타깃 진단키트 출시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 상황에선 확산을 가장 빠르게 막는 방법이 최선”이라며 “긴급사용승인 제품들이 출시되면 3시간 내 모든 진단 결과 확인이 가능해져 환자군 분류가 그만큼 빨라지고 확산도 늦출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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