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폐렴' 코로나 바이러스…메르스·사스와 감염력·치사율 비교해보니

입력 2020-01-28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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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박서준 인턴기자 yahoo1221@)

'우한 폐렴'의 원인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과거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나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의 전파력과 비교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은 아직 치사율 면에서는 메르스나 사스에 비해 낮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지만, 전파력 면에서는 사스보다는 낮지만 메르스보다는 높은 것으로 세계보건기구(WHO)는 파악했다.

2002년 중국에서 발병한 사스의 경우 2002년부터 2004년 1월까지 28개국으로 확산해 총 8273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으며, 사망자는 775명이었다. 치사율이 9.4%에 달한 셈이다.

특히 사스로 인한 사망자는 중국이 345명, 홍콩이 299명이었으며, 대부분 감염자도 중국, 홍콩, 대만, 싱가포르에서 발생했다.

사실 사스로 인한 피해가 컸던 원인은 중국 당국의 철저한 언론 통제 때문이었다는 지적이다. 애초 2002년 11월 16일 광둥성 포산 지역에서 사스가 처음 발병했지만, 이것이 알려진 것은 발병 45일 후인 2003년 1월 말에 이르러서였다. 당시 중국 당국은 사스 발병 사실이 언론을 통해 공개되자 공식적으로 인정했지만, 당시에도 환자 수 축소에 급급했다.

이 때문에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대한 각종 루머도 확산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 환자가 28일 오전 9시 현재 4515명, 사망자 106명이라고 발표했지만, 일각에선 확진자가 이미 수만 명에 달하고 중국 당국이 이를 알면서도 쉬쉬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확산하자 중국 당국은 23일 우한이나 후베이(湖北)성 지역과 연결되는 기차, 항공기는 운항을 중단하고, 수도 베이징을 비롯한 중국 각지의 춘제 행사 취소, 우한 지역에 대한 전면적인 지원, 사람 간 감염을 막기 위한 교통 통제 등의 조처를 했다.

중국 내 우한 폐렴 확진자 중 976명은 중증이며 60명은 완치 후 퇴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심 환자는 6973명에 달한다. 현재까지 확진 환자와 밀접 접촉한 사람 수는 4만7833명으로, 이 중 4만4132명이 의료 관찰을 받고 있다.

국내에서도 이미 4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현재까지 확진자를 제외한 조사대상 유증상자는 112명이며 검사 중인 15명 외 97명은 검사 결과 '음성'으로 격리 해제됐다.

사스와 함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과 비교되고 있는 메르스는 2012년 사우디아라비에서 처음 발견한 신종 전염병이었다. 국내에서도 2015년 대규모 확진자를 일으킨 감염병이다. 2015년 5월 첫 환자가 발생한 후 2017년 9월까지 186명의 확진 환자와 39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메르스 역시 우리 정부의 늑장대처가 문제가 됐다.

당시 정부의 초동 대응은 그야말로 망신이었다. 보건복지부는 메르스 사태 초기 "낙타와의 밀접한 접촉을 피하세요. 멸균되지 않은 낙타유 또는 익히지 않은 낙타 고기 섭취를 피하세요"라는 내용이 적힌 메르스 예방법을 배포하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국내에는 낙타가 거의 전무한데도 이 같은 예방법을 홍보했고, 이처럼 안이하고 무능한 정부의 대처는 세계 2위의 메르스 발병국이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유럽질병통제센터에 따르면 2015년 기준 1367명의 확진자와 528명의 사망자를 기록한 메르스는 치사율이 38.6%에 달할 정도로 위험한 질병이었다. 다만 경증 환자들은 메르스 감염 사실도 모른 채 누락됐고, 중증 환자들만 보고됐기 때문에 메르스의 치사율이 과대 평가됐다는 조사결과도 나온 바 있다. 메르스가 심각하기는 하지만 40% 가까이 달하는 치사율에는 어느 정도 과장이 섞여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출처=질병관리본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감염병 예방 어떻게?

이처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에 따라 국내에서도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이미 4명의 확진자가 발표된 가운데 중국인들의 유입이 늘어나면서 이미 방역이 뚫린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셈이다.

보건복지부는 27일 국내에 4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 환자가 발생함에 따라 감염병 위기 경보를 '주의'에서 '경계' 단계로 격상했다.

감염병 위기 경보 수준은 △관심 △주의 △경계 △심각 등 4단계로 구성된다. '경계' 단계는 국내 유입된 해외 신종감염병의 제한적 전파, 혹은 국내 원인불명·재출현 감염병의 지역사회 전파 시 발령된다. 이에 따라 정부는 국내 검역역량 강화, 지역사회 의료기관 대응역량을 높이고 환자 유입차단, 의심환자 조기 발견과 접촉자 관리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

보건복지부 소속 직원과 국방부·경찰청·지방자치단체 등의 인력을 지원받아 검역현장에 즉시 배치하고 시·군·구별 보건소 및 지방의료원 등에 선별 진료소를 지정해 의심환자 발견 시 의료기관의 대응조치를 적극 홍보한다.

또한 중앙 감염병전문병원으로 지정된 국립중앙의료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환자에 대한 전문치료 기능을 중심으로 전환하면서 역학조사 지원 및 연구지원, 감염병 대응 자원관리 등의 역할을 맡게 된다.

(출처=질병관리본부)

그렇다면 시민들은 어떻게 해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부터 예방할 수 있을까.

질병관리본부는 올바른 손씻기와 기침예절이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우선 평소에도 손을 자주, 비누를 사용해 흐르는 깨끗한 물에 씻어야 한다. 외출 후나 많은 사람이 모이는 장소를 다녀온 후, 조리하거나 식사하기 전, 화장실 사용 후나 기침 및 재채기를 한 뒤에는 꼭 손을 씻어준다.

이때 손바닥과 손등, 손가락 사이 등을 꼼꼼히 30초 이상 씻어주며, 기침할 때는 옷소매로 입과 코를 가리고 해준다.

호흡기증상자가 의료기관 방문 시에는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해외여행력을 의료진에게 알리는 것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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