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호텔델루나ㆍ킹덤' 초대박…"세계 뻗어나간 메이드 인 코리아"

입력 2020-01-08 14:47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넷플릭스가 발표한 2019년 필리핀 회원들이 넷플릭스에서 사랑한 시리즈 순위.‘호텔 델루나’, ‘킹덤’, ‘좋아하면 울리는’ 등 한국 콘텐츠 다수가 선전했다. 호텔델루나는 전체 2위를 차지했다. (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가 발표한 ‘2019년 한국이 사랑한 작품들’에 한국 창작자들이 제작한 ‘메이드 인 코리아’ 콘텐츠가 10위권 대부분을 차지했다.

8일 넷플릭스에 따르면 회사 측이 자체 제작한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 시리즈 '좋아하면 울리는', 배우 이지은(가수명 아이유) 주연의 옴니버스 '페르소나', 코미디언 박나래의 스탠드업 코미디 '박나래의 농염주의보'를 비롯해 '사랑의 불시착ㆍ동백꽃 필 무렵ㆍ배가본드' 등 국내 방송사와 넷플릭스가 동시에 스트리밍한 작품들도 포함됐다. 넷플릭스가 ‘미드’로 대표되는 해외 드라마를 비롯해 한국 콘텐츠를 사랑하는 시청자들의 선택을 받기 시작한 것이다.

해외로 눈을 돌리면 어떨까. 한국에서 발표가 이뤄진 같은 날 넷플릭스는 해외에서도 국가별로 사랑받은 작품들의 리스트를 공개했다. 대만, 싱가포르, 필리핀, 태국에서 '호텔 델루나', '킹덤', '좋아하면 울리는', '사랑의 불시착' 등이 상위권에 안착했다.

한류 콘텐츠가 아시아권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하지만 이번 해외 반응이 고무적인 이유는 따로 있다. 한국의 이야기들이 '기묘한 이야기 3', '블랙 미러 시즌 5', '오티스의 비밀상담소' 등 전 세계적으로 높은 관심을 받은 작품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현지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에 따르면 2018년 한류 관련 콘텐츠 수출액은 전년 대비 22.8% 늘어난 44억2500만 달러(약 5조2551억 원)를 기록했다. BTS가 선봉에 선 K팝, 해외 평단에서 '기생충' 신드롬을 일으킨 한국 영화, 한류 현상의 시작에 있었던 전통의 강자 한류 드라마가 삼두(三頭)마차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더 높게 비상해야 할 한류 콘텐츠 수출에는 여전히 풀리지 않는 숙제가 있다. 차갑게 얼어붙은 중국 시장이다. 2016년 7월 이후 시행된 한한령(限韓令·한류제한령)이 원인이다. 그 어느 때보다 양적으로 성장하고 질적으로 발전한 한류 콘텐츠가 정작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 중 한 곳인 중국을 뚫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현시점에서 해외 넷플릭스 팬들의 한류 콘텐츠 사랑은 의미가 크다. 한국 창작자가 한국어로 만든 ‘메이드 인 코리아’ 콘텐츠를 전 세계라는 더 큰 시장에 뛰어들 수 있는 가능성을 봤기 때문이다.

음악과 달리 드라마나 영화와 같은 영상 콘텐츠는 현지화가 매우 중요하다. 영어, 중국어, 스페인어 등 사용 인구가 많은 언어로 자막이나 더빙을 제작하는 경우는 종종 있다. 그러나 다른 모국어를 가진 시청자는 장벽을 느낄 수밖에 없다. 한류 콘텐츠 특유의 섬세한 표현과 스토리텔링을 모국어가 아닌 다른 언어로 제공하는 것은, 마치 설렁탕을 대접하면서 숟가락은 빼놓으며 알아서 즐기라는 것과 같다.

한국 제작사와 창작자들이 넷플릭스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부분 중 하나가 이러한 현지화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이다. 작품에 따라 지원 언어의 수가 다르지만, 넷플릭스는 최대 30개 언어로 자막과 더빙을 제공한다. 아울러 넷플릭스 서비스상에서 작품을 알리는 포스터 역할을 담당하는 키아트 역시 각 나라의 언어와 문화에 맞게 새롭게 디자인한다.

배급 역시 문제없다. 넷플릭스의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는 한날한시에 전 세계로 동시 스트리밍된다. 한국 방송사에서 방영하는 작품들 역시 시차를 두고 전 세계로 뻗어 나간다. 제작사가 매번 국가별로 배급망을 구축하고, 방영 채널을 마련하기 위해 고민과 시행착오를 겪을 필요가 없다.

지난해 부산에서 열렸던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문화혁신포럼'에 연사로 참여한 넷플릭스 CEO 리드 헤이스팅스는 “'메이드 인 코리아' 콘텐츠가 아시아는 물론 유럽과 북남미 등에서 폭넓은 사랑을 받고 있다”며 “스크린에 더 다양한 문화가 반영되고 국가 간 더 깊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