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주택용지 인기 식었지만…주택 규제 피한 투자수요 '여전'

입력 2019-11-13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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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입찰 평균 경쟁률 7.35대 1…2016년 대비 4분의 1토막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급하는 주거전용 단독주택 용지가 여전히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몇년 전보다는 수요자들의 관심이 다소 줄었지만, 규제로 뒤덮인 주택시장보다 낫다는 인식이 남아 있어 투자자들의 손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LH에 따르면 올해 들어 수도권 공공택지지구에서 공급된 주거전용 단독주택 용지의 입찰 경쟁률은 평균 7.35대 1로 집계됐다. 작년 9.91대 1보다 낮아진 수치다. 2015년 이후 평균 경쟁률이 가장 높았던 2016년(44.36대 1)과 비교하면 4분의 1 토막난 것이다.

단독주택 용지로는 주거전용과 점포겸용이 있다. 주거전용은 말 그대로 주택만 지을 수 있는 택지를, 점포겸용은 상가도 함께 지을 수 있는 택지를 말한다.

주거전용 단독주택을 지을 수 있는 기준(3층 이하 또는 2층 이하 등)은 지역마다 다르다. 입찰 참여 조건도 개인(만 19세 이상) 또는 법인이 1필지만 신청할 수도, 2필지 이상 신청할 수 있는 곳도 있다. 매각 주체인 LH가 해당 지역의 과열 정도를 판단해 입찰 기준을 정하기 때문에 참여 제한 기준이 각각 다른 것이다. 주택시장처럼 투기과열지역과 청약과열지역을 미리 정하는 게 아니라 사업지 담당자가 해당 지역 분위기에 따라 기준을 정한다는 게 LH 측 설명이다.

점포겸용 단독주택 용지는 주거전용과 달리 낙찰 방식을 추첨이 아닌 경쟁입찰로 진행한다. 상가를 지을 수 있는 기준 역시 지역마다 다르지만 통상적으로 용적률 40%를 적용한다.

▲경기 파주 운정지구 단독주택용지에 들어선 단독주택 마을 전경. (사진제공=한국토지주택공사)

불과 4~5년 전에는 LH가 공급하는 단독주택 용지의 인기는 하늘을 찌를 정도로 높았다. 저렴한 가격으로 토지를 살 수 있는 이점이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신청 자격도 제한이 없어 투자 문턱이 낮았다. 1인이 여러 필지를 신청할 수 있는 경우도 있었고, 입찰금액의 5% 이상만 납부하면 됐다. 청약시스템을 통해 추첨으로 당첨자를 뽑아 전적으로 ‘운’으로 주인을 찾는 방식이었다.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만큼 단독주택 용지 청약 경쟁은 치열했다. 2016년 인천 영종하늘도시에서 공급된 점포전용 단독주택 용지의 최고 경쟁률은 무려 8850대 1을 기록하기도 했다. 특히 이 시기엔 실수요자보다 가수요자가 더 많았다. 추첨을 통해 용지를 확보하면 ‘피(수수료)’를 받고 다시 파는 행위가 빈번했다. 이 방법으로 수억 원의 차익을 챙기는 투자자들도 적지 않았다.

단독주택 용지의 인기가 다소 사그라들기 시작한 것은 국토부가 규제를 시행하면서부터다. 국토부는 단독주택 용지의 전매 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2017년 택지개발지구 내 단독주택 용지 전매 제한을 강화했다. 특히 점포겸용 단독주택 용지의 낙찰자 선정 방법을 추첨에서 경쟁입찰로 변경해 참여 문턱을 높였다. LH 관계자는 “전매 제한과 지역 제한 등이 생기면서 단독주택 용지에 대한 시장의 관심은 과거에 비해 많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다만 갈수록 규제가 심해지는 주택시장보다 토지에 투자하는 것이 낫다는 인식이 남아 있어 단독주택 용지 매각에 참여하는 수요자들은 끊이지 않는 분위기다. 1000조 원에 달하는 시중 유동자금이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 어려운 시기인 만큼 단독주택 용지를 매입하고 여기서 발생하는 분양 수익을 기대하는 것마저 놓칠 수 없기 때문이다. 올해 3월 수원 호매실지구에서 나온 주거전용 단독주택 용지는 경쟁률이 최고 135대 1에 달했다.

고상철 랜드삼 대표는 “과거에는 최소 1억~2억 원의 차익을 투자자들이 챙겼는데 전매제한 강화로 투자 분위기가 예전 같지 않다”면서도 “아파트 등 주택 쪽에 규제가 쏠리면서 토지 쪽에서 수익을 챙기려는 기대심리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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