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우리은행 등 …韓기업 외화채발행 다시 ‘노크’

입력 2019-10-17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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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8억 달러로 증가세, 일부 한국물은 9월 7배, 8.5배 청약배수

▲미국 및 아시아 월별 IG 채권 발행( 자료 국제금융센터)
SK 우리은행 등 국내 대기업 계열사와 금융기관들이 다시 외화채권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미·중 무역 전쟁의 여파가 수그러들면서 조달 환경이 개선됐을 뿐 아니라 자체 달러 수요도 늘어났기 때문이다. 수요 측면에서는 인플레이션 압력 약화, 주요국 완화적 통화정책 및 유동성 공급 확대, 벤치마크 금리의 하락 가능성 등이 기관들을 투자등급(IG) 크레딧물로 이끌고 있다.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국제금융센터와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지난 9월 한국기관들이 외화채권시장에서 발행한 한국물은 28억 달러였다.

8월 16억 달러보다 12억 달러가 늘었다.

6월 51억 달러를 찍은 후 꺾였던 발행 규모도 다시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치솟는 인기에 발행 비용도 줄었다.

우리은행은 5억5000만달러 규모의 외화 신종자본증권(조건부자본증권)을 발행했다. 발행금리는 4.25%로, 국내 시중은행이 발행한 외화 신종자본증권 중 가장 낮은 금리다. 발행금액의 4배 이상 많은 23억달러어치 주문이 몰려 금리가 처음 제시한 수준보다 0.25%포인트 낮게 발행됐다고 우리은행은 전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우수한 재무실적과 자산건전성이 높게 평가받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해외 기관들의 러브콜이 ‘품절남’대열에 들어선 곳도 많다.

지난 9월 SK하이닉스가 5년 만기 해외 채권 3억달러(약 3500억원)어치를 발행하기 위해 실시한 수요예측(사전 청약)에 해외 196개 기관투자가가 35억달러(약 4조1700억원)의 매수 주문이 쏟아졌다.

국내 기업가운데 7배, 8.5배의 청약배수를 기록한 곳도 있다.

회사의 신용등급과 스왑 여건 등에 따라 다르겠지만, 전문가들은 국제신용등급 ‘A0’ 이상인 기업들이 원화채와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으로 달러채를 발행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국제금융센터 김윤경 연구원은 “미 국채금리가 큰 폭으로 하락한 가운데 신용 스프레드도 낮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조달비용이 감소하고 있다”면서 “경기하강 위험에 대응한 주요국 통화정책 완화로 우량 크레딧물에 대한 수요 증가도 한몫한다”고 분석했다.

다만 한국물은 단기물에 집중돼 있다. 한국물의 평균 만기는 3.7년이 불과하다. 특히 9월에는 영구채1건(우리은행, Non-call 5년)을 제외하고 모두 5년 이하다.

국내 기업들이 한국물 시장에 진출하는 사례는 늘어날 전망이다.

두산인프라코어, 우리은행, IBK기업은행, 신한은행 등이 외화 채권 발행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투자 측면에서 경계의 목소리도 나온다.

자산운용사 컬럼비아 스레드니들(Columbia Threadneedle)은 ““최근 경기부양을 위한 정책으로 통화완화보다 재정확대에 주요국의 초점이 맞춰지는 점을 고려하면 추후 국제금융시장에 채권 발행이 급증할 수 있으며있으며, 이경우 신흥국 채권은 선진국들에 구축(crowding out)될 수 있어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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