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ILO 핵심협약 비준, 기업ㆍ시장 흡수능력 감안해야"

입력 2019-10-1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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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서 한국 경제 설명회 개최…"노동정책, 지난 2년간 시장 기대보다 빠르게 진행"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세인트 레지스호텔에서 해외투자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한국 경제 설명회에서 참석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제공=기획재정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6일(현지시간) 실업자·해고자 노동조합 가입 허용 등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에 대한 ‘속도 조절론’을 제기했다.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을 반면교사 삼아 시장의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홍 부총리는 이날 미국 영국에서 진행된 한국 경제 설명회(IP) 후 질의응답에서 앞으로도 노동친화적 정책기조를 이어갈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한국 경제가 안고 있는 여러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저임금 인상, 52시간 근무제 등이 이뤄지고 있다”며 “나는 그 방향이 우리 경제가 가야 할 바람직한 방향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 과정에서 시장, 기업이 같이 보조를 맞춰 흡수할 능력을 가져가야 하는데, 지난 2년간 시장의 기대보다 빠르게 진행된 측면도 있는 것 같다”며 “한국 정부는 시장에 부담이 갔던 정책에 대해 세밀하게, 촘촘하게 보완작업을 해나가고 있다”고 부연했다.

특히 “한국이 ILO 핵심협약 몇 개를 가입 못 한 상황이 있는데, 최근에 몇 가지를 같이 적용하려는 시도가 있다”며 “이와 관련해서도 여러 논의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경사의 자유 등 ILO 핵심협약 비준을 위해 실업자·해고자의 기업별 노조 가입을 허용하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등 3개법 개정안을 국무회의에서 의결했다. 우리나라는 그간 8개 ILO 핵심협약 중 4개 협약이 미비준 상태였다. 정부는 5월 ‘결사의 자유 및 단결권 보호’ 등 3개 협약에 대한 비준 절차에 착수해, 이달 관련 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와 관련해 홍 부총리는 “전반적으로 한국 경제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선 마땅히 가야 할 방향”이라며 “다만 속도에 있어서는 기업과 시장의 흡수 능력을 고려하면서 갈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소비자물가가 ‘마이너스’로 전환된 데 따른 디플레이션 우려에 대해선 “디플레이션에 대해선 늘 정책당국으로서 경계하지만, 한국 경제가 디플레이션에 빠졌다거나 우려가 크다는 지적에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농산물가 유가를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은 1% 정도이고, 기대인플레이션은 1.8~2.0%를 기록하고 있다”며 “여러 가지 상황을 종합하면 올해 소비자물가 0%대 중반, 내년에 1% 초반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수출액이 감소와 관련해선 “우리 수출의 21%를 차지하는 반도체 가격이 작년보다 급락한 게 가장 큰 요인”이라며 “내년 초 반도체 업황이 업턴(반등)으로 전환되면서 반도체 가격이 회복되면 반도체 수출 문제도 조속히 회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1~9월 수출이 9.6% 감소를 기록했는데, 이 중 절반이 중국에 대한 수출 감소”라며 “미·중 무역갈등 등 국제적 무역긴장이 조속히 해결되는 등 대외여건이 개선되는 게 한국 경제로선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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