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한인 의류업체 ‘포에버21’, 결국 파산보호 신청

입력 2019-09-30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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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12일(현지시간) 뉴욕에 있는 포에버21 매장 앞을 지나가고 있다. 뉴욕/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의 한인 의류업체 ‘포에버21’이 높은 임대료와 수익성 악화를 견디지 못하고 결국 파산 보호를 신청했다.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포에버21이 미국 델라웨어 주에 있는 연방 파산법원에 파산법 11조(챕터 11조)에 따라 파산보호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챕터 11은 파산 위기에 처한 기업이 즉각 청산하지 않고 파산 법원의 감독 하에 영업과 구조조정을 병행하며 회생을 시도하도록 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포에버21의 부채가 자회사의 것까지 합쳐 10억∼100억 달러(약 1조2000억∼12조 원) 정도로 추산된다고 전했다.

포에버21은 JP모건체이스를 비롯한 기존 채권자들로부터 2억7500만 달러, TPG식스스트리트파트너스와 부속 펀드로부터 신규 자금 7500만 달러를 구조조정 자금으로 유치했다고 밝혔다.

포에버21은 구조조정 일환으로 아시아와 유럽에서 철수할 예정이다. 다만 매장 소유주가 운영하는 미국 내 수백 개 점포, 멕시코를 비롯한 중남미에 있는 점포, 웹사이트는 운영을 지속한다. 이에 따라 미국 내에서 178개 점포, 전 세계적으로 최대 350개 점포가 문을 닫게 될 전망이다.

포에버21은 저렴하지만 눈길을 끄는 디자인으로 2000년대 10대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다. 미국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아메리칸 드림’을 이룬 기업 중 하나로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의류 산업이 온라인으로 빠르게 이동하면서 위기를 맞았다는 평가다.

린다장 포에버21 부회장은 “우리가 6년도 안 되는 기간에 47개국으로 확장했는데 그 때문에 많은 문제가 닥쳤다”며 “매장 방문객들이 줄고 온라인으로 매출이 넘어가는 등 소매산업 변화도 확실히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이어 “조달한 자본을 통해 미국을 비롯한 해외시장에서 브랜드가 재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포에버21은 린다장의 부모인 장도원, 장진숙 씨가 1980년대에 한국에서 미국 캘리포니아 주로 이주한 뒤 설립한 한인업체다.

한편, 주요 세입자 중 하나였던 포에버21의 파산 신청으로 사이먼프로퍼티그룹과 브룩필드프로퍼티파트너스 등 미 쇼핑몰도 타격이 클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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