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람의 스토리텔링] 가상화폐 뒤에 숨은 ‘어둠의 그림자’

입력 2019-09-24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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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익 미끼로 대학생 등 동원 ‘돈세탁’...거래소 직원 사칭 보이스피싱도

가상화폐(암호화폐) 거래소에서 코인을 대신 사주면 몇 백만 원씩 주는 고수익 아르바이트가 있다죠. 돈을 받아 비트코인을 사서 정해진 주소로 전송했을 뿐인데, 수수료로 거액을 챙길 수 있다면 누구라도 유혹될 수밖에 없는데요. 아무리 돈이 급한 상황이라도 절대 해선 안 됩니다. 잘못되면 사기죄 공범이 될 수 있기 때문이죠.

◇코인 대신 사줬다가 형사처벌까지 = 주로 생활에 쪼들리는 대학생과 취업준비생을 노리는 게 구매 대행 아르바이트입니다.

보통 1억 원어치 코인을 사면, 400만~500만 원을 수수료로 받는데요. 본인 통장에 들어온 돈을 가상화폐 거래소에 입금한 후 코인을 사서 정해진 주소로 전송만 하면 되는 단순한 일입니다. 짧은 시간에 쉽게 큰돈을 받는다는 점 때문에 적지 않은 사람이 유혹에 넘어간다고 합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구매 대행 아르바이트를 하면 사기 공범이 될 수 있습니다. 가상화폐를 구매하기 위해 송금하는 돈 상당수는 보이스피싱이나 기타 사기로 획득한 돈이라는 게 업계 관측입니다.

최근 사기범들은 각종 사기 수법으로 획득한 돈을 현금화하는 방법으로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화폐를 이용하고 있는데요. 그 과정에서 비트코인을 대신 구매해 전송해줄 사람을 찾는 게 고수익 아르바이트의 실체입니다. 비트코인을 구매해서 특정 주소로 보내주면, 사실상 추적이 거의 불가능한 점을 이용한 것이죠.

단순 아르바이트라고 속아 구매를 대신해줬던 사람이 사기범의 돈세탁을 해준 셈인데요. 이럴 경우 공범으로 취급될 수 있습니다.

◇보이스피싱·파밍 사기도 여전 = 보이스피싱으로 가상화폐 투자자를 노리는 사기도 여전합니다. 일반적 보이스피싱이 주로 금융감독원이나 검사라고 속여 입금을 요구하는데, 가상화폐 투자자에겐 가상화폐 거래소 직원을 사칭합니다. 이들은 거래소 해킹으로 계정에 문제가 생겼다며, 계정 비밀번호나 일회용 비밀번호(OTP)를 요구합니다.

그런데 가상화폐 거래소는 직원을 통해 OTP를 절대 요구하지 않습니다. 만약 비밀번호와 OTP 등을 넘겨주면 스스로 가상화폐를 사기범에게 전송한 것과 같기 때문에, 보내준 코인을 돌려받을 수 없습니다.

비슷한 홈페이지를 통해 투자자의 개인정보를 챙기는 사기도 있습니다. 기존 거래소와 비슷하게 꾸민 가짜사이트를 만들고, 검색 광고로 최상단에 노출시키는 방법인데요. 매번 검색사이트로 접속하는 사람들이 실수로 가짜 사이트로 들어갈 경우 입력한 비밀번호와 OTP, 인증번호가 모두 해커에게 전송됩니다. 제대로 된 거래소 주소를 즐겨찾기 목록에 넣어 관리하면, 이런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합니다.

문자로 전송된 링크로 가상화폐 거래소 홈페이지를 들어가는 것은 경계해야 하는데요. 해커들이 보낸 가짜 문자로 접속을 유도하는 ‘스미싱’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메일부터 스마트폰까지 철저하게 = 최근 몇 년 새 가상화폐 투자자가 급격하게 늘었고, 이를 이용한 사기수법이 많습니다. 가상화폐 투자자라면 항상 보안에 신경을 써야 할 텐데요.

가상화폐 거래소 관계자들과 보안 전문가들은 이메일과 스마트폰 등을 잘 관리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대부분의 가상화폐 거래소 계정이 이메일과 연동돼 있기 때문에, 이메일 계정이 해킹되면 연결된 가상화폐 거래소 계정도 같이 위험해질 수 있습니다.

흔히 가상화폐 거래소 계정은 일반 비밀번호와 OTP 생성기 등 이중 보안 설정을 해놓는데요. 이메일도 이중 보안을 지원하는 서비스를 쓰는 게 좋겠죠.

이메일 관리만큼 중요한 게 스마트폰 관리입니다. 스마트폰으로 이메일을 볼 수도 있고, OTP까지 관리하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보안 장치라고 볼 수 있습니다.

공개 와이파이 접속을 자제하고, 웹사이트 링크는 안전한지 항상 조심해야 합니다.

스마트폰을 잃어버렸을 때는 바로 중요한 웹사이트 비밀번호를 바꾸고, 가상화폐 거래소 고객센터로 전화해 출금 정지를 신청하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특히 원격으로 분실한 스마트폰의 내용을 삭제하는 서비스도 있으니 사용해 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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