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의사록] 임지원 “시간 두고 점검”, 고승범 “좀 더 모니터링”

입력 2019-09-17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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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면식 “근본적 해결방안 될 수 없어”..중립파들 좀 더 보자에 10월 인하 미지수

▲대표적 중립파인 임지원, 고승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들이 8월 금통위에서 좀 더 지켜보자며 중립적인 의사표시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7월 금통위에서 인하에 손을 들었던 윤면식 부총재도 매파본색을 다시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금리인하 소수의견이 두 명이나 나왔음에도 다음번 금통위가 열리는 10월에 곧바로 금리인하가 이뤄질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사진은 지난달 30일 열린 한은 8월 금통위 전경.(연합뉴스)
“좀 더 시간을 두고 점검하는 것이 적절” - 임지원 추정 금통위원

“실물경제 상황과 국내외 금융시장 동향에 대해 좀 더 모니터링하는 것이 바람직” - 고승범 추정 금통위원

“통화, 재정과 같은 총수요 조절정책이 근본적 해결방안이 될 수 없을 것” - 윤면식 부총재 추정 금통위원

17일 한국은행이 공개한 지난달 30일 개최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 따르면 대표적 중립파들인 임지원·고승범 위원들은 좀 더 보자는 식의 중립적 입장을 편 것으로 드러났다. 한은 집행부를 대표하는 윤면식 부총재 추정 위원도 사실상 추가 금리인하에 반대 입장을 보였다. 이에 따라 금리인하 소수의견이 두 명이나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다음번 금통위가 열리는 10월에 곧바로 인하로 이어지긴 쉽지 않을 듯 보인다.

임지원 추정 위원은 한 발 더 나아가 “성장률 둔화는 일부 구조적인 요인에도 기인한다”고 밝혔다. 앞서도 “국내경제는 경기적 요인과 구조적 요인이 맞물리며 미약한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사실상 금리인하만으로는 국내 경제를 끌어올릴 수 없다고 밝힌 셈이다.

다만 고 위원의 경우 성장률과 물가가 더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고승범 추정 위원은 “미·중 무역분쟁 이슈에 더해 한·일 간 분쟁이슈도 악화되고 있어 성장의 하방 리스크가 더 커질 전망”이라며 “소비자물가 전망에도 하방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고 위원은 여전히 미국 연준(Fed) 통화정책에도 신경쓰는 모습이다. 그는 “연준 통화저책이 우리 금융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여,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 금통위에서는 성장과 물가상황에 좀 더 무게를 둔다며 금리인하에 표를 던졌던 윤면식 부총재도 매파 본색을 다시 드러냈다. 그로 추정되는 위원은 “이미 기준금리를 인하한 점과 금융안정 측면에서의 부담도 균형있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전세계적 성장세 둔화현상은 소위 슬로벌라이제이션(slowbalization) 현상에 주로 기인한다”고 평가하고, 그 요인을 미·중 무역분쟁으로 대표되는 보호무역주의 확산, 노딜 브렉시트(영국의 합의없는 유럽연합(EU) 탈퇴) 우려 증대, 국가간 경제제재 및 수출규제 등에 따른 세계화 퇴조로 꼽았다.

전통 매파인 이일형 위원은 “저성장 기조가 더욱 고착되는 모습”이라고 현상황을 평가하면서도, 재정정책 중심의 확장적 거시경제정책 조합이 적절하다고 주장했다. 이는 기존 입장과 같은 것으로 이같은 주장을 펴는 근거로 그는 “수요부진이 구조적 원인에 기인하고, 부동산시장으로의 쏠림 가능성이 여전히 높고, 통화정책보다 재정정책을 통한 수요진작이 환율변동성 축소에 더 기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반면 금리인하를 주장한 조동철·신인석 위원은 경기와 물가부진에 방점을 뒀다. 조동철 추정 위원은 “미·중 무역갈등 및 일본과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을 뿐 아니라, 견실한 성장세를 이어 온 미국경제에 대한 우려도 나타나고 있다”며 “우리 경제의 하방위험은 더욱 확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기준금리를 인하해 민간부문의 수요 둔화추세를 완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

신인석 추정 위원도 “세계교역 둔화를 중심으로 한 경제여건 악화로 경기부진과 물가부진이 지속되고 있다”며 “7월 전망경로대비 하방위험이 다소 확대됐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급등했던 원·달러 환율에 대한 우려도 있었다. 이일형 추정 위원은 “원화는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 저하, 일본 수출규제, 중국경제 리스크 확대 등에 의해 다소 절하된 새로운 균형점을 찾고 있다”면서도 “원화가 중국 위안에 대한 헤지 수단으로 일부 활용되면서 환율변동성까지도 확대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임지원 추정 위원도 “원·달러 환율상승이 갖는 정책적 함의는 경기와 물가에 대한 하방 리스크를 일정 부문 완충하는 역할을 할 수 있는 반면 대외건전성이 확보되지 않았을 경우에는 대외 충격시 금융불안과 경제의 후생손실로 귀결되는 사례가 많았다”며 “현재 우리나라 대외건전성은 향호한 수준인 것으로 보이나 지속적인 경각심을 갖고 모니터링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금통위에서는 기준금리를 현행 연 1.50%로 동결했다. 조동철·신인석 위원은 금리동결에 명백히 반대하고 25bp 인하할 것을 주장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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