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는 부동산] 모델하우스, 속지 않고 제대로 보는 방법

입력 2019-09-16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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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금요일이 되면 전국 각지에서 수많은 견본주택(모델하우스)이 개관합니다. 견본주택은 말 그대로 주택이란 상품의 견본입니다.

모든 상품이 마찬가지이듯, 상품의 견본은 언제나 본 상품보다 우수한 퀄리티를 자랑하게 마련입니다. 그래서 ‘견본주택이 이렇게 좋으니 실제 집도 똑같이 좋겠지’라는 식의 생각은 위험합니다.

사실 업체의 홍보를 굳게 믿고 집을 구매한다면 굳이 견본주택을 둘러볼 이유 자체가 없겠죠. 기왕 어렵게 시간 내서, 긴 대기열을 기다리는 노력 끝에 구경하는 견본주택인만큼, 보다 알차게 둘러보는 방법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모델하우스의 유닛은 착시현상을 불러일으키기 쉽다. (게티이미지뱅크)

견본주택이 소비자를 현혹시키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바로 유닛에서의 착시현상입니다.

일반적으로 견본주택의 유닛은 집을 커 보이게 하기 위한 여러 가지 착시현상을 동원합니다. 견본주택의 면적을 실제로 부풀리는 것은 명백한 위법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집을 커 보이게 하는 방법을 사용합니다. 바로 가구들의 크기를 작게 만드는 것입니다.

일부 견본주택에 비치된 소파, 침대, 의자 등의 가구와 여러 장식소품은 모델하우스 제작을 위해 실제 크기보다 교묘하게 더 작게 제작된 특수한 제품들입니다. 여건이 된다면 줄자를 준비해서 실측해보는 것이 착시에 당하지 않는 방법입니다.

또한 대부분 견본주택에서는 실제 주택에서 콘크리트 벽으로 시공될 부분을 유리 벽으로 만들어 전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에 대해 건설사들이 내세우는 표면적인 이유는 보다 많은 방문객이 편히 방안을 둘러보게 하기 위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실제 시공에서는 막혀 있어야 할 공간이 유리로 인해 시야가 넓어지며 탁 트인 공간이라는 착각을 일으키기가 쉽습니다.

이 밖에도 착시에 속지 않기 위한 몇 가지 유의사항이 더 있습니다. 견본주택 유닛에는 기본적으로 ‘발코니 확장’이 적용된 경우가 많지만, 실제로 이는 유상 옵션이라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거실 층고가 실제 주택보다 더 높게 설계된 유닛이 많기 때문에 실제 천장 높이가 얼마나 되는지 유닛 내부의 표시된 실제 높이를 확인해 두어야 합니다.

▲견본주택의 모형도를 관람하는 방문객들. (뉴시스)

또 하나 중요한 확인 사항은 '모형도'입니다.

모형도에서는 원하는 타입의 주택의 방향이 남향인지 남동향인지, 체육시설이나 어린이집, 커뮤니티시설 등의 부대시설이 얼마나 가까운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요즘 수도권 등 대도시에서 분양하는 아파트는 대부분 ‘지하철 5분 거리’ 등의 문구로 ‘역세권’임을 강조하는 사례가 많은데요. 완전히 엉터리인 경우는 흔치 않지만, 거짓도 아니고 진실도 아닌 애매한 때가 상당히 많아 이 역시 확인이 필요합니다. 수천 가구가 넘는 대단지 아파트의 경우가 특히 그렇습니다. 역에서 가장 가까운 동에서는 5분 역세권일 수 있지만, 역에서 가장 먼 동은 단지를 횡단(?)하는 동안만 10분이 걸려 결국 역까지 도보 15분이 걸리기도 합니다.

▲일반적인 아파트 시공 현장. 전문가들은 견본주택 방문만큼이나 현장 답사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뉴시스)

견본주택 관람의 하이라이트는 주택 내부에 있지 않습니다.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현장을 답사하는 과정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물론 카탈로그나 견본주택 내부에 마련된 위치도에서도 단지의 입지를 개략적으로나마 확인해 볼 수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위치도는 대형마트나 주변 학교, 공원 등 좋은 입지의 요소만을 표시해 둡니다. 때문에 주변의 혐오시설 등 입지상 불리한 정보를 확인하려면 사실상 직접 현장 방문 외에는 방법이 없습니다.

위치도에는 표시돼 있지 않은 대형 건물이나 다른 아파트가 해당 단지 바로 옆에 건설되고 있을 수 있습니다. 이 경우 모형도에서 본 것과 달리 실제 준공 시엔 아파트 경관이 건물에 가려질 수 있기 때문에 현장 답사에서 이를 눈여겨봐야 합니다. 단지 인근의 경사도나 구릉지의 유무 역시 현장 답사가 아니고서는 확인할 수 없는 것들 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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