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 인재발굴·양성에 기업이 팔걷어 부쳤다

입력 2019-09-04 17:31수정 2019-09-05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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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근당ㆍ대웅제약ㆍ한미약품 등 사내 MBA과정...셀트리온ㆍSK바이오 지역 기반 맞춤형 인재양성

▲서울대학교에서 개최된 CKD-SNU Pharm MBA 사전 설명회에서 종근당 김영주 대표이사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종근당)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인재 발굴 및 양성에 팔을 걷어부쳤다.

4일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가 지난해 공개한 바이오의약산업 고용실태조사에 따르면 조사 대상 기업 31곳 중 39.5%는 직무수행을 위한 자질(학력, 자격 등)에 적합한 인력이 부족하다고 응답했다. 10곳 중 4곳은 적합한 인재를 찾기 어렵다는 얘기다. 인재 발굴에 한계를 느낀 기업들은 기술 다변화와 해외 진출 등 새로운 사업 움직임에 맞춰 ‘지역 내 맞춤인재 양성’, ‘산학협력’, ‘우수인재 프로그램’ 등 다양한 방식으로 자구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직원 대상 프로그램 운영’으로 역량 강화=

국내 제약산업을 리드하는 기업들은 직원들의 역량을 끌어올리고 기업 내에서 자체 인재 발굴 프로그램들을 진행하고 있다.

종근당은 2010년부터 서울대 경영대학원과 ‘CKD-SNU Pharm MBA’ 과정을 운영 중이다. 차기 리더를 대상으로 4차산업혁명 관련 산업의 변화 및 전략 뿐 아니라 경영전략, 재무회계, 마케팅, 인사조직 등의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있다. 현재까지 총 140여명이 수료했으며 2020년 5기 과정이 진행될 예정이다.

대웅제약은 2015년부터 현지화 전략의 일환으로 직원 스스로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국제 경험을 통해 성장을 유도하는 ‘글로벌 우수인재 프로그램’을 시행 중이다. 매년 초 희망자를 모집해 총 8개월, 1000여 시간 동안 지원 국가의 언어, 영어, 다양한 직무, 문화, 현지근무 체험 등 교육·훈련을 통해 최종 합격자를 선발한다. 최종 선발자는 명확한 평가기준으로 다양한 검증과정에 따라 뽑는다.

지금까지 글로벌 우수인재 프로그램을 통해 80여명의 글로벌 리더를 양성했으며, 5개 해외법인과 지사에 13명이 책임자 및 직무 전문가로 파견돼 글로벌 사업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이 외에 직원이 정기적으로 부서를 이동하며 다양한 업무를 경험할 수 있는 경력개발프로그램(CDP), 학습조직(CoP) 등도 운영되고 있다.

한미약품도 2011년부터 사내 MBA 교육과정인 ‘H-MBA’를 도입하고 있다. 부서별 업무성과 및 성장 잠재력이 뛰어난 20여명의 인재를 선발해 5개월간 교육이 진행된다. 우수한 성적으로 수료한 직원들 중 우수자에게는 정규 MBA 과정 학비 전액 지원 혜택을 제공한다.

◇‘지역기반 맞춤 인재양성’ 시스템 가동=

지역적 한계로 인재 채용이 어려운 기업들은 지역 기반 인재 양성에 힘을 쏟고 있다.

셀트리온은 인천 송도와 충북에 인재 양성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5월 ‘셀트리온 그룹 비전 2030’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창업 초기 우수 인재를 뽑는 것이 가장 힘들었으며 지역에 있다 보니 인재 채용의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며 “송도뿐만 아니라 충북에도 우수인력이 몰릴 수 있도록 지역사회 관계자 및 학계와 (교육기관 설립에 관해) 여러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언급했다. 이 같은 서 회장의 고민을 실행에 옮기기 위해 셀트리온그룹은 인천 및 충북 지역을 대상으로 지역 인재 양성 프로그램 개발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아예 백신 공장인 ‘L하우스’가 위치한 경북 안동에서 맞춤 채용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 지역적 한계를 뛰어넘으면서 백신 맞춤형 인재를 양성하기 위함이다. 회사는 안동대 생명백신공학과와 협력해 자사에 입사한후 지역 내 백신 산업을 성장시킬 전문가를 길러내는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학과 손잡고 맞춤형 인재 양성=학교와 협력해 맞춤형 인재를 발굴하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성균관대와 유한양행은 올해부터 바이오산업분야 기술 및 인적교류, 미래 유망 신산업분야의 창의리더를 양성을 위한 주문식 교육과정 ‘YUHAN 신약개발 트랙’ 운영, 산학연계 융합교육과정 개설 등 구체적인 협력사업을 추진한다.

삼성바이오에피스도 미래 바이오 산업 우수 인재를 조기에 양성하고 연구활동을 적극 지원하기 위해 2015년부터 4개(KAIST, 전남대, POSTECH, 성균관대 ) 대학과 협약을 맺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이들 학교 학부와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연구노트 작성법을 강의하고 경진대회를 열고 있으며 이를 통해 대학에서 글로벌 기업의 연구개발 노하우를 미리 습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동국제약은 마이스터고와 전문기술인 육성 및 일자리 창출을 위해 산학 협력을 지속적으로 유지해 산업통상자원부 표창을 받기도 했으며, 신풍제약도 단국대(천안캠퍼스)와 인재양성에 협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에 재단을 통해 장학금을 제공하는 형식에서 더 확장해 직접 필요한 인재를 발굴하거나 자체 양성하는 인재개발 시스템이 활발해지고 있다”라며 “특히 훌륭한 인재의 연구 개발(R&D)을 기업이 받아 제품으로 상용화하기까지 이어지는‘엔드투엔드’ 환경이 조성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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