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투리에 병맛까지"…'충tv', '붓싼뉴스' 지자체 유튜브 전국시대

입력 2019-09-03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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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가 최근 미디어 플랫폼의 대세로 떠오르는 요즘 지방자치단체들에서도 적극적으로 유튜브로 자신을 알리는데 뛰어들고 있다. 일반적으로 떠오르는 ‘지역 맛집 소개’나 ‘지역 소식 전달’을 넘어선 특이한 포맷의 지자체 유튜브 콘텐츠들이 등장하고 있다.

지자체가 운영하는 채널 중 가장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하고 있는 곳은 단연 충주시의 공식 유튜브 ‘충tv’다.

충주시 유튜브의 주역인 ‘충주시 홍보맨’, 김선태 주무관은 이제 웬만한 유튜브 크리에이터급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그가 철저히 B급 감성으로 기획한 콘텐츠들은 일반적인 지자체 유튜브 채널의 공식에서 크게 벗어나 있다. 오히려 인기 유튜버나 BJ들의 인기 공식에 철저히 부합하는 ‘병맛’ 코드를 담고 있다.

▲독보적인 입지의 지자체 채널 '충TV'는 이렇듯 시정과 큰 상관이 없더라도 재미를 우선시한 영상을 제작한다. (출처=유튜브 채널 '충TV' 캡처)

보통의 지자체에서 만드는 엄격, 근엄, 진지한 영상들은 시정 홍보를 영상의 주 내용으로 삼고 부가적으로 재미를 첨가하려 노력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하지만 충주시 유튜브는 영상의 재미가 먼저고 시정 홍보는 그다음이다. 대표적인 예로 ‘본격 낮잠방송’이나 ‘홍보맨 팬 사인회’와 같은 영상은 김선태 주무관이 낮잠을 자거나 팬 사인을 하는 것 외에는 이렇다 할 내용이 없다.

이따금씩 ‘홍보맨 먹방’ 영상에서 지자체 상품권인 ‘충주사랑상품권’을 사용하는 모습을 보여주거나, 인터뷰를 통해 충주시 공무원들의 업무를 소개하는 등의 시정 홍보도 한다. 하지만, 웃긴 콘텐츠의 곁가지로 소개되는 느낌이 강하다.

이같은 형태의 새로운 유튜브 지자체 홍보는 주효했다. '충tv'는 3일 현재 4만4000여 명의 구독자를 확보하고 있다. 10만 구독자 확보로 실버버튼을 획득한 유튜버가 수없이 많아진 지금 언뜻 보면 적어 보일 수도 있지만, 광역자치단체 유튜브 채널 중 충주시의 구독자 수는 독보적 수준이다.

▲부산 사투리로 뉴스를 진행하는 '붓싼뉴스' (출처=유튜브 채널 '붓싼뉴스' 캡처)

충주시 유튜브의 성장 때문일까. 거대 광역시인 부산시도 B급 감성의 재미 위주 콘텐츠 제작에 나섰다.

부산시 유튜브 채널의 이름은 ‘붓싼뉴스’다. 얼핏 딱딱한 뉴스 포맷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름이 부산이 아니라 ‘붓싼’인데서 유추되듯, 사투리로 진행되는 뉴스 콘텐츠를 제공한다. 지역의 정체성을 무엇보다도 잘 나타내주는 이 방언 콘텐츠는 ‘삐끼다’, ‘단디’, ‘깔롱’과 같은 타 지역사람에게 낯선 부산 방언을 알려주는 ‘우리말 나들이’로 더욱 확장하고 있다.

▲지역 쟁점 사항인 영남권 신공항 문제를 다루고 있는 부산시의 유튜브 채널(출처=유튜브 채널 '붓싼뉴스' 캡처)

부산 유튜브 채널은 지역 간 첨예한 대립 이슈의 여론전에도 활용된다. ‘동남권 관문공항 인싸되기’, ‘관문공항의 자격 탐구생활’, ‘관문공항 시민의 삶입니다’ 등의 영상들은 영남권 지자체 간 핵심 쟁점사항인 영남권 신공항 문제를 연이어 다루고 있다.

이 영상들은 부산광역시의 숙원사업인 가덕도 신공항의 설립 타당성을 알리는 데 목적이 있다. 이런 쟁점 이슈는 지자체 차원에서 정식으로 제기할 경우, 타 지자체와 갈등 소지가 있는 게 사실. 따라서 비교적 입장을 우회적으로 표명할 수 있는 지자체 유튜브를 여론 형성의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시 관할 지역을 넘어서 비교적 해당 이슈에 관심이 덜한 타 지역 시민들까지 알 수 있게 한다는 점도 유튜브 여론전의 또 다른 장점이다.

▲대구시의 경우 인기 크리에이터들과의 합작 방송을 진행하기도 한다. (출처=유튜브 채널 '대구시' )

대구시처럼 아예 유튜브를 홈그라운드로 삼고 있는 유튜버들과의 합작으로 도시를 알리는 경우도 있다. 구독자 380만 명의 키즈 크리에이터 ‘어썸하은’을 홍보대사로 위촉하거나, 유행어 ‘버억’을 만든 것으로 유명한 BJ ‘킹기훈’, ‘햄벅’ 등과의 합작 영상으로 해당 인플루언서들의 인기에 홍보 효과를 기대는 식이다.

이 밖에도 유튜브 시대에 발맞춰 수원시, 김포시, 창원시, 전주시 등 우후죽순처럼 기초자치단체의 유튜브 채널들이 늘어남에 따라, 지자체의 특색있는 유튜브 콘텐츠들은 앞으로 더욱 다양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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