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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집값 광역열차 타고 달린다?… 시장은 "글쎄"
입력 2019-08-26 06:10
GTX 주변 집값 상승 기대감 높지만… “관건은 속도”

“마석역 일대 새 아파트 전용면적 84㎡ 시세는 3억원 안팎입니다. 예타(예비타당성 조사) 통과 발표가 집값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고 있어요. 착공은 돼야 눈에 띄는 (가격) 상승이 있을 것입니다.”(남양주 마석역 인근 A공인중개소 관계자)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B노선이 사업 첫 관문인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면서 수혜지역 부동산에 대한 기대감이 높지만 본격적으로 삽을 뜨기 전까지는 영향을 주기 어렵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교통망 사업 자체의 호재보다 노선이 지나가는 지역의 인프라 수준, 심리적 거리감, 사업 진행 속도 등이 집값을 결정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분석에 무게가 쏠린다.

◇예타 통과에 집값 들썩?… “단기 상승 기대 어려워”

GTX-B노선 끝단인 남양주 화도읍 마석역 일대 A공인 관계자는 “착공이 2022년인데다 이마저도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을 수 있어 아직 눈에 띄는 시세 움직임이 나타나지 않는다”며 “이 일대 신축 아파트 전용 84㎡는 2억9000만~3억1000만원으로 아직 호가 변동은 없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완공된 ‘마석 힐즈파크 푸르지오’ 아파트 전용 84㎡는 3억1650만원(7월)에 실거래됐다.

B노선 송도 시작점으로 알려진 지하철 1호선 인천대입구역 인근 B공인 관계자도 “예타 통과는 알려진 사실이어서 호재는 이미 시세에 소폭 반영됐다”며 “남은 단계가 많아 당분간 집값이 크게 오르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인천대입구역 인근 송도 더샵 마스터뷰 전용 84㎡ 시세는 현재 5억7000만~6억원 선이다.이 면적의 올해 최고 거래가는 6억1500만원(5월)이었다.

GTX-B노선은 송도~서울역을 27분, 송도~마석을 단 50분으로 연결하면서 그동안 열악했던 수도권 동북부와 서부권 지역 교통망을 크게 개선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 인접성이 높아지는 만큼 지역 부동산 몸값도 덩달아 높아질 전망이다. 문제는 GTX와 같은 대형 교통망 사업은 굵직한 단계를 넘을 때마다 돌발변수가 많아 사업 속도를 지나치게 떨어뜨린다는 점이다.

실제 이번 GTX-B노선 역시 첫 예타가 통과되기까지 무려 5년이 걸렸다. 2014년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첫 예타 조사에서 경제성 문제가 제기됐고, 이후 노선을 연장하고 3기 신도시 개발 계획을 반영하면서 우여곡절 끝에 예타 관문을 넘었다.

앞으로 B노선은 민자 적격성 검토와 기본계획수립 등 거쳐야 할 단계가 수두룩하다. 후속절차가 차질 없이 진행돼야만 2022년 말 공사에 착수할 수 있다. 하지만 GTX-A 노선이 예타 통과 이후 5년이 지나고도 지난해 말 착공식만 열었을 뿐 아직 첫 삽도 뜨지 못한 것을 감안하면 B노선 역시 착공은 물론 완공까지의 기간을 짐작하기가 어렵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팀 본부장은 “지하 40-50m에 건설되는 GTX 특성상 완공 시점은 당초 계획보다 더 늦어질 것”이라며 “통상 대형 건설 프로젝트는 발표와 착공, 완공 시점이 부동산 호재로 작용하는데 워낙 긴 시간이 걸려 단기간 집값 상승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일부 지역 심리적 거리감 ‘여전’

GTX-A,B,C노선은 각각 경기도 파주 운정∼화성 동탄, 인천 송도~경기도 남양주 마석, 경기도 양주 덕정∼수원을 잇는다. 수도권 상하좌우를 거미줄처럼 촘촘하게 연결한다. 하지만 노선이 깔리는 지역의 기존 인프라 수준이나 심리적 거리감이 지역 집값과 거래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실제 GTX-C노선(덕정∼수원)의 예타가 통과된 2018년 12월 의정부시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1126건을 기록했다. 다음달 거래량은 4567건으로 4배 이상 늘었다. 반면 C노선 끝인 덕정역이 속한 양주시 아파트 거래량은 같은 기간 345건에서 390건으로 소폭 증가하는 데에 그쳤다.

아파트 값도 예타 통과 직후인 1월 반짝 상승하지만 이내 하락폭을 넓히며 떨어졌다. 서울역을 기준으로 양주(덕정역)는 송도(인천대입구)보다도 서울에 가깝지만 기존 인프라 수준과 심리적인 거리감이 집값을 크게 밀어올리지는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장 본부장은 “송도는 서울과의 인접성은 떨어지지만 인천의 핵심지역인데다 인프라도 잘 깔려 평촌신도시와 비슷한 수준인 1800만원까지 오를 것”이라며 “다만 양주는 송도보다 가까운 거리인데도 상승폭이 크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GTX-C노선인 수원역 인근 수원센트럴타운 1단지 전용 84㎡는 예타 통과 발표 직전인 지난해 11월 4억~4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이 면적은 올해 1월 4억9700만원에 최고 거래가를 찍었다.같은 기간 양주 덕정역 인근 서희스타힐스 전용 84㎡ 거래가는 2억9000만원(2018년 10월)에서 2억9600만원(올해 1월)으로 소폭 상승했다.

박원갑 KB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시간적 거리가 단축된다고해서 공간적·심리적 거리까지 줄지는 않는다”며 “교통비가 상당할 것이라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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