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상한제, 서울 아파트 거래시장까지 덮치나

입력 2019-08-22 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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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매거래량 4개월 증가하다 지난달 반토막…이달도 '암울'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가 분양가 상한제 확대 시행 예고 등 복합적인 영향으로 크게 위축되면서 전달보다 30% 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서울 아파트 거래 시장이 꽁꽁 얼어붙고 있다. 한동안 꿈틀대던 아파트 매매거래가 지난달 분양가 상한제 영향을 톡톡히 치르는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이달 매매시장은 더 위축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2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4534건으로 집계됐다. 전달(6751건)보다 33% 줄어든 수치다. 지난해 동월(7029건)과 비교하면 거래는 35% 감소했다. 노원구에서 433건으로 가장 많은 거래가 이뤄졌고, 송파(309건)·강남(278건)·성북(271건)·성동구(247건) 등이 뒤를 이었다.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는 지난 3월부터 꾸준히 증가했다. 2월 잠시 주춤했던 매매 거래는 지속적으로 늘어 지난 6월 6751건을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달 정부의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 예고에 거래가 둔화되기 시작하면서 매매시장은 크게 움츠러들었다. 주택시장 비수기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7월 거래량으로는 6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전문가들은 현재 시장 분위기로 비추어 볼 때 8월 거래량은 더 얼어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달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21일 기준 457건이다. 일평균으로 산출하면 21.7건으로 전달 일평균(146건) 거래량보다 85% 급감한 ‘거래 실종’ 수준이다. 다만 8월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오는 10월에나 정확한 파악이 가능하다.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의 집계 기준이 최근 ‘신고일’에서 ‘계약일’로 바뀌었지만 신고기간이 60일이어서 두 달 후인 10월 말에나 최종적인 수치를 알 수 있다.

박원갑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8월이 계절적인 비수기인데다가 분양가 상한제에 대한 우려와 기존 아파트값의 단기 급등, 대출 규제 등 많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섞여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긴 어려운 시기”라고 말했다. 집주인들이 집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에 시장 상황을 지켜보며 매물을 움켜쥐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친다고 박 위원은 설명했다.

서울 아파트 값은 33주만에 하락세를 멈추고 지난달 상승세로 돌아섰다. 9·13 부동산 대책 이후 수억원씩 급락했던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이 대책 이전 가격을 회복하면서 일반 아파트값이 덩달아 상승세를 탄 영향이다. 지난 12일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 발표에 집값 상승세는 다소 꺾였지만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 주에도 0.02% 상승했다. 7주 연속 오름세다.

특히 분양가 상한제로 인해 사업성이 떨어지는 재건축 단지의 가격은 가라앉는 반면 지은 지 얼마 안 된 새 아파트의 몸값은 날이 갈수록 치솟고 있다. 실제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면적 84㎡형은 28억원을 호가한다. 로얄층의 경우 29억원까지 시세가 치솟았다. 지난달 12일 거래가(26억원)보다 3억원이나 비싸졌다. 강남구 대치동 A공인 관계자는 “매수 문의가 이전보다 많지 않은데도 기존 가격으로 물건을 내놓은 집주인은 없다”며 “매도자들이 계속 호가를 올리거나 내놨던 매물을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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