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기업의 사회적책임⑦] 캠페인의 진화…기업, 공익 회사로 거듭나다

입력 2019-08-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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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은 SK행복나눔재단을 통해 외식 분야에 관심 있는 청년들의 성장과 사회 진출을 돕는 직업교육 프로그램인 ‘SK 뉴스쿨’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서울 동빙고동 SK행복나눔재단 사옥에서 열린 2018년 SK뉴스쿨 졸업식에서 학생들이 졸업 축하를 받으며 즐거워하고 있다. 사진제공 SK
기업의 캠페인이 진화하고 있다. 기업의 사회적책임(CSR) 일환으로 수익의 일부를 특정한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데 쓰는 캠페인을 펼치던 기업들이 이제는 사업 초점을 공익에 맞추는 형태로 캠페인의 정의를 새롭게 써나가고 있다.

기업들의 사회 캠페인은 그동안 구체적인 공익에 대한 캠페인을 실시하고 대중의 참여를 유도하는 다양한 형태로 진행됐다. 기업은 자신들이 보유하고 있는 제품과 서비스를 이용해 제품이 팔릴 때마다 일정 수익을 기부하거나 제품 하나를 팔 때마다 같은 제품을 취약계층 등에 기증하고 고객의 마일리지를 기부하는 등 다양한 방식의 사회 캠페인을 진행했다.

예를 들어 ST 듀퐁 등은 블루리본을 단 제품이 팔리면 전립선암 예방과 관련한 기부를 진행하는 ‘블루리본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톰즈는 신발 한 켤레가 팔리면 한 켤레를 가난한 어린이에게 기부하는 ‘신발기증 캠페인’을 펼치는 식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사회 캠페인이 특정한 공익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 자체가 공익 회사로 거듭나는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

사회에서 기업에 원하는 바가 이윤을 추구하는 역할을 넘어서 ‘사회적 가치’까지 추구하는 방향으로 변하자 기업들은 공익 추구를 성장과 생존을 위한 신규 사업·마케팅이라고 인식하고 이에 발맞춰 사업의 생태계 자체를 공익에 기반을 두는 쪽으로 진화하고 있다.

실제로 경영전략 컨설팅 업체인 BCG(보스턴컨설팅그룹)에 따르면 이른바 ‘착한 경영’으로 사회적 영향(Total Societal Impact) 점수가 상위 10%에 속한 기업은 중간그룹(50%)에 비해 기업 가치와 마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SK그룹은 사회적 가치를 사업에 내재화한 대표적인 사례다. 최태원 SK 회장은 2017년 이천포럼에서 “기업은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이 사명이라고 인식했지만 이제는 이렇게 기업의 정의를 내리지 못한다”며 “결국 공동체를 중심으로 기업이 변화해야 하는데 기업은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면서 공동체의 행복을 극대화하는 쪽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SK는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더블바텀라인(Double BottomLine)’을 경영 전략으로 삼고 사업을 통해 다양한 사회적 가치를 발굴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 SK종합화학은 플라스틱의 환경오염이 사회 문제로 대두하자 친환경 플라스틱 관련 사업을 통해 사회적 가치 창출에 나섰으며, SK루브리컨츠는 윤활유 사업을 환경에 도움이 되는 쪽으로 확대해 전기차 등 친환경차에 적용되는 윤활유 개발에 본격 착수했다.

투자 문화 역시 변했다. SK㈜는 투자 대상을 선별할 때도 경제적 가치만을 따져보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가치 관점에서 ESG(환경·사회·거버넌스) 측면을 고루 살펴보고 있다.

특히 SK는 최 회장의 ‘측정할 수 있어야 관리할 수 있고 진화·발전도 가능하다’는 지론에 따라 각 계열사가 창출하는 사회적 가치를 측정하고 있으며, 사회적 가치 측정 결과를 관계사별 경영 핵심평가지표(KPI)에도 50% 반영한다. 그룹사들이 사회적 가치 중심의 경영을 하도록 힘을 실을 수밖에 없는 환경을 조성한 셈이다.

포스코그룹 역시 기업 고유 활동을 넘어 사회적 이슈 해결에도 책임과 역할을 다하는 ‘더불어 함께 발전하는 기업시민’을 경영에 내재화하고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가 선순환하는 경영 활동을 실시하고 있다. 경영과 분리돼 시혜적으로 이루어졌던 활동을 넘어서 시민과 함께 소통하며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차원의 기업시민 활동을 추진하면서 모든 경영 활동에 기업시민 이념을 녹여 넣고 있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이에 기반해 비즈니스, 사회, 사람 분야에서 꼽은 100대 경영개혁 과제를 발표하고 전 사적으로 혁신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기업시민 활동 차원에서 포스코는 주요 사회 문제로 떠오른 미세먼지 배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2021년까지 1조700억 원을 투입해 친환경 제철소를 구축할 예정이다. 또 포스코켐텍과 포스코ESM을 합병한 포스코케미칼을 통해 전기차의 핵심소재 사업에 힘을 싣고 친환경 사업에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포스코케미칼은 2030년까지 2차전지 소재 매출액 17조 원, 글로벌 시장점유율 20%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외에도 삼성, LG, 롯데, 한화 등 다양한 기업들이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제는 기업 활동에서 사회적 가치 추구가 선택이 아닌 필수 요소가 되고 있는 만큼 기업들이 예전처럼 단순한 CSR 활동을 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전반적인 공익 추구를 경영에 접목하는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쪽으로 변하고 있다”면서 “이는 공익 캠페인에서 발전된 형태로 볼 수도 있으며 역행할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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