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형의 오토 인사이드] 기름값 걱정 끝!… LPG車 시장 ‘가속 페달’

입력 2019-08-19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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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소산화물 배출량 적고 연료 가격도 휘발유의 절반 수준 ‘경제적’… 양산차업계 모델 다양화

미세먼지를 국가재난으로 규정한 정부가 대책 가운데 하나로 액화천연가스(LPG) 연료 규제를 완화했다. LPG는 유전에서 석유를 뽑아낼 때 나온다. 원유 추출 전 단계부터 천연가스가 분출되는데 이를 냉각해 만든 가스다.

이제껏 먼 나라 이야기로 여겨졌던 LPG 차에 대한 규제가 풀리면서 인식도 크게 바뀌는 중이다. 일반인도 LPG 자동차를 자유롭게 구입할 수 있고 중고차 거래도 가능하다. 현재 보유 중인 가솔린 자동차를 LPG 차로 개조할 수도 있다.

LPG 역시 다른 자동차 연료와 마찬가지로 장점과 단점이 공존한다. 몇몇 단점이 있지만 LPG 차가 인기를 누리는 것은 단 하나, 경제적이기 때문이다.

◇충전소와 적재공간 부족하지만 점진적으로 해결 추세 = 먼저 충전소가 부족하다. 최근 많이 증가했으나 여전히 일반 주유소 대비 7분의 1 수준이다. 나아가 위험물로 분류돼 서울 사대문 안에서 LPG 충전소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다. 한때는 주유소와 LPG 충전소 사이에 ‘거리제한’ 규제까지 있었다.

둘째 상대적으로 가솔린 대비 연비가 나쁘다. 연료의 특성과 엔진의 구조적인 문제다. 물론 LPG 수요가 많지 않아 완성차 메이커에서 이에 대한 연구를 등한시한 것도 사실이다. 최근 다양한 분사 방식이 개발돼 향후 연비 개선을 기대해 볼 만하다.

셋째 겨울철 시동을 거는 데 애로가 있을 수 있다. LPG차는 탱크에서 액체 상태의 연료를 뽑아내 연료관을 거쳐 엔진으로 집어넣는다. 엔진에 들어가기 직전, 기화기를 통해 액체가스가 기체로 바뀌는데 이때 공기와 만나 혼합기가 된다.

문제는 추운 겨울 연료관 속에 액체 상태의 연료가 남았다면 다음 날 아침 시동이 걸리지 않을 수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액체 상태의 연료를 분사하는, 이른바 LPi 엔진이 개발돼 점진적으로 단점을 상쇄 중이다.

일부 모델은 적재 공간이 부족하다. 트렁크에 커다란 LPG탱크(봄베)를 넣고 있으니 공간이 부족할 수밖에 없는 것. 최근에는 트렁크 바닥에 숨겨 놓은 스페어 타이어 대신, 르노삼성차처럼 타이어 모양의 동그란 LPG 연료 탱크를 탑재하는 기술이 등장했다. 적재 공간도 확보하고 후방충돌상품성을 개선해 안전에 대한 우려도 씻어냈다.

▲르노삼성 ‘SM6 LPe’
◇값싼 연료비와 유지비 ‘최대 매력’ = 소소한 몇 가지를 제외하면 장점이 더 많다.

LPG를 연료로 쓰는 차는 디젤은 물론 가솔린차와 비교해도 오염물질 배출이 현저하게 낮다. 이산화탄소 배출이 가솔린 대비 약 10% 많은 반면, 미세먼지의 원인 가운데 하나인 질소산화물 배출량은 가솔린의 3분의 1 수준이다. 디젤차와 비교하면 무려 93분의 1에 그친다.

국립환경과학원 조사 결과에 따르면 2차 미세먼지 발생의 주요 원인인 질소산화물 배출량은 예상대로 디젤차가 가장 많았다. 디젤차가 1㎞당 0.56g의 질소산화물을 배출하는 사이, 가솔린차는 0.02g을 배출했다. 반면 LPG차의 배출량은 0.006g에 불과했다.

LPG차는 가솔린 차보다 조용하다.

휘발유는 비교적 낮은 온도에서도 불이 잘 붙는다. 때문에 연소 과정에서 일찍 폭발해 버리거나 비정상적인 점화가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이른바 불완전 연소인데 이를 ‘노킹(Knocking)’이라고 부른다.

옥탄가가 높으면 이런 노킹현상이 줄어든다. 가솔린(옥탄가 92~95)보다 LPG의 옥탄가(102 이상)가 더 높다.

연소 과정에서 그을음이 발생하지 않는 친환경 연료다. 덕분에 엔진오일을 더 오래 사용할 수 있다. 실제로 완성차 메이커에서 권장하는 교체 주기는 같은 배기량의 가솔린보다 상대적으로 약 20% 길다.

무엇보다 저렴한 연료 가격과 유지비가 최대 매력이다. 19일 기준, 전국 휘발유 평균가격이 1ℓ당 1493.1원이다. 반면 LPG는 784.9원으로 절반 수준이다. 기본 단가가 낮다 보니 대내외 환경에 따른 유가 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는 것도 장점이다.

◇LPG 규제완화 효과 톡톡히 누리는 르노삼성 = 완성차 메이커 역시 LPG 연료제한이 완화되면서 본격적으로 모델 다양화에 나섰다. 사용연료 규제 완화 이후 발 빠르게 르노삼성이 SM6와 QM6를 대상으로 LPG 모델을 내세웠다. 특유의 도넛형 LPG 봄베를 앞세워 넉넉한 적재 공간도 확보해 큰 인기를 누리는 중이다.

LPG 연료사용 규제가 풀리던 3월 기준 전체의 13% 수준이었던 SM6 LPe는 7월 42%까지 급상승했다. 조만간 LPG 모델이 전체 판매의 절반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단순하게 판매 모델의 양분화가 아닌, 새로운 수요를 끌어낸 경우여서 더욱 고무적이다. 3월 한 달 6500대 수준이었던 SM6 판매는 7월 들어 8300대까지 증가했다. LPG모델이 추가된 덕이다.

QM6 역시 월 3000대에 못 미쳤으나 LPG 모델 출시 이후 6월과 7월에 각각 3784대와 4262대를 판매했다. 이 가운데 LPG 모델의 비율은 각각 37%와 59%에 달해 향후 시장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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