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의 역습] 세계 최대 숲 잿더미...심해지는 지구온난화

입력 2019-08-19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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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서 잇따른 화재로 그리스보다 넓은 면적 삼림 사라져…‘탄소싱크’ 파괴로 지구온난화 가속

세계 최대 산림이 불타고 있다. 최근 러시아 시베리아·극동지역에서 잇달아 발생한 화재로 산림 700만 헥타르가 두 달 만에 잿더미로 변했다. 올해로 범위를 확대하면 그리스 면적보다 넓은 1300만 헥타르가 사라졌다. 15일(현지시간) 러시아 연방항공산림보호청은 “합계면적 1만500 헥타르에 달하는 산불 46건을 진화했으나 25만8432 헥타르에 달하는 157건의 산불이 여전히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매서운 겨울로 악명 높은 시베리아가 화염에 휩싸인 이유로 급격한 기온 상승이 지적된다. 올 6월과 7월, 시베리아 기온은 1981년부터 2010년까지 30년간 평균치보다 6도 이상 치솟았다. 러시아 당국은 섭씨 30도가 넘는 날씨에 발생한 마른 뇌우(dry thunderstorms)가 산불을 유발했고, 강풍에 불이 주변으로 번졌다고 밝혔다. 급격한 기온 변화의 직격탄을 맞은 셈이다.

시베리아와 극동 지역 숲에서 발생한 산불로 도시 전체가 검은 연기에 뒤덮였다. 매캐한 연기가 서시베리아와 남서부 알타이 지방의 도시, 그리고 첼랴빈스크나 예카테린부르크 등 우랄산맥 지역에까지 퍼져 나가고 있다.

소방당국은 5개 주에 비상사태를 선포했으며, 소방대원 2800명과 소방항공기 51대를 투입해 진화에 나섰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군대를 파견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러시아 시베리아와 극동지역에서 발생한 산불 진화를 위해 필요한 지원을 하겠다고 밝혔다.

대규모 산불 화재를 사전에 관리하지 못한 러시아 정부의 무능력이 도마에 오른 가운데, 지구온난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지적했다.

세계 최대 산림 지역에 발생한 화재로 수백만 헥타르에 걸쳐 분포해 있는 나무들이 사라지면서 ‘탄소싱크(carbon sink)’가 파괴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탄소싱크란 탄소를 함유하는 유기 화학 물질을 무기한으로 축적하고 저장할 수 있는 천연 또는 인공 저장소를 말한다. 각국의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소를 논의한 교토의정서가 통과된 후 이산화탄소의 대기 배출 문제에 관심이 집중됐다. 그 결과 이산화탄소 발생을 줄이기 위해 제안된 개념이 탄소싱크다.

탄소싱크 파괴는 결국 지구온난화를 가속화한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라고 블룸버그는 평가했다. 옥사나 타라소바 세계기상기구(WMO) 대기환경연구책임자는 “이산화탄소가 대기로 배출될 때 에너지가 생성되고 이것이 폭염 같은 극단적인 기후에 영향을 준다”면서 “시베리아의 산림 훼손도 이런 현상의 일부”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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