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해지는 고독방을 아세요?…아이돌에서 여우‧치킨팝까지

입력 2019-08-13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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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부터 카카오톡에서 채팅 없이 소통하는 ‘고독방’이라는 것이 유행하고 있다. 아이돌 팬덤을 주류로 하던 이 고독방이 점차 다양한 분야로 넓어지고 있다.

▲원조로 알려진 전광렬 고독방(출처=오픈 카톡 '원조 고독한 전광렬' 방)

고독방의 원조는 지난해 초부터 유명해진 ‘고독한 전광렬’이 최초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13일 현재까지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는 이 ‘원조 고독한 전광렬’ 방은 아예 소통을 하기 위한 고정 짤방으로 진화했다. 배우 전광렬 얼굴이 새겨진 칠판 짤방 위에서 손글씨로 쓴 사실상의 채팅이 오가는 것이다. 물론 고독방이기 때문에 텍스트를 사용해선 안 된다. 역사가 깊은만큼 가장 고도로 진화한 ‘원조 고독한 전광렬’ 방에서는 아예 쓰고 싶은 짤방 아무데나 전광렬 얼굴을 합성해 무슨 말이든 다채롭게 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대부분의 오픈 카톡 고독방은 아이돌 위주로 구성돼 있다. (출처=오픈 카톡 캡처)

현재 거의 99%에 가까운 고독방들은 ‘아이돌 고독방’으로 이뤄져 있다. 아이돌 고독방에서는 당연하게도 다양한 아이돌 관련 짤방들이 오고 간다. 대체로는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의 짤방을 수집하고 공유하는 데 목적이 있는 방이기 때문에 ‘고독한 전광렬’ 방처럼 아무 짤방에나 하고 싶은 말을 합성하는 식의 소통방은 아니다.

▲고독한 여우방 같은 특색있는 고독방들이 늘어나고 있다. (출처=오픈 카톡 '고독한 여우방')

최근에는 여러 관심사에 따라 독창적인 유형의 고독방들도 생겨나고 있다.

500여명의 ‘원조 고독한 전광렬’ 방보다 약 2배가량 많은 1113명의 ‘고독한 여우방’은 여우와 관련된 사진을 올리는 곳이다. 여우의 귀여운 생김새를 좋아하는 이들끼리 모여 여우의 모습을 보고 힐링하는 방이다.

소유한 이모티콘을 자랑하거나 이모티콘 만으로 재치 있게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기 위한 ‘고독한 이모티콘 방’도 있고, 과자 ‘치킨팝’을 사랑하는 사람들끼리 다양한 치킨팝 먹는 방법을 공유하는 ‘치킨팝 고독방’까지 특이한 고독방들은 점차 늘어가는 추세다.

▲좀더 실용적인 목적으로 만들어진 시험용 고독방도 있다. (출처=오픈 카톡 '고독한 NCS문제풀이★PSAT' 방 캡처)

좀 더 실용적인 목적의 고독방도 있다. ‘고독한 NCS 문제풀이★PSAT’ 방에서는 시험문제에 대한 질문이 올라오고 그에 대한 답변도 올라온다. 글 없이 문제의 답을 설명하는 것은 사실상 힘들기 때문에 많은 고독방에서 허용되는 ‘텍스트콘’으로 답변을 달아주는 경우가 많다.

재밌게도 오픈 카톡방은 본래 ‘텍스트 채팅을 하는’ 서비스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텍스트 채팅방이 ‘안고독한 ○○○방’이라는 이름을 달게 되는 본말전도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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