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불매운동’에 유럽·미국차 판매 늘었다

입력 2019-08-05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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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일본 수입차 브랜드 판매 17% 줄어

일본 제품 불매 운동에 수입차 업계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일본 수입차 브랜드는 판매에 어려움을 겪은 반면, 유럽 및 미국 브랜드는 반사이익을 얻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5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7월에 판매된 일본 브랜드(토요타·렉서스·혼다·닛산·인피니티) 수입차는 2674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3229대)보다 17.2% 감소했다. 수입차 시장 국가별 점유율에서도 일본은 13.7%로 지난해 7월보다 2%포인트 줄었다. 같은 기간 유럽의 점유율은 1%포인트, 미국은 0.4%포인트 각각 늘었다. 유럽과 미국계 브랜드가 반사이익을 본 것으로 풀이될 수 있는 대목이다.

개별 브랜드를 따져보면 지난달 국내 시장에서 토요타는 865대, 혼다는 468대를 판매했다. 전년 동월보다 각각 31.9%, 33.5% 줄었다. 닛산도 35% 감소한 228대, 인피니티는 19.6% 줄어든 131대를 팔았다.

다만 렉서스는 판매가 오히려 늘었다. 7월 한 달 동안 982대를 팔았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5%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출시한 렉서스 ES300h 모델의 영향으로 보인다. 이 모델은 7월에 팔린 전체 수입차 중 세 번째로 많이 판매됐다. 신차 출시로 인한 판매 대수 증가가 렉서스의 전년 동월 대비 판매 호조에 영향을 줬다. 그럼에도 렉서스가 올해 1월부터 세운 매월 1000대 이상 판매 기록은 무너졌다. 렉서스는 1월 1533대를 시작으로 6월까지 꾸준히 월 1000대 이상을 팔아왔다. 하지만 7월 들어 982대 판매에 그쳤다.

반면, 유럽 및 미국 브랜드는 판매가 늘었다. 미국 브랜드 캐딜락은 지난해 7월보다 37.4%, 지프는 39.3%, 프랑스 브랜드 시트로엥은 48% 더 많은 차를 팔았다.

통상 일본 브랜드 수입차의 계약부터 출고까지는 2개월가량이 걸린다. 때문에 현재 출고되는 차는 불매운동이 일어나기 이전에 계약된 차다. 하지만 수입차는 고객에게 최종적으로 인도되기 전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일부 일본차 브랜드는 계약 해지에 따른 위약금도 청구하지 않는다. 결국 7월 일본 브랜드 판매량 감소는 이 단계에서 구매 취소 의사를 밝힌 고객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8~9월 수입차 판매 실적에는 불매운동의 여파가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칠 전망이라 향후 일본 브랜드 수입차 판매는 더욱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일본 브랜드 수입차 업계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모양새다. 새로운 프로모션이나 마케팅에 일절 나서지 않고 몸을 사리고 있다. 닛산은 지난달 6년 만에 풀체인지 모델 신형 알티마를 출시했지만 제품 홍보를 최소화하고 출시 행사를 취소한 바 있다.

한편, 유럽과 미국 수입차 브랜드는 조용히 프로모션을 강화하고 있다. 직접적으로 일본 브랜드를 겨냥한 건 아니지만 일본차 모델의 대체재로 선택받을 가능성을 높이기 위함이다. 프랑스 브랜드 푸조는 광복절을 맞아 ‘815 프로모션’을 선보였다. 일부 모델 구매 고객 81명에게 최대 550만 원의 할인 혜택을 주는 내용이다. 푸조는 이 프로모션에 나서며 “푸조는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에 저항해 스스로 공장을 폭파하고 프랑스 독립군을 후원한 역사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캐딜락도 SUV 모델을 중심으로 프로모션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회사 관계자는 “같은 수입차 업계임을 고려할 때 불매운동 분위기를 직접적으로 이용하기에는 조심스럽다”면서도 “구매 상담 고객이 늘어난 건 사실이기에 이들을 대상으로 프로모션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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